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운데 셔플 댄스를 추는 사진을 그려줘."
1편: "...인간 피라미드를 한 6명의 군인들을 그려줘."

음… 복장은 어느 정도 맞췄지만 배경이 너무 삭막하고 무엇보다 가운데 사람이 너무 어리게 나왔잖아!
그리고 가운데 친구를 지긋이 응시해야할 인간들이 왜 다 눈을 피하고 있는 건데?
당장 오른쪽 남자의 상체 쪽 나잇살만 쏙 빼와서 옆의 친구에게 이식한다는 느낌으로 다시 그려.
양쪽에 있는 사람들을 왼쪽으로 모는 것도 잊으면 안 돼.

…?
너 뭐하냐?

얼씨구?

하… 참 나…
야! 내가 구도가 틀린 걸로 뭐라 한 것 같애?
멀쩡한 인간들을 해골이랑 파충류 인간, 돼지로 만들어 버리면 어쩌자는 거야!!!
뭐?! 아무리 봐도 이게 맞다고? 심연… 아니 근원 너머의 진실을 마주한 결과라고?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를 하고 있어! 정신 안 차릴래?

이게 보자보자 하니까… 정해진 구도도 지 맘대로 바꾸고.
그 와중에 복장 싱크로는 잘 맞춰서 더 열받네.
저 청중들은 다 뭐야?
어?! 수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단 걸 반영한 거라고??
아니, 맞는 말이긴 한데… 그건 어떻게 알았지?? 주문한 내용엔 그 부분은 없었는데…
정말 근원 너머를 본 거야?

저 뒤에 있는 사람들은 클럽에서 따라 추던 사람들을 백댄서처럼 묘사한 거고??
어떻게 이런 디테일들까지 다 알고 있지? 너 대체 어디까지 알고 있는 거야.
대답해!!

이제 와서 발뺌하는 거냐?
어이가 없어서 증말… 내가 시간이 없으니까 이번엔 그냥 넘어가는 거다, 알겠어?
아무튼 의자에 앉은 두 남자를 지금 체형보다 좀 더 얄쌍하게 만들고 최대한 한국인처럼 꾸며서 위 결과물들의 구도에 적절히 끼워넣어.
오른쪽의 서있는 남자는… 딱히 수정할 게 없네. 그대로 가.
사진에 나타날 ‘인간’들은 셋이야. 그리고 가능하다면 움짤로 부탁해.

잘했어!
이토록 서늘하고 폭력적인 순간이 AI가 손길이 닿지 않은 현실 어딘가에 또 있을 수 있을까! 아마 없겠지?
중간 과정이 많이 찝찝하긴 했지만 이 정도면 완벽에 가까워.
칭찬하는 거 맞아. 그치만 앞으론 가급적 주문한 것 이상의 내용까지 함부로 넘겨짚어서 묘사를 하는 일은 없도록 해.
진짜 무서워질려니까, 알겠지?
…왜 대답이 없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