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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비닐봉지

라니스푼
24.04.17
·
조회 984

나는 학교다닐 적 유난히 가위에 자주 눌렸어. 그럴만도 했던게

고등학교 2학년 겨울에 입시미술을 시작했는데 남들보다 늦은 시작이라는 압박감에 매일밤 늦게까지 미술학원과 보습학원을 전전하면서 꽤 무리를 했었고 잠이 늘 부족 했었거든

그래서 학교에서나 학원으로 이동하는 시간처럼 틈만나면

쪽잠을 잤었고 그 때 마다 가위에 눌렸던것 같아.

어떤 가위는 그냥 평범한.

몸이 움직이지 않는 다거나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 것 같은

답답함에 일어나려고 아무리 애써도 잘 되지 않는.

뭐 누구나 가위눌림이라고 겪었다면 알 만한 그런 평범한

가위였어. 그런데 어떤 때는 뭐랄까.. 조금 더 구체적이라고 해야하나

촉감 이나 소리..정도가 추가 된, 말하자면 좀 더 무서운 가위에

눌렸었어.

예를들면 어두운 공중화장실 바닥에 누웠있는 것 같은 

차가운 느낌이 들어서 “큰일났다 여기어디지?” 하고 일어나려고 하면 온 몸이 꼼짝없이 굳어서는.."춥다..하아..가위눌렸네. "하고 자각하게되고 그 순간 정적이들면서 천장에서부터 한 방울씩 뚝..뚝..

떨어지는데 그 물방울이 손목을 타고 흐르는.. 그런..

소름돋는 가위눌림이지

그래도 결국 나는 가위눌림은 꿈이라는 걸 알아서 언젠가부턴 

힘들게 깨고나면 너무 피고했던 탓 이겠거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어.

 

왠만한 가위눌림은" 하아. 또냐? 몰라 더 자자.." 이런 나였지만

정말 너무 무서워서 한번씩 떠오르면 지금도 등골이 오싹해지고

엄마한테 전화해서 안정을 찾고 싶어지는 가위눌림이 있어.

 

그 얘기를 해줄게

 

고3.더운 여름 이었어.

방학 때라서 아침부터 밤까지 미술학원 특강을 다닐 때였는데

미술학원이랑 집이 가까워서 점심은 집에서 먹고

다시 학원에 가는 스케쥴이었어. 그 날도 학원에서 죙일 비너스.쥴리앙 눈깔을 파다가 점심먹으러 집에 왔는데 엄마가 없더라고

'장보러갔나? 밥도 안차려놓고?'

난 너무 힘들고 더운데..

고3을 말이야.. 밥도 안주고!! 나갔어? 말도없이?!

이런생각이 밀려들면서 엄마한테 따지려고 전화를 했는데

하필 전화기가 꺼져있는거야.

화가머리 끝까지 나서 식탁에 있는 식은 볶음밥을 데우지도 않고

대충 먹어치우고는 학원이고 뭐고 안가버려! 삐뚤어질테다 하고

낮잠을 자버렸어.

얼마나 잤을까..

도어락 소리에 잠에서 깼어.

 

 삐비삑삐익-

 

내 방은 현관문 바로 옆 방이라서 누가 들어오면 신발장에서 신발 벋는소리.  현관문 여닫는 소리가 엄청 잘 들리거든

근데 이상하게 도어락 소리 말고는.

정말 숨소리도 하나 없었어.. 인기척이 너무 없는 거야.

'엄마야? 왔어?'

라고 말 하려는데 목소리가 안나왔어..

“가위구나.” 

순간 갑자기 현관쪽에서 부시럭거리는 비닐봉지 소리가 났어..

너무도 선명한 소리.

방문쪽을 보고 싶은데 몸이 움직이지가 않으니 볼 수가 없었고

사실 그 날은 평소같지 않게 너무 무서워서 움직인다해도 

볼 수도 없었을거야.

집에 들어온 무언가가 분명 엄마가 아닌걸 알겠는데..

문밖에..도어락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누구지.?

비닐봉지는 뭔데..

오만생각이 들었지.

아무런 인기척은 없었지만 비닐봉지 소리는 너무 명확해서

당장이라도 소리지르고 도망가고 싶었어.

물론 그럴 수 없었지만..

꼼짝없이 누워있는데 그 소름끼치는 비닐소리는 내 바로 발 밑에서

멈췄어…

제12발..가라.. 재미없다..

..

그리고는 차가운 촉감이 발목에 느껴졌어.

내 발목을 정말 살며시 잡았다..

하..

에어컨 바람에 차갑게 식은 쇠기둥이 몸이 닿는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손은 분명히 손인데.. 촉감은 굉장히 차가운 쇠붙이. 느낌이었어.

너무 무서웠고 정말 못보는게 다행이라고 생각이 들만큼

지옥같은 시간이었어.

정말 온힘을 다해서 엄마를 불렀고

100미터 달리기늘 전력으로 하고 나올 듯한 쉬어빠진 목소리로

엄ㅁㅏ..를 겨우 부를 수 있었을 때가 되서야 가위에서 깨어났어.

..

분명 가위눌림은 풀렸지만 공포에 짖눌린 인간은 가위에 눌리지 않아도 움직일 수 없다는 걸 그날 알았지.

한동안 꼼짝 못하고 그냥 식은 땀을 한바가지 흘리면서

누워 있었고 진짜 엄마가 돌아오고 나서야 울면서 일어났어.

내가 학원도 안가고 누워서 끙끙거리니까.

걱정되서 들어와서는 나를 살핀거지.

살며시 깨우던 손이 참 따뜻했어..정말 눈물이 줄줄 났어.

엉엉 우는 나를 안아주고 오늘은 그냥 집에서 쉬자고 말하는 엄마가

세상 최고 든든하고 고마웠어.

 

그태부터 일어나서는 현과문부터 베란다 창문까지 확인하고

이상한 기척없나?커신 없나? 찾아 봤지만

흔적은 없더라고 당연히 가위니까 없겠지.

 

그렇게 안심하고 돌아서서는 부엌쪽에서 냉장고문을 여는 엄마를

봤는데

“아이..이게뭐야..!!”

하면서 냉장고에서 구겨진 검은 비닐봉지를 꺼내는 엄마가 있었어.

온 몸에 털이 곤두서고 정말 그대로 기절할 것 같았어.

정체불명의 검은비닐 안에는 의외로 엄마가 아는게 들어있어나봐

 

“이 떡이 왜 다 상했지?”

"묵은 쌀로 떡을 했나.."하면서 의아해 하더라구

 

사실 그 떡은

며칠 전에 엄마랑 친한 동네 아주머니의 어머니 제사였는데

처음으로 친정엄마 제사를 본인집에서 지냈다고 나눠준거래

제사떡을 받았는데 멀쩡한 떡이 다 상했다고 속상해 하는 

엄마를 보면서 묘하게도 무섭다는 생각보단 안심이 되었어.

… .

 

그렇게 가위눌렸던 그 날은 점점 잊어 갔지만

아직도 한번씩 그 때 눌렸던 가위의 소름끼치는 느낌이 떠올라.

 

그날 내 발목을 살며시 잡았던 그 차가운 손은 뭐였을까?

사실은 진짜 누군가 집에 왔던걸까?

어쩌면..

아직도 우리집에 있는걸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하곤 해.

못본척 했지만..

사실 내 눈앞에서 미친듯이 검은봉지를 흔들면서

자랑하던 그 할머니와 눈이 마주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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