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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주의, 데이터주의) 소원을 이뤄주는 흑마법이라 불린 아이돌물이 있었다

여름이었다
23.01.15
·
조회 745

 

1. 아이돌마스터? 그거 망한 IP 아니냐?

 

아이돌 육성 게임의 시초로 평가받는 반다이 남코의 장수 IP 아이돌마스터 . 2001년 처음 아이돌마스터를 기획할 당시 반다이 남코에는 아케이드용 아이돌 게임을 기획하고 있음에도 제대로 된 사운드 스태프가 없어 구인 공고란에 게임에 쓸 노래를 모집하고 디렉터가 즉흥적으로 그린 캐릭터를 사무원으로 사용하는 등 모든 것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루어졌다. 애초에 IP에 큰 기대를 하지 않은 것인지 남코는 당시 이름없는 신인이었던 나카무라 에리코(아마미 하루카 역)를 히로인 성우로 배정한 후 노래와 안무 연습을 시켰다. 지금이야 일본에서 성우들이 IP 홍보차 라이브 공연을 하는 것이 매우 흔하지만 당시로서는 무대에서 얼굴을 드러내고 춤추고 노래하는 성우는 흔치 않았기 때문에 상당히 마음 고생을 심하게 하였다고 한다. 나카무라 에리코 본인도 다른 아이돌들의 성우에 비해 노래를 잘하는 편은 아니라 많이 자책하기도 했다고. (오래된 IP라 성우들과 관련된 이야기도 애니메이션 뺨치게 감동스러운데 스킵)

 

그렇게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라는 식으로 출시한 아케이드 <아이돌마스터(속칭 아케마스)>는 당시로서는 괜찮은 그래픽과 매력적인 캐릭터성, 내가 아이돌을 육성한다는 게임성 등이 시너지를 발하며 제법 좋은 평가를 받게 된다. 태고의 달인에 이은 좋은 IP를 발견했다고 판단한 남코는 가정용 콘솔게임에 이를 이식할 계획을 세웠고, 신규 캐릭터 호시이 미키(표지 가운데 금발)를 추가하여 엑스박스용 <아이돌마스터(속칭 엑박마스)>를 출시한다. 60프레임의 고사양에 살아 숨쉬는 귀여운 여자아이들을 육성하는 게임은 남녀 할 것 없이 모두를 프로듀서의 길로 이끌었다. 니코동에 한 동안 엑박마스 영상들만 올라올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고 한다. 본래 플스에 이식하려고 했으나 ‘이런 게임을 누가 하느냐’라는 혹평을 듣고 엑스박스에 이식했는데, 소니는 엑박마스의 대박을 보고 땅을 치고 후회했고 이후 콘솔작들은 플스판도 같이 나오게 된다.

 

달이 차면 기운다고 했던가. 엑박마스의 큰 성공을 맛본 반다이 남코는 슬슬 뇌절을 시전한다.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본인들 캐릭터를 원안으로 한 <아이돌마스터 제노그라시아>라는 거대로봇물을 제작하였는데, 평행지구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었는지는 몰라도 성우진을 전원 교체한데다가 아이돌들의 성격도 원판과 모두 다르게 바꿔놓아 프로듀서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내용도 아이돌과는 전혀 상관없는 시리어스한 로봇(연애)물이었다. 한편 한창 유행이던 닌텐도 DS용으로 2009년 새롭게 개발한 <아이돌마스터 디어리 스타즈>는 신선한 게임방식과 충격적인 반전(…)에도 별다른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하여 제노그라시아와 함께 영원한 흑역사로 묻혔다.

