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세계에도 진짜 '맞춤법 용사'가 있었잖슴~~~
https://n.news.naver.com/article/028/0002531928
https://n.news.naver.com/article/028/0002532604
https://n.news.naver.com/article/028/0002533543
“어문 규범을 없애면 다양한 철자가 공존하게 된다. ‘마르크스’와 ‘맑스’, ‘도스토옙스키’와 ‘도스또예프스끼’를 보고 ‘이렇게도 쓰나 보군’ 하며 넘어갈 수 있다. 사회적 분노 지수를 낮추고 다양성에 대한 포용력이 생긴다.”
“불문율이 언어의 본질에 맞는다. 말에는 사회성과 함께 역사성이 뒤엉켜 있다. 그래서 늘 애매하다. 강조점에 따라, ‘닦달’을 쓸 수도, ‘닥달’을 쓸 수도 있다. 말에 대한 의견 불일치의 유지와 공존이야말로 말에 대한 상상력을 촉발한다. 야구에서 ‘9회에 10점 이상 이기고 있는 팀은 도루를 하지 않는다’고 법으로 정해놓았다면 얼마나 재미없나. 성문법을 없애야 지역, 사람, 시대에 대한 관심이 살아난다. 말의 민주화와 사회적 역량 강화는 성문법의 폐지에서 시작된다. 꿈같은 얘기다.”
“맞춤법을 없애자는 주장은 결국 ‘표준어’를 없애자는 것이다. 표준어를 정하는 주체를 국가에서 시민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표준어에 대해 말들이 많으니 국가는 ‘복수 표준어’라는 묘안을 제시했다. 그 결과, 해방 이후 최고 희소식인 ‘짜장면’의 표준어 등극. 2011년 일이다. 10년 동안 5회에 걸쳐 74개가 표준어로 바뀌었다. 말은 날아다니는데 국가는 느리다. 심의회 횟수를 늘리고, 복수 표준어를 확대한다고 해결할 수 없다. 국가가 개입하지 않는 게 답이다.”
“어문 규범을 없앤다고 혼란에 빠지지 않는다. 어문 규범은 이미 뿌리내렸다. 올바르게 철자를 쓰라는 요구는 이제 문명인의 ‘최소’ 기준이자 사회적 장치다. 학교 교육, 다양한 미디어 환경, 공공언어 영역은 언어의 공통성을 유지하는 버팀목이다.”
방금 전까지 침착맨님 ‘맞춤법 용사’ 영상 보고 예전에 <의미의 탄생>이라는 교양 수업 들었던 교수님께서 해주신 말씀들과 칼럼이 떠올랐습니다.
참 서글서글하시고 능글맞으셔서 지금 생각해보면 침착맨님이 떠오르기도 하네요.
국어학자 중에서도 나름 진보적인 논변을 펼치시는 분이라고 알고 있는데, 그분께서 추천하시던 <배를 엮다>라는 일본 소설도 떠올랐습니다.
그 소설에서도 언어를 고착화시켜 생명력을 잃게 만들기보다는, 생명력을 지녀 꿈틀거리는 언어를 최대한 포착하고자 하는 사전을 만드는 것이 꿈인 청년이 나옵니다.
물론 그 청년도 처음부터 그랬던 것이 아니라 이전에는 ‘맞춤법 용사’처럼 답답한 원리주의자에 가까웠습니다.
이번 ‘맞춤법 용사’ 영상을 보고 재미나셨던 분들께서는 위 소설을 읽으시면 그와 같이 깨닫는 과정을 보다 섬세하게 느끼실 수 있으리라 생각하여 추천합니다. (영화로는 <행복한 사전>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에 번역되어 상영된 바가 있습니다.)



p.s. 참고로 작년에 스브스뉴스에도 "22학번이랑 '반말 모드'하는 50대 교수의 정체"라는 제목의 영상으로 출연한 적도 있으신 교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