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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벤저스: 펄 다이너스티

치마하하
23.02.20
·
조회 673

「아직… 아직부족해….. 이대로는 안돼, 내가 과학을 더 널리 퍼뜨려야 해!」

 

2023년 2월 23일 침투부 스튜디오, 오늘은 과학특강이 아니었지만 궤도는 어쩐지 평소보다 더 많은 과학얘기를 한 것만 같았다.

 

하지만 너무 신이나서였을까 궤도는 평소보다 쓸데없는 말을 많이 해버렸고 자칫 본인의 정체가 발각될 뻔하기도 했다.

 

「휴우~ 나도 모르게 기계옹호론자가 되어버렸네 잘못하면 내 정체를 들킬 뻔했어… 방송 끝날 때 보니까 침착맨님이 약간 날 의심하는 표정을 짓던데 착각이겠지?」

 

궤도는 속으로 안심을 하며 침착맨이 방송을 끄고 밖으로 나가 2수자와 대화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원본박물관 영상은 올리지 말아달라고 할까?」

괜한 걱정이 앞선 궤도는 일단 본인 짐을 챙긴 뒤 침착맨에게 수고했다며 인사를 건네며 원본영상은 올리지 말아달라고 부탁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바로 그때 등 뒤에서 살기를 감지한 궤도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고 눈앞에 시커먼 물체가 날아드는 걸 보았지만 미처 피하지 못했다.

 

‘깡!’

 

분명 궤도의 머리를 직격으로 타격했을 터인데 두개골의 둔탁한 파열음대신 청명한 금속끼리 부딪히는 소리가 침투부 스튜디오에 울려퍼졌다.

 

이후 떨어져 나간 피복과 파지직거리는 스파크 소리 그리고 기계부품 몇개가 바닥에 나뒹굴며 내는 소리 등등이 침투부 스튜디오를 가득 메웠다.

 

“젠장 뒷통수를 쳐서 한번에 끝내려고 했는데 눈치 한 번 빠르네”

 

침착맨은 나지막히 욕지거리 해대며 금속배트를 다시 움켜쥐고 흉측한 모습을 한 궤도를 향해 소리쳤다.

“역시 내가 이럴 줄 알았어! 어쩐지 이상하게 기계편을 계속 들더라니!”

 

흉물스러운 기계부품이 궤도의 두개골대신 드러났다. 당황한 궤도는 그래도 평정심을 되찾으며 침착맨과 대화로 풀어나가려했다.

 

“침착맨님 드래곤볼 많이 보셨죠? 저는 그러니까 트랭크스 같은 존재에요 미래에서 여러분들을 구하기 위해 과거로 온 겁니다.”

 

“궤소리 집어치워! 태완씨!!!!!”

 

침착맨의 호령에 2수자, 4수자, 6수자가 금속배트를 한손에 쥐고 잇따라 나타났다.

 

하지만 궤도는 웃으면서 침착맨에게 말했다.

 

“침착맨님 그런 야구배트로는 저를 상처 낼 수 없어요 방금은 방심해서 그랬지만 말이죠. 우리 일단 대화로 한 번…..”

 

궤도의 항변이 끝나기도 전에 침착맨은 호쾌한 스윙으로 궤도의 복부를 가격했다. 미래의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기계인간, 궤도는 그깟 알루미늄 배트로 때려봤자 별 일 없겠거니 생각하며 딱히 피하지도 않았다. 그저 알루미늄 배트가 망가지면 그 다음에 차분히 대화로 풀어나가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엄청난 굉음이 울리며 복부가 움푹꺼지며 파괴되었다.

 

궤도는 아직 무슨 일이 생긴 지 깨닫지 못하면서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아무리 안산 출신이라고 해도 알루미늄 배트로 30세기의 합금기술을 가진 티타늄 바디가 부서질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궤도가 이유를 찾기 위해 열심히 연산을 하는 동안 의기양양해진 침착맨이 자세를 고쳐잡으며 말했다.

 

“이게 평범한 알루미늄 배트인 줄 알았으면 큰 오산이야 이런 날이 올 줄 알고 특별히 제작한 비브라늄 배트거든”

 

‘아차차 비브라늄이라니! 어째서 그런 귀한 물건이 지구 반대편 강동구에 있단 말인가!’ 이제 진짜 생존 위기를 느낀 궤도는 방어모드를 켜려고 했지만 4명의 호쾌한 몽둥이 찜질이 이미 궤도의 연산을 방해하고 있었다.

