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정일영쌤 모먼트 몇개
대학에서 처음 프랑스어 강의를 할 때 알파벳을 가르치는데
흥분해서 Y를 입실론이라고 잘못 얘기함(원래는 이그레끄, 이탈리아어로 입실론. 논문으로 이탈리아어 연구해서 헷갈림)
그러니까 학생 중에 프랑스어를 배웠던 애가 있어서 "교수님? 이그레끄 아닙니까?" 함
사실 첫 강의라 당황해서 잘못 말했다고 하면 되는데 자존심이 허락을 안함
"야 니까짓게 뭘 안다그래? 나 언어학 박사야!" 하고 넘어감
그런데 학장님(은사님임)이 어느날 자기를 부르더니
"야 너 수업시간에 이거 입실론이라 그랬냐?" 물어봄
아까 그 학생이 그 은사님 수업에도 들어가서 "정일영선생님이 저거 입실론이라 그랬는데요?"라고 얘기를 한거임
그 자리에선 은사님이 제자 체면을 생각해서 내가 따로 알아보마하고 학장실로 따로 부른 상황
"사실 제가 학생들 많은곳에서 챙피해서 그랬다" 라고 얘기를 하면 되는데 자존심이 허락을 안함
"교수님 1970년대 유학가셨죠? 유럽 연합되면서 다 같이 써요!"
차오라고 실제 그런 사례가 있어서 그거 얘기하면서 이것도 그렇다고 세게 말함
은사님이 '이새끼 거짓말인데..' 하는 눈치긴 했는데 그래? 하면서 넘어감
얼마 뒤 아직도 기억나는 장면인데 3층에서 4층 올라가는데
저 복도 끝에서 그놈이랑 프랑스인이 걸어오는거(그 학생 집에서 홈스테이 하고있었다함)
눈이 마주치는데 씨익 웃으면서 오길래 벌써 느낌이 옴
"교수님 이 친구가 프랑스인인데요. 이그레끄라는데요?" 얘기함
근데 발음을 딱 들어보니까 지방 말투임
"야 너 마쎄 출신이지? 파리에서는 다 같이 써!" 밀어붙임
그러니까 그 둘도 당황하면서 어 진짜 그런가? 하고 넘어감
불행히도 걔 졸업할때까지 4년동안 같이 수업들었던 애들은 입실론으로 배웠음
침착맨 : ...지어내신 얘기죠? 지어내신 거잖아요~
정일영 : 여기서의 교훈... 거짓말하다 걸리면 바로 그 자리에서 이실직고해야돼
텍스트로만 봐도 개 웃기는데 직접 썰하시는거 보면 몇배는 더 웃기고
이건 빙산의 일각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