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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봤던 투신 장면

노랭이에유
22.12.17
·
조회 8229

사실 누군가가 투신하는 장면을 본게 아니라 투신 이후 바닥에 쓰러져 있는걸 봤습니다.

 

저는 살고있는 아파트 바로 옆에 있는 고등학교를 다녔습니다.

그래서 학교에서 저녁을 먹은 이후에 잠깐 비는 시간동안 집에서 쉬고 야자를 하곤 했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벚나무에 열매가 열리던 시기였으니 봄이 끝날 무렵이였습니다.

여느 때처럼, 모퉁이를 돌아서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놀이터를 지나면 있는 저의 집에 가려했습니다.

 

그런데 모퉁이를 돌자마자 저의 발밑으로 2m정도 떨어진 곳에 ,한 남성이 머리를 바닥에 두고 누워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 남성이 누워있는 곳에 진한 보라색의 액체가 흥건하기에 근처 벚나무의 열매에서 나온 즙인줄로만 알고, 누워서 버찌열매를 먹는 이상한 사람이라 생각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왜 이런 생각을 했는지는 스스로도 의문이지만, 그 당시에는 죽은 사람일 것이라 전혀 생각치도 못했습니다)

 

그러자 바로 옆에 있는 놀이터에 있던 아이들과 어머님들이 소리를 지르며 뛰어가고 119를 연신 부르기에 그제야 상황파악이 되었습니다.

 

저도 스스로 믿기 어렵지만 제가 몇초만 더 빠르게 걸었다면 바로 눈앞에서 투신 장면을 봤을 수도 있고, 운이 나쁘면 저의 머리위로 떨어졌을 수도 있었습니다.

그나마 모퉁이를 돌았기에 그 장면을 못 본것이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원래대로면 놀이터를 가로질러 집에 가야하지만 그 쪽으로는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고 먼 길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걸어가는 동안 ‘내가 본게 진짜인가?’라는 의문을 품으며 집에 왔습니다.

집에 도착하니 누나가 있었고 누나에게 제가 본 것들을 말해주었습다.

누나 역시 크게 놀라며 창밖으로 사고가 일어난 곳을 보았습니다.

(창밖으로 보면 보입니다)

 

역시 텅 빈 놀이터 너머로 누군가가 누워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 후, 누나가 부모님께 연락을 했고 저를 걱정해주었습다.

 

한참 뒤에 구급차가 오는 것이 보였고 인공호흡을(멀어서 잘 안보였지만 인공호흡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하는 대원들 뒤로 땅을 치며 울고계신 할머니와 가만히 그 장면을 보고 계신 할아버지가 계셨습니다.

(알고보니 투신한 그 분은 고등학교를 자퇴한 19살로, 평소 우울증이 있었고 부모님 대신 조부모님과 살고 있는 분이셨습니다)

 

저는 막상 아무렇지 않은 것 같기에 누나에게 괜찮다고 말하고 야자를 하러 학교로 돌아갔습니다.

물론 그 곳을 보지 않기 위해 멀리 돌아서 갔습니다.

당시 야자 감독을 하시던 선생님이 왜 늦었냐 물어보셔서 사실대로 말했습니다.

그러자 평소에 싸이코라 불리던 무서운 선생님께서 저를 걱정해주시고는 자기도 군대에서 불에 타 죽은 사람을 봤다며, 그 충격이 오래간다고 저에게 집에서 쉬라 하셨습니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오자 엄마와 아빠가 급하게 돌아오셨는지 집에 계셨습니다.

두 분께서 저에게 청심환을 주시고 걱정해주셨습니다.

 

저는 스스로도 놀랄만큼 아무렇지 않다고 느꼈지만 그날 밤에는 정말 1초도 잠에 들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약 3개월동안 제대로 자본 적이 하루도 없었고 힘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몇년이 지난 지금은 이렇게 이 주제로 글을 쓸만큼 괜찮고 잠도 너무 잘자고 있습니다.