 

남코가 계속해서 뻘짓을 하다보니 프로듀서들은 제대로 된 후속작이 나오기만을 목이 빠져라 기다렸고, 2010년 드디어 <아이돌마스터2>가 발매되었다. 그리고 망겜 논란에 종지부를 씨벌겋게 칠했다. 가장 큰 문제는 스토리 상 플레이어가 프로듀서로 활동하는 765프로덕션의 아이돌 중 4명(아키츠키 리츠코, 후타미 아미, 미나세 이오리, 미우라 아즈사)이 따로 소속사를 차려 류구코마치라는 그룹으로 독립해서 프로듀스할 수 없었다는 사실이었다. 심지어 아키츠키 리츠코는 아이돌을 그만두고 프로듀서가 되었다는 스토리라 향후 시리즈의 출현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평소 본인의 캐릭터에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던 아키츠키 리츠코의 성우 와카바야시 나오미는 게임을 발표하는 공식석상에서 이를 발표하며 ‘저는 이제 뒤로 돌아가겠습니다’라고 말하며 울먹거릴 정도였다. 저 4명의 팬들은 큰 충격에 빠져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고, 다른 오시가 있는 팬들의 반응도 싸늘했다. 게다가 라이벌 캐릭터로서 JUPITER라는 남성 3인조 그룹이 추가된다는 소식이 발표되자 남코의 병크에 지쳐있던 프로듀서들은 IP에 등을 돌리고 말았다. 그렇게 <아이돌마스터2>는 ‘사랑을 시작하는 포즈’(가장 우측 사진)라는 기괴한 밈만을 남긴 채 각종 커뮤니티에서 조리돌림을 당했고, IP의 존재가 위험에 빠질 정도로 참담한 실적을 남겼다.

 

P.S. 의외로 큰 떡밥이었던 JUPITER는 정작 게임이 공개된 이후에는 패배를 인정하는 시원한 모습이나 프로 정신 등이 드러나 남자 팬들이 많이 생겼다. 빠와 까는 동시에 생긴다고, 사랑을 시작하는 포즈가 밈이 되면서 원곡 <사랑을 시작하자>도 의문의 재평가를 당했다. 한편 JUPITER와 모 여장남자 아이돌을 버려두기 아까웠는지 남코는 2014년 남자 아이돌을 프로듀스하는 아이돌마스터 SIDE M을 출범시켰다.

아이시떼루~ 아이시떼루~

 

2. 아이마스 X 애니화, 이거 치트키 아닙니까?

 

<아이돌마스터2>는 소량으로 내놓은 한정판마저 다 팔리지 않아 통상판을 내지 못할 정도로 망했고 프로듀서들은 탈주했다. 게다가 남코에서 실황 동영상 업로드를 엄격하게 금지하면서 홍보 수단이 사라져 유입도 없어져갔다. 이 아포칼립스같은 상황에 뒤늦게 정신을 차린 남코는 마지막 비상카드로 허겁지겁 애니메이션화를 결정한다. 하지만 이미 ㅈ망한 IP라고 동네방네 소문난 마당에 벌써 나온지 5년이 넘은 한물간 아이돌물에 투자해 줄 배급사를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였다. 게다가 당시 아이돌 애니메이션이라고 하면 <달빛천사>와 같은 솔로가수의 이야기를 다루는 것이 보편적이었기에 13명이나 되는 여자아이들이 춤추고 노래하는 애니메이션을 만들자고 하는 것은 상당한 모험이 필요한 일이었다. 그 때, 애니플렉스의 프로듀서 우에다 마스오가 아이돌마스터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고, ‘리스크가 커도 우리의 오리지널리티를 가져야 회사가 나아갈 수 있다’라는 말로 회사를 설득하여 아이돌마스터에 투자한다. 반다이 남코의 IP지만 소니 애니플렉스가 스폰서를 맡은 이 기묘한 동거에 몇 남지 않은 아이돌마스터 팬들은 일말의 기대 절반과 ‘그 양반 갈 때도 얼마나 예술로 갈까’라는 자조 절반이 뒤섞인 심정으로 2011년 7월 새벽 2시에 방영했던 이 애니메이션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아이돌마스터> 1쿨(쉽게 말하면 시즌1)은 아이돌물로서 꽤나 재미있다는 평가를 받게 된다. 그렇게도 욕을 먹었던 <아이돌마스터2>의 스토리를 중심으로 <아이돌마스터1> 등 이전 시리즈에 나왔던 스토리들을 적절하게 섞었고, 특히나 비판의 대상이었던 류구코마치도 765프로덕션에 소속되어 있는 잘나가는 유닛으로 설정을 바꾸어 개연성을 확보하였다. 또한 2쿨을 위한 빌드업이었는지 13명의 캐릭터들과 관계성을 묘사하는데 시간을 많이 쏟으면서 아이돌마스터를 처음 보는 사람들도 캐릭터성을 이해하는 데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하였다. 개그씬도 이곳저곳에 많이 배치해 놓았으며, 그 중 하나가 아이돌마스터 역사 상 가장 유명한 밈인 키사라기 치하야의 ‘큿’이다(사실 이것 하나만으로도 애니메이션을 볼 가치가 있다). 1쿨 마지막화의 라이브 장면은 10년 전 애니메이션임을 생각해 보았을 때 훌륭하다 못해 장엄한 수준이었다. 그렇게 착실히 빌드업을 쌓아놓은 애니메이션은 2쿨에서 765 프로덕션의 라이벌 961 프로덕션을 등장시킴으로서 스토리가 한층 깊어졌다. 그리고 2쿨에서 대망의 명장면이 등장한다.

