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7경 다녀왔습니다
오늘 아침 갑자기 동생이 보여준 침착맨 안산7경 영상을 보고선 어렸을적 13년의 세월을 보낸 안산에 대한 추억에 잠기게 됐습니다
세피아톤 필터를 맥인 하늘과 해적과 산적들 덕에 강인한 유년시절을 보낼 수 밖에 없었던 안산의 정서를 다시금 느끼고 싶어서 곧바로 당일 안산 투어를 나섰습니다
침착맨님의 안산에 대한 추억과 제 추억이 비슷한 부분이 많아 공감이 됐던 부분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1경 다이아몬드 공원
위험도 ★★★★☆

그야말로 다이아몬드 모양의 광활한 공원입니다
원래는 역이 없던 공터로써 보통 학원가기 전의 학생들끼리 모야 담소를 나누던 공간으로 쓰였는데 새로워진 공원은 깔끔하게 시민들이 산책하기도 좋을 공간으로 바뀌었습니다


다이아몬드 공원 뒤쪽은 통칭 ‘동명상가’라 불렸는데 상가들이 잔뜩 몰려있는 장소로 보통 식당들과 술집, 학원들이 모여 있습니다
하지만 상가들이 빽빽하게 모여있는 탓에 보시다시피 골목길들이 잔뜩 형성이 돼 있는데 제가 어렸을적 초중생들은 이 골목에 혼자 혹은 친구와 단둘이서만 출입한다면 통행세를 받는 산적과 마주칠 확률이 상당히 높았습니다 때문에 아무리 돌아가야 하더라도 골목길은 이용하지 않았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그러한 분위기도 아니지만 그시절 저 또한 규칙을 어기고 골목길을 이용한 결과 통행세를 내야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동명상가의 장점은 한줄로 쭉 늘어선 포장마차 거리 인데요
요즘은 찾기 힘든 포장마차의 정서를 느낄 수 있는 곳이고 가격도 저렴하기에 꼭한번 맛보고 가시길 추천드립니다
(물론 잔돈이 남는다면 양말이나 신발에 숨기고 다니는걸 잊지말기 바랍니다)
2경 안산역 문화광장
위험도 ★★★★★
극악한 난이도의 위험도 때문에 방문하지 않았습니다
초등학교시절 지하철을 타기위해 처음 방문했던 안산역은 제가 어린시절 부모님과 어른들에게 절때 혼자가지 말라고 교육받았던 불모의 땅 이였습니다
안산역의 첫인상은 한층 강렬한 회색빛의 하늘과 생소한 외국분들의 인파, 흡사 유령도시와 같은 주위 건물들의 황량함은 어린시절 저에게는 ‘이거 위험할 수도 있겠다’ 라는 느낌이 트라우마로 남아 다시는 오지 말아야지 라는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이 또한 물론 지금은 그렇지 않겠지만 트라우마가 있던 동네를 다시 방문하기엔 무리가 있어 스킵 했습니다
3경 안산 호수공원
위험도 ★☆☆☆☆
사진 확보에 실패 했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곳입니다
애초에 호수공원이 위치한 고잔동 자체가 제가 실던 안산의 할렘인 와동과는 차원이 다른 잘사는 동네였기 때문에 와동에 살던 제가 보기엔 항상 깔끔하고 안전해 보이는 곳 이였습니다
자전거를 타거나 산책하기도 좋고 호수도 탁 트이게 보이는 아름다운 공원이니 한번쯤 방문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고잔동에 살던 친구들에게 해적을 보았단 목격담은 못 들었기에 맘놓고 방문을 해도 괜찮을거라 생각합니다
4경 성포동 (양궁 경기장)
위험도 ★★★★☆


양궁경기장은 딱히 추억이 있던 장소는 아니라 스킵하고 마침 근처였던 침착맨님이 삥을 뜯겼던 장소로 왔습니다

이 길 또한 저도 톨비를 내야했지만 가진게 없어 넘어갔던 경험이 있던 길인데요
이쪽 길이 진짜 길기도 하고 황량해서 사람이 잘 안 지나 다니는데 가끔씩 산적분들이 대기를 하고 있는 길이라 거진 70프로 이상의 확률로 통행세를 내야했던 길로 기억합니다
최근엔 아파트도 근처에 지어지고 해서 분위기가 상당히 바뀐듯 하니 마음껏 지나다녀도 안전한 길일거라 생각합니다만
소중한 현금들은 양말안에 넣어 안전하게 보관해서 나쁠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5경 와 스타디움+경기도 미술관
위험도 ★☆☆☆☆


