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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조씨가 읽어주는 링곰 설화 풀버젼

침착맨4랑헤
24.10.16
·
조회 871

 

인간과 포켓몬의 관계가 모호했던 옛 시절,

북쪽 끝에 한 마을이 있었다.
 
마을에서 제일가는 실력을 지닌 사냥꾼은 링곰과 깜지곰을잡으며 살아가고 있었다.

사냥꾼은 하루에 10마리의 링곰과, 더 많은 수의 깜지곰을 잡았다.

죽인 링곰의 모피를 벗기고, 그것들을 팔며 살아갔다.

모피를 벗기고 남은 시체는 마을 변두리 수풀에 버려뒀다.

모피는 좋은 돈벌이 수단이 되었기에, 아내는 사냥꾼에게 더 많은 사냥감을 잡아 오라 했다.

사냥꾼은 더 많은 사냥감을 잡기 위해 새로운 사냥 도구를 손에 넣었다.

그것은 매우 날카로운 칼이었다.

칼을 들고 사냥에 나서자 링곰들은 몹시 겁에 질려, 아주 간단히 죽일 수 있었다.

그래서 더 많은 모피를 구할 수 있었다.

너무 많이 잡다 보니, 이윽고 모피는 팔리지 않게 됐다.

팔다 남은 모피는, 마을 변두리 수풀에 버렸다.

그럼에도 사냥꾼과 그의 아내는 링곰을 사냥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고, 모피를 계속 채취했다.

 
 
사냥꾼 부부에겐 아들이 한 명 있었다.

 
 
가을 어느 날, 사냥꾼의 아들은 아버지 대신 사냥을 나섰다.

집을 나설 때, 아버지는 아들에게 칼을 빌려줬다.
 
하지만 아들이 아무리 숲 속을 찾아봐도, 링곰도 깜지곰도 만날 수 없었다.

아들은 링곰이 잠을 자고 있을 지도 모른다 생각해, 굴을 찾아 들여다봤다,
 
그러나 어느 굴 안에도 링곰은 없었다.

해가 지구 달이 얼굴을 내밀 무렵,

아들은 사냥을 포기하고 마을로 돌아가기로 했다.

아들이 마을 쪽 하늘을 바라보니, 마을 위 하늘이 붉게 빛나고 있었다.

 
 
아들이 마을에 다다르자, 온 마을의 집들이 불타고 있었다.

그리고 마을 곳곳에서 수많은 링곰들이 날뛰고 있었다.

링곰들이 집집마다 불을 지르고 다녔다.

그리고 타오르는 집에서 도망쳐 나온 사람들에게 덤벼들어, 차례대로 죽이고 다녔다.
 
마을 곳곳에 몸이 찢긴 사람들의 시체가 나뒹굴고 있었다.
 
아들은 부모님이 걱정되어 집으로 서둘러 돌아갔다.

 
 
집 앞에 다다르자, 유난히 커다란 링곰이 아버지를 붙잡고, 죽이려 하고 있었다.

그 옆에는 가죽이 벗겨진 어머니의 주검이 나뒹굴고 있었다.

 
 
아들이 칼을 들자, 링곰은 외치듯 말했다.

 
 
네 아버지는, 잠든 사이에 우리들을 죽였다.

그래서 우리는 무서워 잠을 잘 수도 없었다.

네 아버지는 그 칼이 무서워 움직일 수 없는 우리를 죽였다.

그래서 우리는 도망칠 수도 없었다.

네 아버지는 모피를 벗긴 우리들을 대충 버려버렸다.
 
그래서 우리 가족들은 죽은 뒤에도 아직 이 마을에 있다.
 
다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른다.
 
그래서, 우리의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아들은 칼을 내려놓고, 말했다.

 
 
확실히, 네 말이 맞다.

확실히, 화를 내도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우리도 어쩔 수 없다.

우리는 너희의 모피를 입지 않으면, 여기서 살아갈 수 없다.

얼어 죽고 만다. 그래서 너희들이 필요하다.
 
너희에게 나무열매가 필요한 것과 마찬가지다.

너희에게 잉어킹이 필요한 것과 마찬가지다.
 
그래. 땅을 파서 굴을 만드는 것과도 다르지 않다.
 
그걸 그저, 내 어머니와 아버지는, 너무 과하게 했을 뿐이다.

하지만, 나는 그러지 않았다.

앞으로 그런 짓은 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칼도 필요 없어.

그러니까, 이제 용서해줘.

아버지를 죽이지 말아줘.

 
 
그러며 아들은 칼을 땅바닥에 힘껏 내려쳤다.

그러자 칼은 소리를 내며 부러졌다.

 
 
그걸 본 링곰은 말했다.

 
 
우리 가족은 아직 여기에 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여기서 헤매고 있다.
 
그러니 너에게 내 아이를 맡기겠다.

너는 그 아이와 함께 살아라.

언젠가 다 큰 내 아이가,

여기 있는 우리 가족들을 우리가 있는 곳으로 이끌어줄 때까지.

 
 
말을 마친 뒤, 붙잡고 있던 아버지의 팔을 깨물어 부수고 아래로 내려놨다.

그리고 링곰들은 마을을 떠났다.
 