 

“5, 6, 7, 8 앗-싸 좋구나!”

 

물 만난 물고기처럼 침착맨과 3명의 침투부 수호자들은 궤도라 지칭하는 기계덩어리를 고철로 만들때까지 폭력의 4중주를 멈추지 않았고 곧이어 여러 크고작은 폭발음이 들리며 궤도는 폭발하고 말았다. 자신이 소싯적 안산의 금속배트라 불렸다면서 침수자들에게 본인의 과거를 자랑하는 침착맨의 발 밑으로 데구르르 굴러간 궤도의 머리는 파지직 거리면서 그 기능이 멈춰가고 있었다.

 

「아… 안돼….. 내가 이대로 사라지면….. 과학을 더 퍼뜨려서... 문명을 발전시켜야…. 내가 지금 파괴되면 안돼….. 그… 그가….」

 

마지막으로 기동하는 걸 멈추기 직전 궤도는 단발마의 음성을 내뱉고 작동을 중지했다.

 

‘내가 파괴되면… 과학이 발전하는.. 세계선이 단절되면…. 그가 올거야… 정복자 펄이…!’

 

하지만 궤도의 마지막 경고도 이미 음성기관이 부서져서 지지직거리는 소리로밖에 들리지 않았고 그 소리가 시끄러웠는지 침착맨은 궤도의 머리를 들더니 배트를 휘둘러 창밖으로 날려버렸다 ‘깡’ 소리를 내며 날아간 궤도의 머리는 목동구장이었으면 아마 담장을 넘어갈 정도로 멀리 포물선을 그리며 사라졌다.

 

“이거 얼른 치우고 퇴근합시다”

 

남은 궤도의 몸통과 여기저기 나뒹구는 기계부품들을 치우려던 차에 그 뒤로 포탈이 열리며 낯설지만 익숙한 형체가 그들앞에 나타났다.

 

“병건아 고마워 덕분에 내가 여기 올 수 있게 됐다”

 

어리둥절한 4명 앞에 정복자 펄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섰다. 하지만 쎄한 기운을 느낀 침수자들은 곧 자세를 고쳐잡고 이내 그에게 덤벼들었다.

 

“내가 왜 사람들이 안사는 고기동 산자락으로 이사갔는지 몰랐지? 내가 더 큰 작업실을 구한다고 했을 때 말렸어야지….. 그 모든 일들이 다 오늘로 이어진거야 내 탓하지마라 병건아, 내 이름은 정복자 펄! 미래에 엄청난 기술들을 얻어서 이렇게 변할 수 있었어 다 너에게 복수하기 위해! 앞으로는 날 주호민이 아닌 정복자 펄이라고 불러라”

 

가볍게 침수자들을 제압한 정복자 펄이 침착맨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X됨을 감지한 침착맨은 자신이 이길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비브라늄 배트를 내려놓고 정복자 펄을 바라보았다.

 

“아아 해냈구나 호민이형”

 

하지만 포기도 잠시 그의 반골기질이 다시 고개를 들며 비브라늄 배트를 집어들고 정복자 펄에게 덤벼들었다. 정복자 펄은 침착맨에게 소리를 치며 양손에서 무시무시한 파괴광선을 내뿜었다.

 

“오늘이 바로 원펀데이다!” 

침투부 스튜디오는 엄청난 굉음과 함께 흔적도 없이 산산조각이 났고 그렇게 세상은 대충 멸망했다.

댓글
무지개공짜
23.02.20
이상하리만치 무생물에 마음을 느끼는 궤
치마하하 글쓴이
23.02.20
???: 머리를 한번 갈라봐야...
청류파
23.02.20
정복자 펄 개쎄보인다 ㄷㄷ
치마하하 글쓴이
23.02.20
파괴빔~
https://resources.chimhaha.net/comment/1676867431435-whe621zo3xr.gif
침낙수나문
23.04.01
그렇게 세상은 대충 멸망했다.
굉장히 마음에 드는 문장이군요.
치마하하 글쓴이
23.04.01
https://resources.chimhaha.net/comment/1680348621212-szbjrxbwtkj.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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