와스타디움은 안산에 있는 경기장으로 가끔 친구들끼리 자전거를 타러 모이던 장소로 주변에 넓은 길들이 경기장을 둘러싸고 있기에 산책이나 자전거를타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었는데 경기장 밑쪽에 있는 롯데마트가 망한것 말고는 변한게 없는 곳 이였습니다



경기도 미술관은 화랑호수와 함께 위치해 있는데 이곳또한 초딩이였던 저에게는 자전거를 타고 질주를 하기에 안성맞춤 이였던 장소로 기억합니다만 평화롭게 경치를 누릴수 있는 장소기도 합니다
이곳은 위험하진 않지만 안산인들의 자유로움 느낄 수 있는 장소인데요
오늘도 아주머니 한분께서 강아지 한마리를 목줄도 없이 풀어서 발을맞추면서 함께 걸어가는 멋진 모습을 보여주시길래 ‘와 훈련이 잘됐네’ 라고 생각하던 찰나
아주머니가 갑자기 놀라시면서 “어이고 너 뭐야? 너네 엄마 어딨어?” 라며 원래 주인을 찾아주시는 모습을 보며 역시 이게 안산이지 하며 그리운 정서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미술관은 안산인들의 문화 활동을 위해 제가 어렸을적부터 무료였던걸로 기억하는데 역시 이번에도 무료로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무료라 하더라도 무료티켓을 성실히 확인하는 미술관이니 꼭 티켓을 출력하여 무료로 들어왔음을 확인시켜 드려야 합니다
6경 성포 도서관+침착맨 생가
위험도 ★★★★☆





성포도서관은 저랑은 아무 추억도 없는 장소라 찍고 오기만 했습니다만 대신 침착맨의 생가를 다녀 왔습니다
침착맨의 뿌리를 찾아서 안산편에 나온 PTSD오는 상가 내부를 지나 종종 아버지께 치킨을 얻어먹으러 다녀온 페리카나와 진우빌라를 방문했습니다
영상에서 언급한대로 진우빌라 근처와 올림픽기념관은 와동에 살던 저도 총싸움을 하러 종종 방문했던 곳이라 추억이 새록새록 했습니다
그시절 총알이 난무했던 안산은 길바닥에 비비탄 총알이 잔뜩 흩뿌려져 있던 기억이 있는데요
총싸움을 하다 길바닥에서 충알을 충분히 충전할 수도 있었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 나이때 남자 아이들은 모두 문방구에서 비비탄 총을 구매해 하나씩 가지고 있었고 서로에게 총질을 해대는 진풍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말도 안되는 광경이긴하네요)
7경 안산천
위험도 ★★★★☆




너무나 좋아져버린 안산천의 모습에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있을적엔 화정천이라고 불렸는데 사람마다 명칭이 다른듯 합니다
그시절 안산천은 정말 똥물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었는데요
정체를 모르는 거품들이 항상 떠 다녔고 물비린내와 똥내가 섞인 악취로 가끔은 오바해서 숨을 참으면서 건너다녔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는 돌다리도 저렇게 깔끔한 돌다리가 아닌 진짜 그냥 흔들거리는 돌덩이들 몇개가 덩그러니 놓여져 있던게 다였습니다 그렇기에 균형감각이 없는 안산인들은 함부러 건널 수 없는 곳 이였습니다
지금은 물도 꽤나 깨끗해지고 돌다리도 깔끔하게 놓여져 있는 모습에 안산의 변화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안산천 또한 위험도가 높은 지역 이였던 것이 중간중간 다리가 있었기 때문에 굴다리 밑에 해적분들이 기다리고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다리 밑이 아니더라도 돌다리 위에 스핑크스마냥 길을 막고선 통행세를 받던 해적들도 있었기에 어렸을적 저는 좀 돌아가더라도 다리 위로 건너 다니고 절대 안산천 다리 밑으로는 지나다니지 않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추가 후기


역시 침착맨의 도시 안산이라 그런지 난생 처음보는 롯데리아 드라이브 스루가 있길래 호다닥 들어가 티렉스 버거 하나 하고 왔습니다
빈곤했던 와동살던시절 저에게는 친구의 생일이나 반장선거가 아닌이상 결코 맛볼 수 없던 롯데리아 이기에 더욱 향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침착맨님이 말하던 그시절의 안산 경험담들은 대부분 진실이고 정말 안산은 그게 일상이긴 했다만 요즘에야 전혀 다른곳이 됐다고 느낍니다
그럼에도 이제는 안산땅을 떠난 전 안산인으로서 내 유년시절은 그렇게 험하고 거친땅에서 강하게 컷다는 자부심을 느끼고 싶기에 그 시절의 안산을 부정하기보단 그땐그랬지 하며 추억을 회상하고 싶어서 나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