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구들 데리고 신도시로 이사 vs 다른 광역시로 이사
제목은 좀 단편적으로 적어보았는데요,
개인적 취향이나 호불호를 떠나
단순히 환경적으로는 어떤 점이 다를까 비교해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서 적어봅니다. ㅎ
일단 방장님처럼 코어팬이 충분히 두터운 분들에겐 확실히 치지직이 조금 더 편하겠지요.
순수 미개척지에서 기존의 분위기를 최대한 유지하며 해당 플랫폼 문화를 직접 만들어갈 수 있을 테니까요.
대신 새로운 유입을 많이 기대하기 어렵겠지만 이건 또 네이버의 접근성이 워낙 사기다 보니,
본격적인 오픈 후에 어떻게 될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네이버 서비스와 이것저것 연계되다 보면 너무 광범위한 접근성 덕분에
네웹처럼 어린 친구들이 많이 오거나 대중의 눈에 괜히 더 띄게 될 수도 있을까 하는 상상도 해보구요 ㅋㅋ
애초에 네이버 ‘게임’ 안에 만들어지니 중심 주제는 비슷하겠지만
트위치처럼 아는 사람들끼리 보는 서브 컬쳐 느낌의 사이트와는 다를 것 같아요.
트위치가 규모로는 아프리카 만큼 커졌어도 대중 노출도에서는 뭔가 안전한? 우리만의 리그 느낌이 있었거든요.
다만 시청자 수가 작은 스트리머들은 플랫폼 서비스가 안정적이고 당장의 규모가 큰 게 더 중요할 수도 있겠습니다.
전체 파이가 커야 한번이라도 클릭 받을 기회가 늘어나고
참여할 수 있는 공식 행사도 더 많이 열릴 테니까요.
화질 저하 이후 아프리카로 넘어가신 분들 중에는 그런 이유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게임 외 주제가 많은 곳이라도 어쨋든 국내 스트리밍 사이트 중에서는 가장 크니까요.
반면에 덩치가 큰 대기업이 다른 광역시로 가게 되면
아무래도 서로의 문화가 견고하다 보니 적응하는 과정이 길 것 같습니다.
방장도 치지직에서 방송할 땐 기존 청자들과 함께 새 플랫폼을 살펴보는 느낌이었다면
아프리카에서 할 때는 존댓말하면서 그쪽 시청자분들과 소개팅 하는 느낌이더라구요 ㅋㅋ
옛 추억이 있으면서도 당장은 서로 손님인 입장이니 신선한 기분도 나는 것 같구요.
'저 어릴 때 여기 살았었는데 아직도 그 가게 있나요? 히히' 하면서 수다떠는 느낌?
다만 외지인으로 놀러가는 것과 이사가서 터를 잡는 건 완전히 다른 일이 되겠죠.
특히 기존 플랫폼에서도 자극적인 방송을 잘 안 보던, 삼삼한 스타일의 청자들에게는
이사 가는 도시가 수위 높은 고담시처럼 느껴지는 경우도 있는 것 같구요.
당연히 고담시 안에도 열심히 사는 소시민이 훨씬 많을 테고, 실제로 침하하에서 애정하는 방송인 분들도 계시지만,
매일 같이 지나다니는 길목에서 취향에 맞지 않는 방송을 볼 일이 많아지고
‘너 어디 살아?’ 들었을 때 ‘나 고담시 살아’ 얘기하면
왠지 나도 갱스터 관련된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일까봐 괜시리 걱정되는 그런 마음이 드는 분도 있는 것 같아요.
이미 그곳에서 오랫동안 살던 사람들과 융합되는 과정이니 잡음도 있겠지요.
저는 트위치에 풍월량님을 따라 오게 됐었는데
그 당시 트위치가 신생인 편이었음에도 나름의 적응 기간이 있었던 거 같거든요.
영도 신고식이라며 해피나루를 줄창 보다가,
처음에는 뇌절 씹덕이라며 짜증내던 사람들이
후발 주자로 이사온 방송에 가서 너도 한번 당해봐라 낄낄하며 즐기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프리카와는 상황도 환경도 다르지만 결국 지나가면 추억이 될 수도 있겠죠.
무엇보다 아프리카 스스로도 이미지 개선을 하려는 시도가 조금씩 보이는 거 같기도 합니다.
대규모 시청자층이 스트리머와 함께 이동하는 시기이니
아프리카 입장에서는 시청자 유입과 함께 그동안의 이미지를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겠죠.
그들을 설득할 만큼의 변화도 결심해야하겠지만요.
어찌됐든 선택지가 유일하지 않아서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스트리머와 시청자 유치를 위해 플랫폼끼리 경쟁하면 결국 모두에게 이득이 될테니까요.
저희는 방장과 같이 거기서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었으면 좋겠습니다.
쓰다 보니 너무 길어져서 임시저장만 해뒀던 글인데
날리기 아까워 올려봅니다.
가독성이 1도 없지만 세줄 요약도 없으니 잘 봐주시고
다들 즐거운 크리스마스 게임 이벤트 보내십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