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 분이 말씀하시는 사과의 진정성과 관련하여 제가 생각하는 포인트는 이렇습니다.
"단 한 명의 사람도 놓치지 않고 누구에게나 통하는 절대적 기준의 진정성있는 사과"라는건 존재하지 않으리란걸 횐님들께서도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반면, "그래도 상당 수의 사람들이 납득하고 사과에 담긴 진심을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사과의 태도"라는 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자신이 전하려는 마음이 다른 외부적 요인에 의해 희석되거나 곡해되지 않을 정도의 사려깊음이 그것이겠지요.
물론 이 역시도 각자가 받아들이는 그 방향과 정도는 물론 다를 것이고,
어떤 경우에도 괜찮다 괜찮다 하는 사람, 어떤 경우에도 나쁘다 나쁘다 하는 사람은 있을겁니다.
그러나 사과를 하며 피식 피식 웃는다던지, 사과가 끝나자마자 게임을 켜며 "오신김에 게임하는거 보고 가시라"는 멘트는
그 사과 또는 해명에 담긴 진심을 바로 보지 못하게 방해하는 불필요한 요소들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행동들의 진의와 무관하게 말입니다.
방장이 "이래라 저래라 하지마라"라고 하는건, 방장의 판단과 행동을 시청자라는 이유로 함부로 억압하거나 제어하지 말라는 의미일겁니다.
하지만 방장이 전하고자 하는 마음은 자신의 경솔함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마음임에도 불구하고 그 외의 태도적인 문제로 인해
그 내용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면. 그리고 그렇게 느끼는 사람이 적지 않다면
그 점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까지 "이래라 저래라"의 영역은 아니리라 생각합니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닙니다.
방장이 만약 테무 형광옷을 입고 쇼파에 드러누워 "미안하게 됐수다 ㅈㅅ"이라고 해도 누군가는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았냐. 도대체 뭘 얼마나 더 정성스럽게 미안하다고 해야하냐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이 그런 태도를 진정성있는 사과라고 보지 않으리라는 점은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겠죠.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일어난 일이야 주워담을 수 없다지만, 보다 사려깊게, 보다 진중한 태도로 문제를 바라보고
해명할것은 해명하고 사과할 것은 사과했다면 여전히 누군가의 마음에는 들지 않을지언정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그 사과에 담긴 진심을 이해하고 수긍했겠죠.
다시 말하지만 옳다 그르다 같은 가치판단의 문제라거나 혹은 이렇게 했어야 했다 말았어야했다 하는 당위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했으면 ~했을 것이다" 하는 건조한 이야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