 

961 프로덕션의 사주를 받은 악질기자의 보도와 날조로 가정사가 다 까발려진 키사라기 치하야가 PTSD에 걸려 솔로 무대를 제대로 하지 못하자 동료들이 뛰쳐나와 대신 노래를 불러주는 장면. 과거의 자신과 화해하고 작중 처음으로 웃으며 <약속>을 노래하는 치하야의 모습은 아이돌마스터 애니메이션을 정주행한 사람이라면 울지 않을 수가 없는 최고의 명장면이었고,  이 애니메이션을 단순한 아이돌물을 넘어 그냥 작품 자체로서도 좋은 평가를 받도록 해주었다. 마냥 밝지만은 않지만 몰입감 있는 스토리와 매력적인 캐릭터들, 좋은 노래 등이 애니메이션을 통해 충분히 홍보되었고, 식물인간 상태로 호흡기를 달고 있던 아이돌마스터 시리즈는 의식을 회복하여 그 이후의 행보를 이어나갈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IP의 명예를 회복한 남코는 말딸로 유명한 사이게임즈에게 후속작의 개발을 맡겼고, 2011년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 걸즈>라는, 346 프로덕션의 이야기를 담은 새로운 프로젝트가 발족되었다.(속칭 신데마스)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 걸즈>는 200명이 넘는 아이돌이 등장해서 말 그대로 ‘네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준비했’지만, 웹 소셜게임이라는 게임의 한계 때문인지 아니면 지나치게 많은 아이돌이 오히려 진입장벽을 만들었는지 그 인기는 미묘했다. 아이돌마스터 애니메이션으로  꽤 쏠쏠하게 재미를 본 남코는 신데마스 IP를 부스트 해주기 위해 애니메이션화를 기획하였고, 아이돌마스터 시리즈가 시작한지 10주년이 되는 2015년 1월에 방송을 시작했다. ‘믿고 보는 아이돌마스터 애니메이션 시리즈’라는 브랜드가 있었기에 신데마스 애니메이션은 방송 전부터 큰 관심을 끌었으며, 그야말로 초대박을 쳤다. 200명이나 되는 아이돌을 전부 보여주기 보다는 3가지 속성 별로 10명씩을 주요 캐릭터로 선별하여 등장시켰고, 그 중에서도 유닛을 이룰 때 시너지가 날 만한 인원들을 조합하여 그들의 성장과정을 보여주는 영리한 홍보 방식을 취했다. 특히 주인공격이라고 할 수 있는 뉴 제네레이션즈가 프로 의식을 갖추며 아이돌로서 성장하는 과정을 세밀하게 묘사했는데, 다른 유닛과의 활동 사이에서 고민하는 시부야 린, 데뷔 무대에 관객이 적다는 이유로 투정부릴 정도로 어리광쟁이였지만 프로의식을 갖추게 되는 혼다 미오, 평범함 때문에 끊임없이 열등감과 자괴감을 느끼는 시마무라 우즈키의 성장기는 좋은 쪽으로나 나쁜 쪽으로나 시청자들을 IP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게 해주었다. 신데마스 애니메이션은 같은 분기에 방영했던 다른 애니메이션들을 완전히 압살하는 화력을 보였고, 그 유입들을 바탕으로 리듬게임을 런칭해 초대박을 치면서 본가인 765 프로덕션을 대체하고도 남을, 사실상 아이돌마스터 IP 최고의 밥줄로 자리매김하였다. 

