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민은 사랑일까요?
20살부터 5년동안 만난 남자친구가 있었습니다. 그때는 지금보다 더 어렸고 어설펐던 시절이라 서로에게 상처도 많이 주고 많이 울었던거같아요. 서로가 서로에게 첫사랑이라 모든감정을 다 공유했었고 서로에게 솔직했어요. 서로 안만나고 있어도 무엇을 하는지 짐작이 갔고, 좋은 감정 그리고 부정적인 감정도 많이 공유했었어요. 서로 헤어지고싶어도 귀소본능을 느끼듯 서로에게 돌아갔고 계속 엉킨 실 상태로 관계가 유지되었어요.
그러다, 남자친구가 유학을 가게되었어요. 한동안은 계속 연락을 하고 지냈었지만, 몸이 멀어지면 마음이 멀어진다는 말처럼 정말로 헤어지게 되었어요. 서로 울고불고 헤어지거나, 누구 한명의 잘못으로 헤어진게 아니라서 엉킨 실은 방치된 상태로 마음 한켠에 남아있었어요.
그러다 2년후인 지금, 연락이 닿아 연락을 하다가 만나게 되었어요. 만나기 전, 여러가지 걱정이 많았어요. 예전의 그남자밖에 없었던 나로 돌아가버릴까봐 걱정되었고, 그 남자가 너무 잘살고있을까봐, 또는 너무 못살고있을까봐 걱정이되었어요. 하지만 정작 만나보니 걱정이 무색하게도 그남자는 조금 우울해졌지만 예전의 그 모습이었습니다. 신기한건 제 마음이었어요. 설렘이나 떨림, 부끄러움, 가식부리고싶은 마음 등 연애할때 당연하게 드는 마음은 전혀 들지않고, 편안함과 연민을 느끼더라고요.
그 남자의 상황이 안타깝고, 내가 옆에 있어주고싶고, 걱정되고, 도와주고싶은 감정은 과연 사랑일까요? 제가 생각하기엔 그 남자한테 느끼는 감정은 사랑보다는 연민, 모성애같은 감정인데 이것도 사랑의 일종인지 아니면 그냥 깨끗하게 정리를 해야하는 시점인지 고민입니다.
제 주위에 남자사람이 없어 침착맨님이랑 한국인분들의 의견을 듣고싶습니다. 조언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