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저가 어릴 때 겪은 썰
무서운 이야기는 아니구요? 아직도 미스테리인 경험입니다.

정확한 나이는 기억이 안 나고..대략 초4-초6 사이었을 겁니다.
당시 저희 집은 컴퓨터 방이라고 컴퓨터랑 이것저것 보관하는 창고? 개념의 방이 따로 있었는데요, 이 방의 문을 열면 바로 거실이 보이는 구조였습니다. 그리고 컴퓨터방 바로 옆은 현관이어서, 만약 컴퓨터방의 문을 열고 컴퓨터를 하고 있을 때, 집에 있는 누군가가 현관으로 나간다면? 그게 다 보이는 구조입니다. 그리고 집 현관에서 가장 안쪽에 제 방이 있었어요.
어느 주말에 어머니가 컴퓨터 방에서 문을 열어놓고 컴퓨터를 하고 계셨답니다. 저는 기억이 안 나는데.. 제가 제 방에서 낮잠을 자고 있었대요. 근데 갑자기 일어나서 옷도 잠옷만 입고 부스스한 머리나 한쪽 양말이 올라갔는데 정리도 안 하고 갑자기 현관으로 걸어가더래요.
저때의 저는 아주 말괄량이었고 틈만나면 나가서 친구랑 노는 걸 좋아하고 말도 많고 아주 산만한 아이었는데요, 그래서 평소 같았으면 어머니는 신경도 안 쓰고 “어 또 놀러나가니~? 저녁 먹기 전에만 들어와라~” 하고 신경도 안 썼을텐데, 그날따라 뭔가 눈이 가더래요. 그래서 이것저것 물어보셨다고 해요. “누구랑 만나니? 어디 멀리가서 놀거니? 핸드폰 챙겼지? 용돈 좀 줄까?” 이런 식으로 질문을 했는데 제가 대충 얼버무리면서 “아..나가야 되는데.. 아 그냥 잠깐 나갔다 올게요.” 이렇게 대답을 했대요. 여기서 어머니는 이상함을 느끼셨다해요. 저는 부모님께 존댓말을 안 썻거든요. 그리고 항상 목소리도 크고 산만했는데 저때는 엄청 시니컬하고 차분하게 저답지않게 짜증섞인 말투로 대답했대요.
그사이 저는 신발을 신고 잠겨있던 현관문도 열고 (주택이어서 계단을 내려가야 대문이 나옴) 계단도 척척 내려가서 골목길도 걸어가서 제법 큰길? 로 걸어갔대요. (좀 더 가면 차도임)
어머니는 뭔가 이상함을 느껴서 나가는 저를 헐레벌떡 따라나와서 저를 센 힘으로 잡고 어디가!! 대답도 안 하고! 옷이랑 머리 정리도 안 하고! 집에 다시 들어가자 너 아직 잠이 덜 깬 거 같아! 하고 자꾸 가려는 저를 힘으로 질질 끌고 집에 데려왔더니 제가 다시 자연스럽게 다시 제 방에 자러 가더래요. (엄마: 엥?)
그리고 저녁때 돼서 저는 개운하게 잘 잤다~ 하고 엄마!!!!!나 밥!!!! 하면서 또 엄마 옆에서 알짱알짱 장난쳤는데, 엄마 표정이 안 좋으셨어요. 제가 무슨 일 있었냐? 했더니 들려주신 게 저 이야기예요. 저는 정말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냥 낮잠 잘 자고 일어났다고 생각했는데 저런 일이 있었던거죠. 어머니도 깜짝 놀라셨다고해요.
몽유병? 이라기엔 어릴때부터 성인되고 나서도 저때 빼고는 한 번도 저런 행동을 한 적이 없습니다. (어릴때는 가족과 살았고 고등학생때부터 성인때까지 쭉 기숙사 생활을 해서 남과 같이 지냈는데 제가 저런 적 한 번도 없었다고 들었습니다.) 저때 만약 어머니가 이상함을 눈치 못 채고 그냥 제가 차도까지 나가게 내버려뒀으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왜 나가야된다고 한 건지 ? 존댓말을 왜 갑자기 한건지? 아직도 의문입니다.
너무 옛날 일이라 잊고 살다가 나도 뭐 업나… 하고 생각해보니 갑자기 떠올라서 적습니다 ㅋㅋㅋ 저는 가위도 1번? 밖에 안 눌려봐서 .. 신기한 경험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