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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파괴왕이란 별명을 듣고 싶지 않아요!"

배추살땐무도사
22.11.25
·
조회 1879

 

"정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건가요?"

 

"물론이죠, 모든 건 호민 씨의 선택에 달렸습니다."

 

 

 

내 이름은 주호민

나이 42세

웹툰 작가 지망생이다.

이 나이가 될 때까지 뭐했냐고?

사실 나에게는 꿈이 있었다.

20대에 만화계에 혜성처럼 데뷔하여 훌륭한 만화작가로 거듭나는 것!

 

하지만 군대를 막 전역하고 한창 혈기왕성한 시절...

하필 평소처럼 율무를 복용하지 않았던 바로 그날, 나는 그만 사고를 치고야 말았고

갑작스레 생긴 딸아이를 위해 이 일 저 일 전전하다보니

어느덧 꿈에서 한창 멀어진 내 자신을 발견하고야 말았다.

 

우연히 알게 된 기안이란 친구 덕에 뒤늦게나마 다시 데뷔를 준비하고 있지만...

현실에 이리저리 치이면서 내 안의 창작력이 녹슨 탓이었을까?

아니면 처음부터 이 길이 나한테 맞지 않았던 탓이었을까?

첫 작품을 세상에 내놓는 건 여간 내게 녹록지 않은 일이었다.

 

"아빠~ 제발 5만원만 죠잉."

"친구들하고 이번 여름 방학 때 놀러가기로 했단 말이야"

"호미야... 이번 달 생활비가 빠뜻한 거 너도 알잖니..."

"그리고, 전에도 아빠가 얘기했어 안 했어? 아빠 데뷔할 때까지만 쪼금만 참아달라고."

"대체 언제쯤 그놈의 데뷔를 하는 건데! 지난 겨울방학, 지지난 여름방학 때도 똑같이 말만 했잖아!"

"아빠... 정말로 데뷔할 생각이 있는 거 맞아?"

"야! 너 아빠가 얼마나 노력하는지 계속 봐왔으면서 어떻게 그런 식으로 말할 수 있어?"

"아니, 그래도... 엄마가 나간 뒤로도 계속 매달렸는데 지금껏 성과가 없었잖ㅇ..."

 

"여기서 엄마 얘기가 왜 나와!!!"

"그 사람이랑 너만 없었어도 난 진작에 데뷔했을지도 모른다고!"

"...아빠?"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어?"

 

"아니, 호미야... 내가 실수했다. 방금 그건 진심이 아니고..."

"됐어, 아빠."

"아빠는 세상에서 만화가 제일 좋지?"

"그렇게 만화가 좋으면 만화랑 살아."

"난 나갈게. 나같은 건 그 자리에 낄 수도 없을 테니깐."

"호미야... 호미야!!! 아빠가 미안해."

"호미야, 어디 가니? 호미야!!!"

호미는 대답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현관문을 박차고 나가버렸다.

아비 된 자로서 어떻게 그런 말을... 후회가 밀려들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이번에 준비하고 있는 작품만 잘 되면 나도, 호미도... 행복해질 수 있어!"

밖으로 나가 호미를 붙잡을까 생각도 해봤지만, 어차피 걔가 갈 만한 곳은 친구집 아니면 스터디 카페 정도일 테니... 마음만 먹으면 금방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나는 우선 내일 기안에게 보여줄 원고에만 집중하기로 하였다.

 

"...이걸론 데뷔하긴 힘들 것 같은데요, 형?"

"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사장님..."

"아니... 요즘 애들은 이런 작품보다는 막 일진 나오고 전생하고 그러는 참교육 한방물을 좋아한다고!"

"고리타분하게 요즘 누가 고전 신화 같은 거에 신경이나 쓰겠어요? 거기다 법정물이라며?"

"아니... 이번엔 진짜 있는 힘껏 최선을 다해서 준비한 건데..."

 

"다음 번에 또 기회가 있을 거니깐 너무 걱정하지 마요."

"아, 그 형님이 참 그림 그리는 센스는 있는데... 트렌드를 미묘하게 빗겨가는 것 같단 말이야."

"다음 번... ㅎㅎㅎ... 또 다음 번..."

"요 앞 편의점 가서 넓적다리 하나 사줄 테니깐, 그거나 뜯으면서 기분 좀 풀어요."

"사장님..."

"네, 형."

"저 오늘은 먼저 들어가보겠습니다."

