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중반... 아직도 전 앵기고 싶습니다.

디제이님 그리고 강날편 가족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1주 전에 중고로 첫 차를 산 보초운전맨입니다.

차에 별로 관심도 없고 운전면허는 15년째 장롱에서 숙성중이었는데요,

최근 조금 외진 곳에 직장을 새로 구하고 두 달도 못버티고 차를 사버렸습니다.

10년동안 13만km 주행한 SUV(스포티지)에요.

제 취향대로 고른 건 아닙니다.

얇은 귀로 주변 사람들의 말을 듣다가

그냥 '젓가락 같은 건데 대충 사지 뭐‘하면서 정했어요.

그런데 벌써 1주일이나 됐는데, 아직 정이 들지 않아요.

저 너무 매정하지 않나요? 

그사이 함께 처음으로 경험한 일이 얼마나 많은데.

그런 생각을 하다가 저는 놀라운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제가 자동차에 대한 호불호라고 생각했던 것은 사실….

‘앵길 대상에 대한 욕구’일 뿐이었어요!

즉 제가 호감을 느꼈던 건  ‘턱을 괼 수 있는 귀퉁이'였어요.

이런 자세로 말이죠.

이런 자세를 취하기 편한 높이는 제 기준 140~150cm정도로,

i30 등 해치백, 스파크, 모닝 등이 해당합니다.

제가 가장 끌렸던 차들이에요.

세단은 전고 자체는 비슷하지만, 뒤쪽이 비스듬하니까 저렇게 기댈 귀퉁이가 없고요.

저 기준에서 살짝 벗어나는 차들을 생각해보니 더 놀라웠습니다.

제 마음속에 있던 순위와 전고가 거의 정확하게 일치하더라구요.

코나 155cm 캐스퍼 157.5cm 소울 160.5cm 티볼리 162cm… 이런 식으로요.

저는 어릴때 시도때도 없이 저런 자세로 친구들에게 앵겼습니다.

하지만 그런 인재들은 언제나 부족했어요.

키도 남자치고 살짝 큰 편인데 중딩때부터 80kg이상 체중을 유지했거든요.

짐작하시겠지만 채 20대 중반이 지나지 않아

제 주변에 그런 인재들은 단 하나도 남지 않고 모두 사라졌씁니다….

오늘 저는 인류의 기술문명이 얄밉습니다.

어째서 수천년을 함께한 말(승용)을 그렇게 순식간에 저버렸나요?

생명공학을 좀 더 빨리 발전시켰더라면 아직 말에게 경쟁력이 있지 않았을까요?

자율주행 기능도 장착돼있는데….

오늘 저는 적성과 진로에 대한 고민에 빠져듭니다.

저는 말 관리사 같은 직업을 얻어야 했던 것 아닐까요?

지금이라도 페가수스 로봇 같은 걸 개발해야 하지 않을까요?

혹시 그러다 대박나서 일론 머스크처럼 돼버릴지도?

그리고 여자친구 얘긴 하지 마세요.

평생 있어본 적이 없으니까 😭

물론 이상형은 어깨가 140~150cm 정도에 제가 기댈 곳이 되어 주는 여성입니다.

첫 조건은 몰랐던 건데 호감을 느꼈던 분들 키에서 대충 머리길이 빼보면 그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