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음의 전이성 그리고 나시 이야기
안녕하세요, 수학을 업(業; up 아님)으로 삼고 있는 침청자입니다 흐흐흐 (이번달 말부터 수학교수로 일합니다.)
오늘 침투부를 보다가 철면수심님을 보면서 나시 닮았다는 방장님의 언급을 보고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잠깐 수학 이야기를 해볼까요. 수학에는 전이성(Transitivity)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관계’가 갖는 성질 중 하나지요.
수학자들은 말을 어렵게 만들기로 유명합니다. 전이성도 얼핏 듣기에는 어려워 보이지만 실은 아주 간단한 개념입니다.
A, B, C라는 수를 가정합시다. 덧붙여 A는 B보다 작고, B는 C보다 작다고 가정합시다.
그렇다면 A는 C보다 작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마치 삼단논법처럼 말이지요.
표기하자면 A < B이고, B < C이니, A < C가 된다라는 것인데, 이 경우 < 라는 대소비교 관계가 ‘전이성’이라는 성질을 만족하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예를 살펴볼까요.
주펄님은 방장님보다 가볍습니다. 방장님은 전무님보다 가볍지요. 그러므로 주펄님은 전무님보다 가볍습니다.
마찬가지로 무게비교 관계가 ‘전이성’을 만족하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A와 B의 관계와 B와 C의 관계가 A와 C의 관계를 결정짓는다면, 이 관계보고 ‘전이성을 만족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전이성을 만족하지 않는 개념도 있습니다. 예컨대 방장님이 좋아하는 포켓몬을 떠올려볼까요?
불은 풀을 이깁니다. 풀은 물을 이기죠. 하지만 불은 물을 이기지 못합니다. (근성이 없다는 가정하에)
이처럼 모든 관계가 전이성을 만족하는 것은 아닙니다. 농담처럼 포켓몬을 예로 들었지만, 실생활에선 이렇게 먹고 먹히는 요상한 관계가 참 많지요. 마치 침펄풍이나 침철단처럼 말이죠.
전이성을 만족하는 또 하나의 예제로는 ‘닮음’ 혹은 ‘같음’이라는 관계가 있습니다.
A = B 이고 B = C이면, A = C가 됩니다.
다른 예제로 중학교에서 배우는 도형(남도형 아님)의 닮음이 있습니다.
도형 A와 도형 B가 닮은꼴이고, 도형 B와 도형 C가 닮은꼴이면, 도형 A와 도형 C 역시 닮은꼴이 됩니다.
저는 오늘자 침투부를 보면서 다시 한번 그 닮음 관계의 전이성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저희 어머니께서는 저보고 나시를 닮았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침투부에선 방장이 철면수심보고 나시를 닮았다고 했습니다.
자 여기까지 집중해서 읽은 분들이라면 저희 와이프가 저에게 뭐라고 했을지 예상하실 수 있을 겁니다 흐흐흐.
아무쪼록 저와 철면수심님, 생긴 것도 그렇고, 수학을 좋아한다는 것도 그렇고 닮은 점이 참 많은데 (아 근데 저는 멘사 아닙니다. 멘보샤라면 모를까)
기회가 된다면 다라이나믹 듀오와 같이 나시처럼 사진을 찍고 싶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그럼 2 x 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