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건만 간단히, 움짤은 한 번 더 생각
금병영에 상의하세요
야생의 이벤트가 열렸다
즐겨찾기
최근방문

아빠는 어린이날 선물 미리 줬다?

ZUN
05.05
·
조회 3858

(장문 주의)

 

안녕하십니까?

망원동 거주 7살 아들 둔 전문 시청팀 애기 아빱니다.

 

 

토요일 와이프님은 행사가 있으셔서 일찍 출타 하시고 7살 애기랑 둘이 느즈막히 일어나 집 지키며 점심에 맥날 햄부기 세트에 쬬코 쭈러스까지 야무지게 누리던 중, 방장님이 가뭄에 콩 나듯 하시는 야외 라방을 저희 마포구에서 켜신 것 아니시겠어요? 마침 또 위치가 딱 10년 전 첫 눈에 반했던 미모의 여성분(현 와이프)께 잘 보이려 살 뺀답시고 자전거 타고 두 달 정도 다니던 수영장 가는 길이라 보자마자 아는 장소가 나와서 헉… 했습니다. 

 

한창 신기해하며 재밌게 시청했는데 중간 중간 청자님들 오셔서 사진&싸인 받아가시는거 보고 점점 부러움과 배아픔의 레이어가 쌓여가며 ‘아… 저기 자전거 도로 타고 후딱 가면 10-15분 컷 가능할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30분 단위로 머릿속을 스쳤으나 방장님 산책 누리시는데 폐가 될까 싶&4정거장 거리를 굳이 찾아가는건 좀 호들갑일까 싶어서 그냥 꾹 참았더랬죠.

 

행여 방장님이 기안84님과의 추억을 곱씹으시며 상수역 방향으로 오고 계셨다면 즉시 튀어나갔겠지만 한강뷰 시청자님 댁 방문 이후부터 반대 방향으로 내려가셨고 이내 곧 방종하겠다는 말 까지 나와 아쉬운 마음 접고 커피나 내려 마시자 싶어 물을 끓이던 찰나

 

방장님도 코히 한 잔 하면서 잠시 쉬는 동안까지만 더 방송을 켜두겠다는 말씀을 하셨고 이 말을 들은 전 뭐에 홀린 듯 즉시 디개싱 7일된 파나마 게이샤 원두 봉투를 까고 월드 바리스타 참피온 테쓰까쓰 선생님에 빙의해 뜨끈한 핸드드립 커피를 내려 보온병에 담아 아이를 보조석에 태우고 냅다 내달렸습니다.

 

가는 길에 아이의 “아빠 우리 어디가?” 라는 질문에

“우린 지금부터 침착맨 아저씨를 찾는 놀이를 할거야~”

라고 하자 아이가 진짜?!??!? 라고 화들짝 놀라던 기억이 나네요. 제가 아이 입장이었어도 아빠가 맨날 보는 TV속 아저씨를, 심지어 방금 아빠랑 같이 보던 TV 속 그 장소에 그 아저씨를 보러 간다고 하면 놀랄 수 밖에 없었겠죠? 근데 말은 저렇게 했지만 도착 했을 땐 이미 떠나셔서 못 만날 가능성도 충분히 높았기에

 

“근데 아저씨가 집에 가고 있는 중이라

이미 멀리 가셨으면 못 만날 수도 있어~

그래도 오늘 집에만 있는거 보다는 한강도 나오고

아빠랑 자전거도 타니까 오히려 좋ㅈ..아들 조기조기

조기조깆조기조조, 옆에 봐봐 옆에!! 있다!!!

아저씨 있어!!!!!”

 

 

 

 

 

 

 

그렇게 저와 아들은 황금같은 주말 낮 한강 공원에서 실물 침착맨 영접이라는 호사를 누리게 되어버렸다는…(and 커피 조공과 사진&싸인 물물교환)

 

가는 길에 침착맨님 뵈면 나눌 대화도 짤막하게 나마 시뮬레이션 해보았으나 실물 방장님을 뵈는 순간 머리가 하얗게 백지가 되버려서

 

진짜 예전부터 팬이었다 x 3

진짜 너무 잘 생기셨다 x 3

 

