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풀코스 대접받고 돌아간 거북이 이야기

1964년 5월 26일, 200~300살쯤 먹은 듯한 길이 130 cm, 폭 80 cm 남짓한 바다거북 한 마리가 부산광역시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에 알을 낳으러 온 적이 있었다.
처음 발견한 사람은 거북을 잡아서 당시 동물원이 있던 창경원에 기증하려 했지만, 지역 주민들이 이런 영물을 함부로 대하면 안 된다며 반대해서 그대로 뒀다고.
해운대 온천이 막 개발에 들어간 때였는데, 사람들은 거북이 나타난 것은 대단한 길조라고 여겨서 크게 기뻐했다고 한다. 노인들이 와서 영물이라고 절을 하고, 굿을 베풀고 의사들이 와서 거북의 다친 지느러미를 치료해주고 시민들이 꽃가마를 태워서 부산시내 관광까지 시켜주었으며 승려들이 와서 불경까지 읊어주었다.
부산 유람도 하고 술과 함께 안주로 조개도 얻어먹은 거북은 27일에 수많은 인파가 보는 가운데 태연하게 알 150개를 낳은 뒤 이튿날 28일, 시민 3만 명이 환송하는 가운데 용궁으로 돌아갈 때 쓰라고 현장에서 기부한 노잣돈까지 만 5천 원이나 받아갔다고 한다.(경향신문 1964년 5월 30일자 기사)
당시 거북의 얼굴을 만지면 수명이 3년은 늘어난단 따위 풍설이 돌아서 거북의 인기는 대단했는데, 웬 미국인까지 한 명 나타나서 현금 2만 원을 내놓으며 자신의 이름을 새긴 목걸이를 거북에게 증정해달라고 요구했다고.
경향신문, 동아일보, 대한뉴스까지 이 거북을 용궁의 사자라고 보도할 정도였으며(반은 농이지만서도) 조선일보는 아예 거북옹(翁)이라고 존칭까지 붙이는 등 이 이름 모를 거북이는 부산에서 대접을 잘 받고 갔다.
물론 우연이지만 이 이후 해운대의 개발이 잘 되어 현재 부산의 랜드마크이자 국내 최고의 해수욕장이 되었으니 거북이 나타난 게 확실히 길조였긴 한 모양.
(나무위키 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