"그럴래요? 아무튼 오늘 수고했어요."

"...정지된 카드라고 뜨는대요, 손님?"

"네?!"

"다른 카드로 결제하시거나 현금으로 결제하셔야겠는데요?"

"아, 그럼... 이걸로..."

"이것도 똑같이 뜨는대요?"

"..."

"잠시만요."

나는 주머니를 뒤져 얼마 안 남은 동전 몇 개와 지폐 한 장을 찾았다.

"이걸로 계산해주세요."

 

난 넓적다리를 든 채 편의점 밖으로 나왔다.

내 세상은 오늘 산산히 부서졌지만, 그럼에도 세상은 여전히 잘 돌아가고 있는 것만 같았다.

"나까짓 게 데뷔는 무슨... 키키키킥..."

집을 향해 걸어가며 첫 입을 뜯으려는 순간, 나는 그만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고야 말았다.

내 손을 벗어난 넓적다리는 그대로 굴러가 코앞의 하수구로 빨려들어갔다.

 

당장의 전재산을 털어 산 넓적다리가 그 꼴을 맞이했던 게 아쉬웠던 것일까

아니면 흙먼지가 잔뜩 묻은 곤색티가 부끄웠던 것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지금까지의 이 모든 상황이 다 마음에 들지 않은 않았던 탓일까.

나는 도무지 몸을 일으킬 생각이 들지 않았다.

 

'내가 바라던 삶은... 이런 게 아니었는데...'

다 큰 어른이 돼서 우는 건 부끄러운 일이지만, 이 순간만큼은 흐르는 눈물을 막을 길이 없었다.

"되돌아가고 싶으신가요?"

 

?!

나는 그대로 고개를 들었다.

내 앞엔 한 남자가 뒷짐을 진 채 그대로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불쌍한 사람 놀리는 악취미라도 있는 겁니까? 얼른 가던 길이나 가세요."

평소 같았으면 즉시 짜증을 부리거나 역정을 냈을지도 모르지만 내겐 화를 낼 의욕도 힘도 남아있지 않은 상황이었다.

"다시 한 번 묻겠습니다. 정말 다시 시작하고 싶으신가요, 주호민 씨?"

"...제 이름을 어떻게?"

나는 역광이 진 그의 얼굴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TV 채널을 돌리다가 본 드라마 속 주인공 배우와

어린 시절 보았던 열차 애니메이션의 주인공 캐릭터가 공존하고 있는 것만 같았던 그 얼굴은

웃고 있는 입과 부릅 뜬 눈이 어우러져 묘한 느낌을 자아냈다.

"할 수만 있다면야 당연히 그러고 싶죠."

그의 표정에 홀린 듯 나는 대답을 이어갔다.

"좋습니다. 우선 이거부터 받으시죠."

그는 뒷짐을 풀고 내게 손을 건넸다.

그의 손을 잡고 일어나려던 순간, 나는 그의 손에 있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넓적다리를 보고 말았다.

"이... 이건?"

"시간은 많으니 차차 얘기해볼까요?"

그때의 나는 눈치 채지 못하였다.

이 불가사의함이 느껴지는 존재에게 내가 이미 빠져들고 말았단 걸...

 

"...구때 줴과 조뇩카고 놔소눈 위조네 다뇨돈 하과가 솨롸쥔 뒤여꼬"

(그때 제가 전역하고 나서는 이전에 다니던 학과가 사라진 뒤였고)

나는 넓적다리를 뜯으며 그에게 하소연하듯이 내 얘기를 이어갔다.

군대를 다녀왔더니 다니던 학과가 사라진 걸 시작으로

첫 직장이었던 한 대형쇼핑몰이 한국 시장에서 아예 철수하며 하루 아침에 백수가 된 일

군대를 가기 전 준비한 습작으로 모 출판사와 데뷔 직전까지 갔었지만 사장의 횡령으로 그 출판사가 문을 닫으며 없던 얘기가 된 일

작가 준비생 자격으로 응한 인터뷰가 유명 포털 사이트 뉴스 메인에 실린 날, 그 포털 사이트가 바로 폐쇄된 일

이외에도 지금까지 있었던 수많은 일들을 하나하나 되새기며 그에게 다 털어놓았다.

...

"사람들이 저한테 뭐라 그러는지 아세요?"

"파괴왕이래요, 파괴왕! 거쳐가는 곳마다 다 없애버린다고."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속으로 내심 아니라고, 아닐 거라고, 나는 단지 운이 없었던 것뿐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했지만..."