같은 소리만 어버버 반복하는 흔한 시청자 1이 되버리더군요😇… 커피도 준비해간 종이컵에 한 잔 분량 오롯이 드렸어야 했는데 그 날 따라 유독 커피가 방장님 손에 다 튀게 따라져서 헉; 놀란 마음에 다 드리지도 못했던 듯.. 와중에 “음~ 커피 맛있는데요?” 라는 말씀에도 제대로 리액션을 못 해드린것 같고 하… 돌이켜보니 뿌듯하고 기쁜 마음 못지 않게 아쉬운 점도 참 많았던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니 최애 앞에선 나사 빠진 바보가 되는 이 낮선듯 기시감이 드는 느낌… 그것은 바로 10년 전에 와이프랑 첫 데이트 때의 그 순간이랑 굉장히 유사한 느낌이었던 것... 방장님 보러 갈까 말까 고민했던 것도 와이프님께 다음에 또 언제 뵐 수 있을지 카톡을 보낼까 말까 전전긍긍 했던거랑 비슷한 것 같기도하고… 🤔 음 뭔가 적으면 적을수록 징그러운 소리만 길어지는 것 같으니 이만 줄일께여…

 

 

무튼 방장님 떠나시기 전에 뵌건 정말 좋았는데 제가 도착한 직후 봤던 광경은 이랬습니다. 제 앞에 시청자 두 분이 대기중이셨고 제 차례 직전에 방장 옆에 계신 파란옷의 시청자인지 스탭(?)인지 모를 분이 연신

 

"빨리빨리이~!! 으어허허헣헝 꺼진다😭”

 

이라며 발을 동동 구르고 계셔서 아… 배터리가 다 되서 방종되나보다… 싶었으나 방장님 실물 영접한게 중요하지 방송에 나오고 말고가 뭐 그리 중요하겠습니까? 그러게 5분만 더 일찍 나오지 그랬냐 같은 나쁜 말은 ㄴㄴ~ 

 

그렇게 딱 제 차례에 방송은 꺼졌고 오히려 카메라가 꺼진 덕에 좀 더 편한 상태로 맞이해 주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들었는데 와중에도 그 특유의 사람 좋은 미소와 아하하하! 너털 웃음으로 정말 팬들을 허울없이 편하게 대해준다는 느낌이 들어서 감동과 더불어 20대 시절 와장창!과 혼란하다 혼란해!로 익숙했던 나의 작은 만화가 이말년이 이제 여유로운 미소와 자연스러운 팬 서비스에 능한 우주 대스타 침착맨이 되었구나라는 생각이 살짝 들었더랬쥬.

 

아이에게 “침착맨 아저씨 직접 보니까 어때?” 라고 했더니 

아이는 “어... 음…… 머루게써ㅎ;” 라고 ㅋㅋㅋ

방장님: 아니 애는 모르지!! ㅋㅋㅋ 갑자기 아빠가 자전거에 싣더니 모르는 아저씨 앞에 딱 세워두니까 멍 하지 뭐~ㅋㅋㅋ 라고 하셔서 아니예요! 저희 아이도 침착맨 짱 좋아한다고 말씀 드렸는데ㅋㅋㅋ 정말 겉치례로 한 말이 아닌 것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을 때 아이에게 이따 침착맨 아저씨랑 사진 찍을 때 마스크 내리고 사진 찍으라고 했는데 아이가 어 아니야 괜찮아 라며 한사코 마스크를 쓰고 있었는데 원래 마스크 벗는데 거부감이 전혀 없는 아이였걸랑요? 그래서 나중에 집에 가서

 

“너 침착맨 아저씨 만났을 때 너무 부끄러워서 마스크 안 벗었지?”

라고 했더니 “응ㅎ…”이라고ㅋㅋㅋㅋㅋㅋㅋㅋ🤣

제 자식이 맞음을 확인하는 이 순간..

 

아 그리고 정말 멍청했다 정신을 놨다 생각했던게 사진을😭 마스크 내리고 셀카 모드로 투 샷도 남겼어야 했는데…!! 이게 자리 뜨고 나니까 아뿔싸 안 찍었구나!!! 생각 나더라구요. 특히 침하하에 다른 인증글(겸 간증글)들에 셀카 모드 투샷 찍은 분들이 대부분임을 보고 아…..!! 더 크게 좌절했던…ㅇ←<

 

아 덤으로 옆에 파란옷의 스탭인가 싶던 분은 다들 아시다싶이 기열킹ㅋㅋㅋㅋㅋㅋ 아니 기열킹님 아니세요?? 했더니 맞다고 ㅋㅋㅋ 기열이 형님도 당산에 살아서 가까워서 라이브 보다 달려오셨다 하시는데 나중에 영상 보니 제가 딱 여군 청자님 만난 순간 출발했는데 그 분 다음 기열님이 합류하셨더군요.