 

3. VS 밀리애니 연전연승 중, 이거 애니프사 아닙니다

한편, 신데마스가 런칭된 지 2년이 지난 2013년에는 아이돌마스터 밀리언 라이브(속칭 밀리마스)가 발족되었다. 밀리마스 아이돌들은765 프로덕션에 후배로 들어왔다는 설정이며, 위 앨범 커버에 보면 아이돌마스터 본가 아이돌 13명도 함께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뭔씹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생각보다 이 IP, 근본있고 영향력이 있는 IP다. 밀리마스 캐릭터에 영감을 얻어 시작한 IP가 바로 뱅드림이다. 가장 하단 오른쪽에서 세번째에 있는 빨간 머리 아이돌의 이름은 줄리아인데, 게임제작회사 부시로드의 직원이 줄리아의 성우 아이미가 아이돌마스터 라이브 회장에서 직접 기타를 들고 노래하는 모습에 영감을 얻어 걸스밴드를 주제로 한 밴드 IP에 관한 기획서를 제출했고 이것이 뱅드림이 되었다. 여담으로 아이미는 뱅드림의 메인밴드인 포핀파티의 기타이자 보컬인 토야마 카스미 또한 연기하게 된다.

문제의 그 영상은 아니겠지만 줄리아 성우 아이미의 줄리아 솔로곡 <유성군> 무대. 진짜 갓곡이다.

 

근본 중의 근본인 765 프로덕션의 후속 IP이고, 라이브 무대도 자주 열고, 노래도 좋고, 거기서 대형 IP 하나가 영감을 받을 정도로 상업성 있는 시리즈라면 당연히 애니메이션이 나오겠지? 세상의 모든 프로듀서들이 그렇게 생각했을 터였다. 2015년 신데마스 애니메이션의 대성공으로 밀리마스 프로듀서들의 기대감은 더더욱 커졌다. 2년 뒤면 나올 수 있을지 알았다. 기존의 웹 소셜 게임 뿐만 아니라 2017년에 리듬게임 또한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애니메이션으로 홍보를 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당해 년도에 애니메이션화 된 것은 밀리마스보다 1년 늦게 서비스를 시작한 남자 아이돌마스터 IP 아이돌마스터 SIDE M(속칭 사이마스)였다. 사이마스 노래도 좋아하는 프로듀서인데 이때만큼은 사이마스가 너무 미웠다. 아이돌마스터 시리즈 총괄 프로듀서 사카가미는 왜 사이마스가 먼저 애니메이션화되었냐는 질문에 ‘남성의 보폭은 크니까요(?)’라는, 펀쿨섹좌 뺨치는 개소리를 하며 남녀 팬 모두의 원성과 야유를 들었다. 한편 이것도 애니메이션 상당히 잘 만들고 재미있기는 하다. 사이마스의 컨셉 자체가 전직이 있던 사람들이 모종의 이유로 아이돌을 하고자 하는 계기가 생겨 활동하게 된 것이라서 그런 걸 보는 재미가 있다. 아무튼 요지는 그것이 아니고,

 

그렇게 밀리마스 프로듀서들은 매년마다 애니메이션화를 손꼽아 기다렸다. 아이돌마스터 시리즈의 애니메이션은 유입을 미친 듯이 만들어내 IP의 수명을 대폭 늘려주는 일종의 치트키같은 존재였기 때문이었다. 사이마스의 경우는 반응이 조금 미묘했지만 같은 분기에 방송했던 오소마츠상 2기를 누르고 초동 판매량 2위를 기록했으니 충분히 유입이 생길 여지가 있었다. 하지만 그 다음 해인 2018년에 밀리마스 프로듀서들을 기다린 소식은 웹 소셜 게임이 서버를 닫는다는 비참한 소식이었다. 