"작가로서의 커리어가 시작도 하지 못한 채 박살나고... 하나뿐인 딸과의 관계도 망쳐버린 지금에 와선... 정말 내가 파괴왕이 맞았구나 싶은 생각만 드네요."

"호민 씨의 탓이 아닙니다."

"그래요... 말뿐이지만 그렇게로라도 위로해주셔서 고맙네요."

"넓적다리 잘 먹었습니다. 재미도 없는 놈 얘기 끝까지 들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속에 묵혀만 뒀던 얘기를 모두 비워냈던 터일까

감정이 다 추스려진 나는 이제 그만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호민 씨 얘기를 들었으니 이제 제 얘기를 들려드릴 차례군요."

"저는 호민 씨와 계약을 하러 왔습니다."

"계약이요?"

"전 선생님이 누군지도 잘 모르는데요?"

"제가 누군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굳이 알고 싶으시다면... 예전부터 신, 도깨비, 그리고 악마와 같은 이름으로 불렸다는 것 정도만 아시면 됩니다."

 

미친놈인가?

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한 나였지만...

내 얘기를 귀담아 들어준 것에 대한 고마움 때문인지

아니면 이 순간까지도 남아 있는 작가로서의 호기심 때문인지

나는 속는 셈 치고 그의 얘기를 더 들어보기로 하였다.

"아니, 그보다 선생님께서 저랑 계약을 한다고 얻는 게 대체 무엇인가요?"

"혹시 뭐 외딴 섬에 가둬놓고 '다른 사람들과의 죽음의 게임에서 살아남아라!' 뭐 그런 거예요?"

"아닙니다, 호민 씨."

"저는 단지 시간선의 '오류'를 고치고 싶을 뿐입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선 호민 씨와의 거래를 반드시 성사시켜야만 하고요."

"시간선의 오류요?"

 

말도 안 되는 소리에 나는 금방이라도 코웃음을 치고 싶었지만

한없이 진지한 그의 태도에 나도 그만 표정이 굳어지고야 말았다.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습니다, 호민 씨."

"앞으로도 계속 파괴왕이란 이명에 걸맞는 삶을 살고만 싶으십니까?"

...

"파괴왕스러운 삶이요...?"

"그렇습니다."

...

"아니오."

"전혀 그렇지 않아요!"

"난... <이말년 삼국지>의 이말년처럼 작가로서 성공하고 싶고!"

"사람들이랑 웃고 떠들면서 재밌게도 살고 싶고!"

"돈 많이 벌어서 드림카인 포르쉐도 뽑고 공기 좋은 곳에 단독 주택도 좋은 거 하나 마련하고 싶고!"

"남는 돈으로 제가 좋아하는 째즈 LP판도 원없이 사고 싶다고요!"

 

"뜻이 맞는 것 같아서 정말 다행이군요."

"그리고... 머리도! 황폐해진 제 머리도 예전의 젊은 시절처럼 다시 풍성해지고 싶어ㅇ..."

 

"선 넘지 마십시오, 이 세상엔 되는 일이 있고 안 되는 일이 있습니다."

"그걸 위해 얼마나 많은 오류를 제가 감수해야 하는지 모르십니까?"

악마 같은 놈...

"아무튼 더 이상..."

"더 이상 파괴왕이란 별명을 듣고 싶지 않아요!"

"그보다 정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건가요?"

"물론이죠, 모든 건 호민 씨의 선택에 달렸습니다."

"호민 씨가 바라는 것, (머리를 제외한) 모두 제가 다 이뤄드릴 수 있습니다."

"거래의 성사를 위해... '순수한 영혼'을 제게 넘긴다는 약조만 해주신다면 말이죠."

 

순수한 영혼?

이 악마 같은 자가 드디어 본색을 드러낸 건가??

"아, 참고로 호민 씨의 영혼은 아니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호민 씨처럼 이미 현실에 찌들대로 찌들어 황폐해질대로 황폐해진 영혼을 가져봤자 제게 도움되는 일은 하나도 없으니까요."

 

이 자식이 끝까지... 아니 그보다 내 생각을 읽기라도 한 거야?

뭐... 어차피 더 이상 잃을 것도 없겠다, 나는 자포자기 하는 심정으로 그의 제안에 동의를 하였다.

"알아서 하세요."