 

본의 아니게 하루에 연예인 두 명 만난 럭키가이가 되버린 이 기분… 아 근데 기열킹님이랑도 인사랑 악수만 나누고 사진 찍는다는건 또 깜빡….. 와 정말 정신이 이렇게 온전치 않은 날 또 없습니다😇 그래도 그나마 제 뒤에 분이 저와 방장님 풀샷을 참 예쁘고 다리가 길어 보이게 잘 찍어주셔서 사진이 아주 맘에 들었다는 것을 위안 삼으며 혹시 보고 계실지 모를 사진 찍어주신 시청자님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 인사 남깁니다(_ _)

 

 

 

그렇게 방장님 덕에 아빠는 아이의 평생 갈 추억거리와 어린이 날 선물을 미리 줄 수 있었다는 훈훈한 이야기였습니다. 써주신 싸인은 테무에서 3일전에 온 TV 후면 거치대 센터에 위풍당당 세워놨고 행사 땜에 같이 오지 못 해 이틀 째 아이고 배야😫😫😫중인 와이프님이 조만간 코팅해서 액자에 넣어주신다고 하네요.

 

끝으로 방장님과 만났을 때 대화 시뮬레이션 중 하나가 일 때문에 같이 못 온 와이프도 정말정말정말 방장님 오래된 빅팬인데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국민요정 김ㄷㅎ포에버!!” 한 번 가능할까요? 라고 부탁드려볼 생각이었는데 이걸 차마 못 한게 내심 아쉬웠다고 와이프님께 말씀 드렸더니 쓰레기를 보는 듯한 차가운 눈빛으로

 

 “하지마…...” 

 

라고 짧고 간결하게 말씀 하셨읍니다. 네…

댓글
길고양이의조언
05.05
BEST
횐님이 어버이날 선물을 미리 받으신 것 같네요~~
길고양이의조언
05.05
BEST
횐님이 어버이날 선물을 미리 받으신 것 같네요~~
ZUN 글쓴이
05.05
어린이날 어버이날 쌍충족 시켜주시는 침착맨.. 그는 부처인가...
침크빈
05.05
저도 침착맨 아저씨 찾기 놀이 하고 싶잔슴~~
ZUN 글쓴이
05.05
이 나이에 술래잡기라니 너무 재밌었잖슴~~
황금
05.05
와인킹인줄
ZUN 글쓴이
05.05
제가 머리는 와인킹, 수염은 방장님 스타일이라
0.5 인킹이형 같긴 했습니다ㅋㅋ 🤣
ㅇ0ㅇ
05.05
저라도 해드릴게요 국민요정 김ㄷㅎ 뽀에버~!!!!!!
ZUN 글쓴이
05.05
와이프한테 읽어줬더니 무표정으로
"그래... 니가 즐겁다면..." 이라고 하시네요 ㅋㅋㅋㅋ
일언절언수행
05.05
나도 우리 엄마 아빠한텐 영원한 어린애야!
ZUN 글쓴이
05.05
https://resources.chimhaha.net/comment/1746451876577-5nbc2g7897v.jpg
짱구의꿈
05.05
음~ 커피 맛있는데요?
음성인식 되네. ㅋㅋ
ZUN 글쓴이
05.05
방장님 방송에서 보여주시던 에티튜드, 말투 다 그대로시던.. 제가 가져간 커피가 쟈스민이니 플로럴이니 좀 호들갑스러운 노트라 평소 아아만 드시는 분들 중에는 그낭 살짝 신맛나는 커피?라고만 느낄 수도 있는데 맛있다 해주셔서 감사+방장 은근 미식가구나 싶더라구요 ㅋㅋ
잡덕맨
05.05
케장콘을 쓰는 아빠
침착맨을 좋아하는 아빠
신기한 아빠다
ZUN 글쓴이
05.05
https://resources.chimhaha.net/comment/1746454086605-au59inl2y6o.jpg https://resources.chimhaha.net/comment/1746454092101-bng6ga98ax.jpg
DogCat8
05.05
ㅋㅋㅋ글에서 들뜸+설렘이 느껴져서 저까지 기분이 좋네요 ㅋㅋㅋ 횐님이 어린이날 선물 받으신거 같아요
ZUN 글쓴이
05.05
원래는 사진 한 장+짧은 글로 인증글만 남길 생각이었는데 쓰다보니 그 때 그 급박했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면서 방장님 영접 순간의 희열과 도파민이 활화산 터지듯 부와악 하더니 원래 생각했던 글 길이의 3배 이상 길어진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과적으로 아저씨의 징그러운 주접글이 되버렸지만 재밌게 봐주신 분들이 계신 것 같아 다행입니다.
무로돌아감
05.05
주저만하다 포기하셨으면 얻지 못했을 잊지못할 추억을 만들고 오셨네요. 더불어 가족들이랑 두고두고 얘기할 얘깃거리도.
ZUN 글쓴이
05.05
방장님 뵜을 때도 제가 망원에서 왔다고 했더니 망원이면 멀지 않아요? 라고 하셨는데 제가 지금 아니면 언제 또 방장님 뵐 수 있을까 싶어서😭라고 했는데 진짜 안 왔으면 두고두고 남들 간증글만 보면서 평생 배 아플 뻔... 역시 사람은 두 번 고민 할 시간에 바로 움직이는게 답인 것 같습니다.
로드맨
05.05
나도 언젠가는 이런날이 있을려나
ZUN 글쓴이
05.05
있지...않을까요? 인생 관 뚜껑 닫기 전 까진 언제 무슨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법이니
박작가
05.05
5월2일(5월3일)
ZUN 글쓴이
05.05
25.52 외우기 쉬워서 오히려 좋잖슴~

