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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진지함) 밤 12시에 몰래 싸지방하다가 겪은 일

전문백수팀
24.04.19
·
조회 1637
병영 내 PC방 '사지방' 8일부터 무료로 | 중앙일보

군대에 있을 적 겪었던 일입니다.

 

때는 길고긴 공군 전역을 1달 반정도 앞둔 말년 시절

 

저는 헌병이라는 특권아닌 특권과

 

간부님들과 친했던 점을 이용해

 

밤 12시쯤 몰래 싸지방에서 신나게 페이스북을 보고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옆자리의 컴퓨터가 혼자서 켜지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싸지방에는 고장난 컴퓨터가 꽤 있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평소 방장의 침소리처럼 혼잣말을 자주하던 저는

 

컴퓨터가 켜진 옆자리의 의자를 빼며

 

"어 앉어 앉어~"

 

마치 사람이라도 온 마냥 허공에 대고 환영해주었습니다.

 

"야 너도 여 앉어~"

 

또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반대쪽 옆자리의 의자를 빼는 시늉을 하려는 찰나

 

'위이잉..'

 

우연의 일치인지 그 자리의 컴퓨터도 켜지기 시작했습니다.

 

'컴퓨터가 고장나면 꺼지는 게 아니라 켜지기도 하는건가...?'

 

괜시리 등골이 서늘해진 저는 또 다시 혼잣말을 뱉었습니다.

 

"너네 몇기냐??? 아 나보다 선임인가?? 응~ 그래봤자 아무것도 못하죠?"

 

그리고 문득 저는 이렇게 말합니다.

 

"구슬이라도 굴려보던가"

 


구슬을 굴려보라는 제 혼잣말이 끝나자 어디선가 소리가 들렸습니다

 

"구르르르르르---"

 

'이게 무슨소리지...?'

 

들어본 듯하면서도 낯설은 소리에 의문을 가질 찰나

 

"탁!"

 

무언가를 치는 소리와 함께 저는 그 소리의 정체를 깨닫고


싸지방을 뛰쳐나와 내무실로 달려갔습니다.

 

그 소리는, 나무창틀 위에 올려진 쇠구슬이 창틀을 따라 굴러가다


벽을 때리고 멈춘 소리였던 것입니다.

 


ㅡ쇠구슬이라는 건, 평소 오컬트를 광적으로 좋아하던 제 후임.

휴가를 나가서도 흉가탐험을 하던 그 후임이 가져온 구슬이었습니다.

휴가 때 어디선가 가져온 쇠구슬.

후임이 말하길, 창틀에 두면 귀신이 창문을 통해 들어오려할 때

굴러서 소리를 낸다고 하던 그 구슬입니다.ㅡ

 

 


그렇게 내무실로 뛰쳐가 바로 공군의 상징 하늘색 동이불로 쏙 들어간 저는

 

어릴적 다들 생각하듯

 

이불 밖으로 발이 삐져나가면 귀신에게 발을 붙잡혀 끌려갈까

 

이불로 온몸을 꽁꽁 두르고 공포에 떨다가

 

베개 밑에서 pmp를 꺼내 원피스를 보다가 잠이 들었습니다..ㅋㅋ

유머 - 군생활 공군이 개꿀인 장점 빵빵한 동이불

 

그리고 이내 헌병이었던 탓에 후임이 다음 근무자를 깨우러

 

내무실 문을 열고 들어왔습니다.

 

'끼이이익-'

 

다 삮은 나무 문짝이 내는 소리에

 

평소 잠귀가 예민한 저는 잠에서 살짝 깨었던 것 같습니다.

 

후임은 선임 자리를 아직 못외운 막내 였는지

 

다른 선임들을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며 한참을 살펴봤습니다.


 

벽에 붙은 붉은색 LED 시계를 보니 새벽 2시 20분.

 

보통은 새벽 3시 근무를 위해 2시 40분에 깨우는데

 

뭐 이렇게 빨리왔나..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후임은 제 앞에서서 저를 살펴보기 시작합니다.

 

“찾았다…”

 

찾기는 무슨, 저의 근무시간이 아니었기에 깨우면 혼내줄 생각으로

 

가만히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후임은 그대로 뒤돌아 나가버리더군요.

 

이때가 잘 생각이 나지 않는데, 저는 아마 그대로 잠들었던 것 같습니다.

 


'끼이이익-'

 

불쾌한 나무 문짝 소리와 함께 누군가 들어옵니다.

 

그리고는 근무 인원들을 능숙하게 깨우고는 다시 나갑니다.

 

'벌써 아침인가?'

 

깨우러 온 후임의 목소리가 막내가 아니었고,

 

새벽에 다른 근무인원을 깨우러 온 탓에 한 번 깨었고

 

이번에는 두번째 깨는 것이므로

 

아침 7시 근무인원을 깨우러 온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눈을 떠서 다시 붉은색 LED 시계 바라보니 새벽 2시 45분.

 

'어?'

 


'...'

 


'더 잘 수 있네 개꿀 ㅋㅋ'

 

그러고는 대수롭지 않게 잠에 들려는 찰나..

‘그렇다면 25분전에 들어온 건 누구였지???’

 

그 후에는 말출을 나가서 더 이상 내무실에서 잘 일이 없었습니다.

 

새벽 2시 20분에 내무실에 들어와 저를 보며 찾았다고 말한 사람은 누구였을까요?

태그 :
#노잼이라면
#스미마셍
댓글
맹대곤영감
24.04.19
동이불 개추억
침펄없이못잠
24.04.19
이거 보니 생각난 무서운 얘기인데
취침시간때 동기랑 불침번 도는 선임 욕하다가 선임 들어와서 조용히하고 있다 한번 더 문 열고 닫히는 소리나길래 다시 욕하기 시작했는데 선임이 문닫고 우리 생활관 안쪽에 앉아서 다 듣고있었음
가지무침전문점
24.04.19
어우 미르띤
YellowLabel
24.04.19
읽는 내내 휴가 짤릴까봐 무서웠습니다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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