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썰 재미없죠? 하나만 던지고 갑니다잉
귀신 본 후임
새벽 2~3시쯤인가? 슬슬 쌀쌀해지던 초겨울이였음
근무끝나고 후임이랑 복귀중이였음
탄약고 근무였던걸로 기억함
막사 들어가서 뽀글이 먹자며 싱글벙글 복귀중이였는데
막사가 가까워질수록 우리 생활관에서
커튼 사이로 불빛이 세어나오는걸 본거임
이 새벽에 뭐지? 싶어서 빠르게 복귀를 했는데
생활관 바닥은 피바다고
당시 후임이 누웠던 2층침대의 매트리스는 피로 다 젖었음
넋이 간 후임들은 한명은 몸에 피를 묻힌채 멍하니 앉아있고
생활관 막내는 대걸레로 피를 닦고있었음
당직 사관도 자리에없고
불침번이랑 당식병까지 없길래
넋 나간 후임들이 정신차릴때까지 기다리고
흡연장에 맞후임 데리고 나가서 물어봤음
누가 싸웠냐? 누가 가위같은걸로 찌른거냐? 무슨일이냐? 물어보니
사건은 이러했음
사실 우리 생활관은 행정반과 제일 멀리 떨어진 곳이라
오는 분대마다 다 부조리때문에 영창을 가거나 문제가 많던 생활관이였음
그래서 부대 내 부조리가 없고 생활관 분위기가 좋은 우리 분대가
그 생활관으로 이사한지 몇달 안됐는데
사실 신막사에다가 분대별 생활관이라 복도가 길어서
불침번 근무자가 잘 안오는 곳이였는데
마침 그 시간대 불침번 근무자중에 완전 중대 막내가 있어서 근무를 FM으로 선거임
우리 생활관에 들어섰는데
이상한 물끓는 보글보글 하는 소리가 계속 들렸다는거임
이등병이라 LED도 못켜고 소리를 쫓아 가다가
계속 한 침대에서 들리길래 조심스럽게 led를 천장에 비췄는데
우리 분대 후임중에 한명 입과 코에서 피가 줄줄 새고있었고
그 피가 매트리스를 따라 1층으로 떨어질정도였다는거임
보글보글 소리는 그 후임병의 힘겨운 숨소리였음..
너무 무섭고 놀란 불침번 근무자가
바로 행정반으로 뛰어가 당직병이랑 당직사관을 데려와 응급처치를 급하게 하고
의무대로 업고 나갔던거임
다행히 건강 상 아무 문제없었지만 그친구는 하루종일 제정신이 아닌채로
의무대에 있었고
생활관에 복귀해서 이것저것 물어보고 더 소름이 돋았음
그날 새벽에 자다가 생활관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서
아 근무다녀온 고참(나)이 복귀했나보다 하고
수고하셨다라고 말하려고 잠시 일어났다는거임
근데 분명 문은 열려있는데 내 실루엣이 보이질 않자
눈을 비비고 다시한번 문쪽을 바라봤는데 왠 눈이 없는 꼬마아이가
자신을 빤히 쳐다보더라는거임
애가 깜짝 놀라서 쳐다보다가 정신을 차렸더니
다음날 의무대 침대 위 였다고 했음..
걘 체력도 좋고 항상 성실해서 모든 고참들한테 이쁨받던
건강한 애였는데
갑자기 그렇게 가위 비슷한걸 눌리고 죽을뻔했다는게 너무 소름돋았음
그 친구는 휴가 나가서 검진까지 다 받았는데
건강에 아무 이상 없다고 했고
소대장은 생활관에 귀신을 쫓는다며
본인 셀카를 프린트 해 달마도처럼 생활관에 걸어놨음
정말 신기하게도 그 뒤로 귀신봤다는 사람은 없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