 

아이돌마스터 시리즈 15주년이 되는 2020년에는 애니메이션을 낼 때가 되었다고 다들 생각했지만 그런 건 없었다. 그렇게 밀리마스는 7년째 제대로 된 애니메이션 하나 없는 버려진 자식이 되었다. 심지어 밀리마스에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뱅드림조차 애니메이션을 시즌3까지 내고 미니 애니메이션 시리즈도 서너 개쯤 진행시킨 상황이었다. 이쯤 되자 꽤 재미있는 밈이 생겨났는데, 바로 ‘VS 밀리애니’이다. 무엇이든지 밀리마스 애니메이션출시 날짜와 비교하면 더 빨리 이뤄진다는 의미의 밈이었는데, 이것이 꽤 무서운 적중률을 기록했다. 

 

 

라이스버거 재출시, 월희 리메이크, 지우 우승, 독일전 승리, 파맛 첵스 출시… 밀리애니보다 이런 역배들이 먼저 일어나는 괴현상이 벌어지자 커뮤니티 상에서는 밀리마스를 ‘씹덕계의 흑마술’, ‘씹덕계의 원숭이손’으로 불렸다.  ‘VS밀리애니’를 검색해보면 더 많은 역배를 볼 수 있다. 그러다보니 누군가 ‘이 씹덕 애니프사 해놓은 거 봐라’라는 말에 밀리마스 프로듀서들이 고마워하는 웃지 못할 기묘한 에피소드들도 생겼다.

 

 

4. 7년만의 결정, 10년만의 제작,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더 이상 아무도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았던 2020년 7월 4일, 남코는 밀리마스의 리듬게임인 밀리언 라이브 시어터 데이즈(속칭 밀리시타) 특집방송을 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어떤 의미없는 내용으로 쓸데없이 전파를 축낼까라는 생각하며 아르바이트를 끝내는 버스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보고 있었다. 딱 상상했던 대로 무료하고 가치없는 잡담이 오고 가던 와중 정말 뜬금없이, 애니메이션화가 결정되었다. 버스에서 나도 모르게 ‘으억!’하고 소리를 질러버렸다. 기사님밖에 안 계셔서 다행이었다. 애니메이션화 치고는 정말 별 것 없는 25초짜리 CM이었지만 밀리마스 프로듀서들에게 25초는 지난 7년 간의 기다림을 보상받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을 찔끔 흘렸었다.

흑마법을 잃게 된 다른 IP의 커뮤니티들은 아쉬움 반 축하 반의 반응을 보였었다. 하지만 밀리마스의 연전연승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남코놈들, 이 25초짜리 영상 만들어놓고 3년 동안 아무것도 안 했다. 정말 말 그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몇 년도 방영 예정, 스틸샷, 프로모션 영상, 티저 영상, 성우 방송 뭐라도 나올 법 했지만 놀랍도록 2년 동안 애니메이션화에 대해 입을 닫고 있었다. 그토록 행복해했던 밀리마스 프로듀서들도 ‘2년 동안 아무런 소식이 없으면 사실상 엎어진 게 아니냐?’라는 반응을 보였고, 25초짜리 티저 영상을 보고 입대한 프로듀서들은 제대한 이후에도 밀리마스 애니메이션을 보지 못했다. 그 와중에 포켓몬스터 지우도 은퇴하면서 VS 밀리애니는 끝나지 않는 승리를 거두고 있었다. 이제는 그냥 게임이나 재미있게 하련다라 생각하고 포기하고 있던 어제, 