"근데 구체적으로 뭐가 어떻게 된다는 겁니까?"

"이미 완료되었습니다."

"머리를 한번 만져보시죠, 호민 형​님..."

 

호민은 헝클어진 머리를 바로잡으며 잠에서 깼다.

군대 가기 전 만들었던 습작을 다시 한번 다듬기 위해 카페에 도착했던 것까진 기억이 났지만

언제 깜빡 잠에 들고야 말았는지는 도무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뭔가 긴 꿈을 꾼 것만 같은데..."

호민은 자신 앞에 놓여진 습작을 바라보았다.

"아직 이걸로 데뷔하는 건 무리려나..."

호민은 시계를 보았다.

친구들과 클럽에서 만나기로 약속한 시간이 다 되어가던 터라 그는 급히 자리를 정리하고 원고를 든 채 서둘러 카페 밖으로 나섰다.

"어이쿠!"

호민은 카페 안으로 들어오려는 한 남자와 그만 부딪히고 말았다.

"괜찮으세요?"

호민은 잽싸게 먼저 일어나 자신의 원고를 뒤집어 쓴 채 쓰러진 남자에게 다가갔다.

 

"아이 C... 이건 또 뭐야?"

남자는 자기 얼굴을 덮은 원고를 손에 쥔 채 신경질을 부렸다.

"...어? 뭐야, 이거 꽤 재밌잖아."

"이거 그쪽이 그린 거예요?"

"예? 아... 맞는데요."

"센스가 있네!"

"아직 완전히 다듬어지진 않았지만 뭐 사람들 피드백 쫌만 받다가 보면 금방 해결될 문제고..."

"이거 인터넷 게시판에다 한번 올려봐요!"

"인터넷에다가요?"

"그래, 인터넷! 요즘 재미난 것들은 다 여기 올라온다니깐."

"관심 있으면 한번 들어가보고 시간 날 때 제 작품도 한번 찾아봐요!"

"게시판 맨 첫글이니깐 찾는 건 어렵지 않을 거야."

남자는 원고 귀퉁이에 메모를 작게 한 뒤 호민에게 건넸다.

미소를 지은 채 호민을 배웅한 그는 곧바로 주문대로 발걸음을 옮겼다.

 

"보자~ 오늘은 어떤 커피를 마셔볼까나?"

"언젠가 나만의 카페를 차리려면 지금부터 다양한 커피들을 열심히 맛봐놔야겠지?"

 

카페 밖으로 나온 호민은 남자의 메모를 읽어보았다.

'카툰 연재 갤러리'

호민은 알 수 없는 고양감이 자신을 휘감는 걸 느꼈다.

"어, 난데."

"급한 일이 생겨서 난 오늘 못 갈 것 같다."

 

"네, 오늘의 안될과학 특집은 궤도 님과 더불어 호민이 형도 함께 하시게 되었습니다."

"정말 영광입니다, 침착맨 님."

"그... 호민이 형이랑 직접 뵙는 건 이번이 처음이시죠?"

"맞습니다. 이미 유튜브로는 수없이 뵈었지만 이렇게 또 직접 뵙는 건 완전 처음이에요."

"지금 곧 도착하실 것 같다고 연락왔으니까 쪼금만 더 기다리시면 될 것 같아요."

 

"아이고~ 늦어서 죄송합니다, 여러분!"

"몽키.D.두피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아니, 쌍천만 작가면 다야! 손님을 이렇게 기다리게 하면 어떡해!"

"아, 폭우로 길이 막힐 줄 누가 알았냐고!"

"비 살살 내릴 때 포르쉐 타고 고기동 자택에서 출발했으면 진즉에 도착했겠다!"

"포르쉐 안 타고 왔어."

"왜?"

"닳을까봐 ㅎㅎ"

"하... ㅋㅋㅋㅋㅋ 아, 열받아."

"됐고 빨리 궤도 님한테 인사나 드려."

"아이고~ 반갑습니다, 궤도 님."

"처음 뵙겠습니다."

"반갑습니다, 호민 형님."

"침투부로 항상 뵈어서 그런가? 꼭 구면 같네요!"

호민은 궤도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TV 채널을 돌리다가 본 드라마 속 주인공 배우와

어린 시절 보았던 기차 애니메이션의 주인공 캐릭터가 공존하고 있는 것만 같았던 그 얼굴은

웃고 있는 입과 부릅 뜬 눈이 어우러져 묘한 느낌을 자아냈다.

