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보단 기묘했던 실화
시기는 대략 초등학교 2~3학년쯤, 여름이었던 걸로 기억.
하교 후 압구정 사이버리아 피시방 건물 입구(프린세스 호텔 근처 건물, 지금은 없고 그 당시 3층에 있었음) 앞에서 친구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멍하니 기다리던 중 갑자기 ‘학생~’하는 목소리가 들려서 뒤돌아보니 국방색(갈색일 수도?) 공단 재킷을 입은 아저씨가 저를 툭툭 치더라고요.
저는 누구지 하고 멀뚱멀뚱 쳐다봤는데 그 어렸던 초등학생의 눈에도 뭔가 ‘웃는 척’ 한다는 느낌이 드는 이상한 사람이었어요.
저를 내려다보면서 “학생 여기서 뭐해?”라고 부를 때의 그 표정의 어색함은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무언가 느낌이 이상했지만 거짓말 자체를 못하던 어린이였던 저는 친구랑 피시방 가려고 기다리고 있는 상황을 그대로 이야기해줬어요.
무슨 게임을 좋아하냐고 묻기에 크아, 카트 그리고 당시 EA에서 출시한 ‘해리포터’게임을 이야기했어요.
그러자 아저씨는 자기도 게임 좋아한다면서
”위에 ’불의 잔’게임 있는데 아저씨랑 하러 갈래?“
라고 말하더라구요.
그러나 그 어린 나이에도 패키지 게임에 미쳐있던 저는
당시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까지만 게임이 나와 있던걸 알고 있었어요.
이상함을 바로 눈치챘지만 왕소심이 어린이였던 저는 싫다고도 이야기 못하고 얼버부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누군가가 제 손목을 잡아당기면서 건물 바깥쪽으로 끌고 갔어요.
깜짝 놀라서 돌아보니 제 손목을 친구 어머니께서 잡고 계시더라고요.
아저씨를 향해 ’아들인데 지금 집에 가야 한다‘라고 외치며 급하게 멀리 데려가시고서는 저를 혼내셨어요.
당시에 뭐라 혼났던 건지 그 내용만 기억이 안 나요..ㅋㅋㅋ
그 아저씨의 정체는 뭐였고 친구 어머니는 무엇을 봤던 걸까요.
어릴 적 기억을 기억나는대로 적어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