 

드디어 방영 날짜와 극장선행 공개가 결정되었다!! 슬램덩크 극장판과 같이 3D 애니메이션이 될 예정인데, 2020년 티저와 비교했을 때 보다 더 안정적이고 괜찮은 작화가 기대된다. 프로듀서들이 어지간히 속이 썩은 것을 알고 있는지 2023년 10월에 방송하고 2023년 8월에 영화관에서 모든 화를 선행공개할 예정이라고 한다. 극장판이 아닌 애니메이션을 영화관에서 선공개하는 것은 처음 들어보는 방식이라 조금 당황스럽기는 하지만, 아무렴 어쩌랴. 프로듀서들은 이 날만을 10년 동안 기다려왔는데. 8월에 일본에 갈 이유가 생겼다. 너무 행복하다. 


간단하게 작성할 예정이었는데 너무 기쁘고 행복한 마음에 글을 쓰다보니 밤을 새워서 엄청 길게 써버렸네요. 방장 서버비 미안해 언젠가 도네로 갚아줄게! 어차피 승빠님 자치구역 오실 분들이면 덕력이 엄청나실테니 이 참에 아이돌마스터 시리즈도 선입견을 가지지 않고 한 번 트라이해보시는 건 어떠십니까?  겨울에 듣기 좋은 밀리마스 노래 3곡 추천해드리면서 글을 줄이겠습니다! (밀리마스가 노래 하나만큼은 기가 막히게 뽑는 IP로 유명합니다! 소속 레이블 란티스가 전담하고 있거든요.)

 

<눈동자 속의 시리우스> - 시죠 타카네, 미야오 미야, 토쿠가와 마츠리, 코사카 우미

 

<그림책> - 키타자와 시호

 

<영원의 꽃> - 토요카와 후카, 스오 모모코, 바바 코노미

댓글
방구석침순이
23.01.15
딴얘기라 죄송한데 덕분에 소원의돌 빌었습니당
여름이었다 글쓴이
23.01.15
횐님 꿈 vs 밀리애니
다이바나나
23.01.15
레뷰 스타라이트 신작 애니 발표 vs 밀리애니
소원 빌었더니 레뷰 스타라이트 신작이 나오긴 했는데 비쥬얼노벨이 나온다고 합니다.
반만 이뤄졌어요
므나므나
23.01.15
엄청 잘 정리하셨네
저는 밀리에서 젤 좋았던건 하나비단 이었던거 같아요 ㅋ ㅡㅋ
최애는 우즈키, 사에 지만... 노래는 하나비단이 정말 좋더라구요 ㅋ ㅡㅋ
채굴맨
23.01.15
철옹의 방패였던 밀리애니가 이렇게 무너지네요 축하드립니다
칵스한사발
23.01.15
밀리애니 미뤄진 거에 가미가 저소리 한건 걍 둘러댄 거고...
사실 보면 인기많고 애니나오면 주역급 가능한 코토하 성우가 장기휴양중이었던 데다가 a-1이랑 연계되어서 나왔던 밀리 소샤게가 섭종하고 a-1쪽이랑 멀어지는 상황이 되어서(실제로 밀리시타에서 나오는 a-1쪽에서 그렸던 기존 일러들은 본가 빼고는 전부 수정해서 나온다고 알고있습니다) 으른의 사정땜시 미뤄지고 미뤄진게 큰걸루 보이죠...
여름이었다 글쓴이
23.01.15
아이마스 극장판에서 이미 밀리에 등장하는 아이돌들을 (캐붕이 있긴 했지만) 나름 비중있게 다뤘기 때문에 굳이 애니를 만들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거나, 본가 아이돌들과의 관계성이 어그러질 것을 우려해 만들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있었죠. 말씀해 주신대로 타네다 리사의 장기휴양도 뭔가 계획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높습니다. 다 쓰면 분량이 넘쳐버릴 것 같아서 생략했는데 언급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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