 
다음 날 밤

마을 사람들은 죽은 가족들을 마을 근처에 있는 큰 강에 공양하며 명복을 빌었다.

큰 강의 수면에는 커다란 달이 비치고 있었다.

아들도 어머니의 주검에, 어머니가 좋아하던 예쁜 기모노를 입힌 뒤 강에 가라앉혔다.
 
그러자 어머니의 주검 주위에 수많은 잉어킹들이 모였다.

잉어킹들은 어머니를 업은 채, 달이 비치는 강 저편으로 사라졌다.

 
 
아들이 집으로 돌아오니, 집 앞엔 한 마리 깜지곰이 있었다.
 
양 팔에는 많은 나무 열매들을 품고 있었다. 아들은 깜지곰을 집으로 초대했다.
 
아들이 나이가 더 많았기에, 그 깜지곰은 아들의 동생이 됐다.

 
 
다음 날부터 깜지곰 동생은 매일 나무 열매를 따러 나갔다.
 
아들도 함께 나갔다.

따온 나무 열매를 가지고 돌아와, 그것들을 소중히 모아뒀다.
 

 
이윽고 주위가 눈으로 뒤덮여, 나무 열매를 따기 힘든 철이 되었다.

깜지곰 동생은 종일 집에서 잠을 자며 살게 됐다.
 
아들도 함께 잠을 자며 지냈다.

 
 
둘은 가끔 눈을 뜰 때엔, 모아놨던 나무 열매를 먹은 뒤 다시 잠에 들었다.

어느 날 아들이 깨어나니, 동생 깜지곰은 훌륭한 링곰으로 진화해 있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봄이 찾아왔다.

 
 
어느 날, 아들의 아버지가 병으로 죽었다.

날이 저물자 아들은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아버지의 주검을 강에 공양하러 갔다.
 
큰 강의 수면에는 커다란 달이 비치고 있었다.

아버지의 주검을 강에 가라앉히자, 주검 주위에 수많은 잉어킹들이 모였다.
 
잉어킹들은 아버지를 업은 채, 달이 비치는 강 너머로 헤엄치기 시작했다.

그러자 강둑에 링곰 한 마리가 나타났다.

링곰은 아버지 주위에 몰인 잉어킹중 한 마리를 잡았다.

그리고 그것을 문 채 떠나갔다.
 
 
봄이 되자 링곰 동생은 아들에게 사냥하러 가자 했다.

아들은 나무로 활과 화살을 만든 뒤, 둘이서 나섰다.

링곰 동생은 링곰들이 모이는 장소로 안내해 줬다.

그곳은 아주 맑은 호숫가로, 서쪽과 동쪽에 링곰들이 모여 있었다.

링곰 동생은 아들을 동쪽 끝으로 데려갔고, 크게 울부짖었다.

그러자 한 마리의 늙은 링곰이 일어나, 아들에게 말했다.

 
 
모피가 필요하다면, 여기 있는 링곰을 사냥하게.
 
하지만 서쪽에 있는 링곰, 그리고 깜지곰은 사냥해선 안되네.

이 약속을 지킬 수 있겠다면, 나를 사냥하게.

 
 
아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활을 겨누었다.

링곰은 도망치지 않고, 화살을 맞았다.

 
 
집으로 돌아오자, 링곰은 오늘 사냥한 사냥감이 누구인지 알려줬다.
 
그것은 링곰 동생의 증조할아버지였다.
 
모피를 벗겨낸 뒤, 주검에 깨끗한 기모노를 정성스레 입혀, 부모의 주검과 마찬가지로 강에 공양했다.
 
아들은 그 후로, 필요할 때에만 사냥을 나갔다

약속대로 호수 동쪽 끝에 있는 링곰만 사냥했다.

사냥감이 되는 것은, 모두 수컷 링곰이었다.

 
 
그로부터 며칠 더 지난 어느 날 밤,

아들이 장작을 주워 집으로 돌아오니, 동생 링곰은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고 있었다.
 
아들을 눈치챈 동생 링곰은 말했다.

 
 
이 춤이 끝날 무렵에, 저는 모두를 데리고 가도록 하겠습니다.

내일이 되면, 마을 한가운데에 큰 불을 피워주세요.

그리고 제 눈과 심장과 목소리를, 그 불 속에 태워주세요.
 
제 그것들이 전부 타버릴 때까지, 이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춰주세요.
 
아들과 링곰은 새벽녘까지 함께 노래를 부르며 춤을 췄다.
 
태양이 떠오르기 조금 전에, 동생 링곰은 잠자듯 조용히 숨을 거뒀다.

 
 
아들은 동생 링곰의 말대로 마을 광장에서 큰 불을 지폈다.

동생 링곰의 주검에서, 눈과 심장과 목소리를 갈무리했다.

그것들을 불 속에 넣고, 노래하며 춤추기 시작했다.

큰 연기가 치솟았고, 그것은 산을 향해 흘러갔다.

산에서 링곰들이 멀리짖는 소리가 들렸다.
 
이윽고 연기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멀리서 우는 소리가, 산에서 계속 울려 퍼졌다.

 
댓글
짱갈래종수짱
24.10.16
다른 설화는 침하하 규정 위반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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