 

"어... 어...?!"

호민은 사색이 된 채 서둘러 침착맨 스튜디오 밖으로 뛰쳐 나갔다.

"호민이 형! 어디가?"

"뭐 빠트린 거라도 있어?

"호민이 형!!!"

침착맨이 급히 그를 불러 세우려고 했지만 호민은 이미 스튜디오를 빠져나간 뒤였다.

 

갑작스런 상황에 모두가 벙찐 상태였지만 의외로 궤도의 표정은 담담한 편이었다.

"호민 형님께서 급한 일이 생기셨나 봐요."

 

"아이고, 궤도 님... 죄송합니다. 원래 저런 형이 아닌데 갑자기..."

"그보다 오늘 호민이 형 오신다고 째즈 특집 열심히 준비하셨을 텐데... 이를 어쩌면 좋지."

"괜찮습니다, 이럴 줄 알고 다른 주제도 준비해왔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일단 시청자 분들께서 기다리고 계시니 바로 오늘의 주제로 들어가볼까요?"

 

 

 

 

 

 

 

 

 

 

 

 

 

 

 

'응?! 이럴 줄 알았다고?'

 

"과학사에는 4대 악마라고 불리는 존재가 있습니다."

"특히 요즘 한창 뜨기 시작한 양자역학에서 다루는 미시세계와 관련이 깊은 악마가 둘 있는데요."

"하나는 라플라스의 악마, 다른 하나는 맥스웰의 악마입니다."

"그 중에서도 이 라플라스의 악마는 피에르시몽 라플라스가 제시한 개념으로 뉴턴의 기계론적 결정론이자 세계의 궁극적인 존재라 불리죠."

"이 존재는 우주에 있는 모든 원자의 정확한 위치와 운동량을 알고 이를 기반으로 과거, 현재를 모두 확인하고 설명할 수 있으며 미래까지 예언할 수 있습니다."

 

"혹시 호미 못 보셨어요?"

"...맥스웰의 악마는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열역학 제2법칙을 무너뜨리는, 한마디로 엔트로피를 감소시킬 수 있다고 여겨진 가상의 존재입니다."

 

"침착맨 님, 혹시 <테넷>을 보셨나요? 거기서 마치 시간이 되돌아가는 것 같은 묘사가 나오는데 이것이 바로 엔트로피가 역전되었을 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어떻게 생겼냐고요? 그게 저... 그러니깐...."

"궤도 님, 저 궁금한 게 있는데 그럼 이 라플라스의 악마와 맥스웰의 악마는 둘이 뭐 친구같은 건가요?"

"아니죠, 침착맨 님. 둘은 명백히 다른 개념입니다."

"하지만, 만약 맥스웰의 악마가 동시에 라플라스의 악마라면..."

"정보 엔트로피를 극복하고 진정으로 엔트로피를 감소시켜 이 우주를 빅뱅 이전까지도 돌려버릴 수가 있겠죠."

 

"저랑 똑닮은 모습에 뿌까처럼 양갈래로 머리를 땋고..."

"무슨 말씀인지 하나도 모르겠어요, 궤도 님..."

 

"평소엔 조용하다가도 과자 뺏어 먹으면 되게 화내는 그런 아인데..."

"haha ha, 호민 형님이 계셨다면 더 빨리 이해가 되셨을 텐데 살짝 아쉽습니다."

 

"하나밖에 없던 제 딸인데... 대체 어디서 찾아야만 하는 거죠?"

"선택에 따른 결괏값을 누구보다도 잘 아셨을 테니까요."

폭우가 쏟아지는 와중에도 호민은 도시 곳곳을 뒤지며 호미를 찾아 헤맸지만

어디에서도 호미의 흔적을 발견할 수 없었다.

 

악마가 요구한 순수한 영혼은 호민의 딸 '호미의 영혼'이었다.

​궤묘한 이야기

Fin.

 

 

 

 

 

카페에 올린 거 재업

태그 :
#궤묘한이야기
댓글
베개나라로라2호
22.11.25
명작
침깨무라
22.11.26
무친 ,,,,,,
고로시
22.11.26
무쳤다..
견야차
22.11.26
작품이다 이말이야..
놀게랍도
22.11.27
다보고 탄성나왔네
사위사랑럴커탕면
22.11.30
와 마지막 대사 연출 무쳤다..
삑꿰츢
22.11.30
띵작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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