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 썰

제가 한창 가위를 자주 눌리던 때가 있었습니다.

제 가위는 항상 비슷한 패턴이였는데,

체감상 5분~30분을 가위에서 깨어나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하다

결국 깨서 ‘아 힘들었다.. 학교 가야지..’ 하고 화장실로 가는길에

갑자기 리셋돼서 다시 가위 상태로 돌아오고,

그럼 또 갖은 노력을 하다 겨우 깨서 정신차리고 머리를 감고있다가

다시 또 가위 상태로 돌아오고, 이 패턴을 길게는 몇십번을 반복해야

겨우 현실세계로 나올 수 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한번은 어떤 처음보는 누나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조금 화기애애 했던 대화였던거로 기억하는데

저는 애써 인싸인척 사실 별로 궁금하지도 않았지만

“그래서 누나는 무슨 일 해요~?” 하고 물어봤는데

누나는 태연하게

“아~ 나 요 앞 삼풍백화점 지하1층 빵집에서 일해~”

저는 한 2초 멍 하다가 아 이 사람이 지금은 죽었겠다 라는 것과

지금 이 상태가 꿈이라는 자각을 하게됐고 그걸 자각하자마자 바로

가위 상태가 됐습니다. 보통의 가위는 워낙 많이 눌려봤던 상태라

그저 몸이 피곤하고 깨기위해 발버둥치기 귀찮을뿐 무섭진 않았는데

그때는 너무 무서워서 안간힘을 다해 겨우 깰 수 있었습니다. 일어나서 어머니께 이 꿈에 대한 얘기는 없이 혹시 삼풍백화점 지하1층에 빵집이 있었냐 물아봤습니다. 저는 어렸어서 기억이 거의 없지만 우리 가족이 그 백화점이 무너지기 전에 많이 갔던건 알고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어 너 기억해? 너 그 빵집 빵 되게 좋아했었어~” 물론 거의 모든 백화점 지하1층엔 빵집이 있을만도 하고 우연의 일치였을 확률이 높겠지만 모든 꿈은 결국 그 사람의 무의식이 만들어내는것이라 알고있는 저는 당시 기준 삼풍백화점이라는 키워드를 떠올려본게 언제가 마지막이였는지 기억이 안날 정도 였는데 그런 꿈을 갑자기 꿨었다는게 참 의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