😊침착맨 전체글

요즘 알고리즘
일반
침착한이병건씨
·
조회수 18
·
1시간전
신삼국 꿀잼꿀잼
일반
어떻게된겨
·
조회수 45
·
5시간전
정일영 선생님, 이거 진짜예요? 16
일반
현드기
·
조회수 2118
·
8시간전
정일영 교수님 동치미도 나오시네요 ㅋㅋㅋ 9
일반
말년킹피자
·
조회수 885
·
9시간전
방장 덕에 호크아이 드라마 봤는데 화날만도 하네요. 1
일반
하깨팔이
·
조회수 216
·
11시간전
MBTI 유형과 단검빠따 유형의 상관성 조사 참여바랍니다. 11  
일반
고리비
·
조회수 268
·
15시간전
당연히 빠따졍~
일반
남깨팔
·
조회수 158
·
16시간전
미군의 칼든강도 대처법 1
일반
웃지마세요
·
조회수 331
·
22시간전
단검 vs 빠따 2
일반
통닭세화
·
조회수 286
·
1일전
빨간음식 먹어서 응원하자 진짜 효과있던거 아니에여???? 1
일반
IMP
·
조회수 195
·
1일전
신삼국지 이번화 졸잼 12
일반
사망이즈다이
·
조회수 2401
·
1일전
우재님 요즘 인기 너무 많던데 불러서 링피트라도 다시 시켜야 하지않을까요 28
일반
유구미
·
조회수 3719
·
1일전
무조건 단검인 이유
일반
ㅇ0ㅇ
·
조회수 200
·
1일전
25.05.13. 오침일
일반
정제탄수붕어
·
조회수 90
·
1일전
오늘 신삼국지 4회 보고 2
일반
보병장병원
·
조회수 256
·
1일전
사진좌 VS 영상좌  
일반
청담동
·
조회수 162
·
1일전
일어나라 오반아 상대는 공산당이야,,! 3
일반
구구킹
·
조회수 208
·
1일전
주식을 너~~~~~~~~~~무 사랑하는 방장님을 위한 호들템 2
호들템
꼬불이
·
조회수 213
·
1일전
무조건이란건 없는 거에요.
일반
웅취팍취
·
조회수 256
·
1일전
<신삼국지> 이 페이스면 20회 넘길지도? 2
일반
안피곤해요
·
조회수 254
·
1일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