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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에 놀이공원(amusement park) 다녀온 사람

효자 이섬
23.12.26
·
조회 262

안녕하세요. 침디 그리고 일일bj,dj,디스크쟈키,mc,불침번 당번,침튜브어워즈노미네이터, 기타등등 그리고 시청전문팀에 계신 많은 개청자여러분.

여러분의 크리스마스는 안녕하십니까? 저는 올해도 솔로메리크리스마스를 보냈습니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도 여전히 솔로인 저와 친구는 이악물고 재밌는 연말을 지내기위해 눈을 빛내며 최고의 계획을 세웠습니다.

원래는 그냥 따뜻한 집에서 조촐하게 와인한병씩 입에 물고 하우스파티나 하려했는데, 어쩌다 보니 놀이공원 이야기가 나와 갑작스럽게 너구리월드(이하  ㄹ월드)에 가게 되었더랬죠.

 

친구와 저는 둘다 집이 강남구에 소재하고있어 위치도 가깝고 또 놀이공원에 안간지 꽤(대략 1년가량) 되었는데다가,

지난번 너구리월드에서 꽤나 재밌던 기억과 아쉽게 몇몇 인기 어트랙션을 그날 점검중이라 못 탔던 기억때문에

많이 춥지 않을까? 사람이 개미떼마냥 많지 않을까? 하는 뒤늦은 고민은 이유를 알 수 없는 맹목적인 놀이공원에 대한 집착과 꼭 재밌고 신나게 연휴를 보내겠다는 마음이 합쳐져 무의식이 보내는 질문들을 회피하고 말았더랬죠.

 

결국 그 날이 와버렸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오픈 30분전에 도착한 저희는 길거리에 사람이 없길래 눈치게임에 성공했다며 좋아했는데 이게 웬걸,

내부에 들어서자마자 온통 사람, 사람이었습니다. 줄이 무슨 다들 전날 밤부터 텐트치고 기다렸는지 어마어마 했어요. 

그렇게 겨우겨우 내부로 들어가자마자 타코 한사바리 때린후 크게 긴 대기시간 없이 이런저런 실내 어트랙션을 즐겼습니다.

“뭐야, 생각보다 사람이 적은데? 들어올 사람이 다 줄 서있어서 그랬나봐” 하며 밖에 있는 섬 형식으로 된 놀이공원 외부로 나갔는데 이런,

잔뜩 기대하고 찾은 야외 롤러코스터 줄이, 놀이공원 전체를 휘감을 정도로 긴 것 이었습니다.

그래도 이미 실내에서 탈것은 다 탔고 외부에서 타고싶었던 것은 두개정도였던데다 아직 시간도 오후 4시가량이라 넉넉해 저희는 기다리기로 하였습니다.

줄은 굼벵이가 움찔거리며 앞으로 나아가듯 오분에 반발짝씩 나아갔습니다. 점점 체온은 떨어지고 해는 지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해가 완전히 지고 저희는 생각했습니다. 내가 지금 줄을 서고 있다고 볼 수가 있나? 나는 그냥 추운데 밖에 서있는 사람이 아닌가?

제대로 된 대기줄이 아닌 그냥 놀이공원 길바닥에 대충 사람으로 이어진 줄은 그런 생각이 들기에 충분했습니다.

발끝은 이제 완전히 감각이 사라지고 아킬레스건은 꽁꽁얼어 얼음막대를 종아리아래에 박고 있는 것 마냥 움직이기가 어려워졌습니다.

드디어 장장 4시간의 기다림 끝에 저희는 롤러코스터에 탑승했습니다. 그런데 자리에 앉자마자 느껴지는 한기…

롤러코스터의 안전바는 위에서 내려오는 형태가 아닌 아래에서 다리와 오금만 잡아 눌러주는, 그야말로 휑하기 그지 없는 구조였고

이미 추위에 미쳐버린 저는 두려움에 휩싸이기 시작했습니다.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롤러코스터는 출발했고, 저는 냉각기 체험이라는 것은 이런 거구나, 생각했습니다.

여러분 여름에 에어컨 많이 트시나요? 앞으로는 에어컨 냉각기에 돌려지며 차갑게 굳어가는 공기들에게 감사와 미안함을 꼭 전하십시오.

롤러러코스터가 자유롭게 위아래로 상승과 하강, 그리고 360도 회전을 하는 동안 저는 추워서 빳빳히 굳은 몸으로 그 무엇도 느낄 수 없었습니다…

중간 중간 멈춰 설때 마다 들리는 소리는 꺄악! 아아악! 같은 비명소리가 아닌, 아 she pearl!!! John, 나 추워!!! 였고 저 또한 마찬가지로

와 너무 추운데??? 이게 맞나??? 하는 생각을 계속 할 수 밖에없었더랬죠.

롤러코스터에서 내린 후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 하던 저는 뒤늦게 그 생각이 났습니다.

원래 오늘 계획은 따뜻한 집에서 와인파티 였다는 걸요… 어쩌다 이렇게 된 것일까요?

여러분의 크리스마스는 안녕하셨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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