댓글
외과의사매직박
22.12.17
BEST
https://resources.chimhaha.net/comment/1671238837597-jmxxitfwnd.gif
젊은꼰대
22.12.17
BEST
아...너무..트라우마 될 것 같은데요..횐님 괜찮으신지ㅜㅜ
고문고문인
22.12.17
BEST
글만 읽었는데도 청심환 먹어야 될 것 같은데..
고문고문인
22.12.17
BEST
글만 읽었는데도 청심환 먹어야 될 것 같은데..
젊은꼰대
22.12.17
BEST
아...너무..트라우마 될 것 같은데요..횐님 괜찮으신지ㅜㅜ
노랭이에유 글쓴이
22.12.17
사망하신 분의 이야기다 보니 너무 무겁게 글을 써버렸네요...
저는 괜찮아요!
오히려 요즘 너무 잘 자는게 문제잖슴~
외과의사매직박
22.12.17
BEST
https://resources.chimhaha.net/comment/1671238837597-jmxxitfwnd.gif
침착이말년
22.12.17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어이김선생
22.12.17
최근 할로윈에 이태원을 업무관련으로 갔었는데 그 일을 겪고 집에 갈때 보이던 시체들이 안잊어지더군요.
너무 힘들면 병원에 가는게 항상 좋은거같습니다
정제탄수붕어
22.12.18
횐님 PTSD가 올 수 있습니다. 여러 증상(공황장애, 두통, 불면증 등)이 나타나시면 꼭 정신과나 상담센터에 가셔야해요!! 절대 혼자서 해결하지 마시고요 ㅠㅠ
주펄롬침발롬
22.12.18
아이고 고생하셨네요 저 중학교 다닐때 학교 건물 입구 앞에 있는 큰 나무에 어떤 외국인이 목을 매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있었는데 그때 그걸 처음 목격한 선생님과 선배가 정신적 충격때문에 엄청 고생하셨었다고 들었었거든요 괜찮아지셨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ㅠㅠ
드걔쟤
22.12.18
침덜덜
침하하마리국수
22.12.18
ㅠㅠ 어린 나이에 충격이 컷을거 같아요ㅜㅜ
파티오리
22.12.18
어우..지금은 괜찮으시다니 다행입니다..
침하ㅎㅏ
22.12.18
난 둘 다 봤는데 첫번째는 아직까지 생생함요
뒷집 4층에 사는 부부가 새벽 늦도록 싸우더니 한동안 조용함 그러다가 옥상이 5층인데 거기 가서 싸우다 갑자기 우당탕 하더니 아저씨 괴음 지르면서 울고있고, 너무 무서워서 볼까 말까 하다 살짝 문 열어서 봤는데 아줌마 몸 틀어진 상태로 바닥에 누워서 머리에 피나고 있었음ㅜ 119와서 cpr하고 경찰 와서 폴리스라인 치고 과학수사대랑 형사 와서 조사 하더라고요? 그래서 며칠은 무서워서 잠도 못 자고 아줌마가 한동안 안 보이길래 돌아가셨는가보다 하며 세차 하는 중에 아줌마가 애기 유치원 보낸다고 통학버스 기다리고 있었음. 진짜 겁나 식겁함ㄷㄷㄷㄷ.. 그때가 초겨울인데 바람이 부니까 머리가 날렸는데 머리에 상처가 엄청 크게 보이더라고요. 아줌마도 당황 저도 당황!
침하ㅎㅏ
22.12.18
세차 후 그러고 약 일주일도 안 지났을거임! 뒷집에 기계음이 들려서 보니까 이사감ㅋㅋㅋ
그리고 나머지는 업무상 몇번 봤는데 비밀유지로 인해서 말은 못 해요ㅜ
브로리
22.12.18
잘 떨쳐내셔서 다행입니둥
김체체
22.12.18
와 3개월...
나왜이런지모르겠어
22.12.18
저도 초등학교 저학년때 저희 초등학교 앞 상가건물에서 떨어지는 사람을 본 적이 있네요...
트라우마는 아니지만 종종 떠오르곤 합니다...
세종머앟
22.12.18
저도 대학교때 학생회관 지나가다 본건데 경찰차랑 저랑 학교에 동시에 도착했는데 그래서 뭐지 무슨 일생겼나 하고 계단 올라가다가 바로 한 2미터 옆에 봤더니.....................님 때문에 그기억 지금 소환됨 책임 지셈
침착맨갤러리
22.12.18
교통사고로 피흘리며 쓰러진사람 본적있는데 다행히 ptsd같은거 없이 별 생각 안드네요
경제침착
22.12.20
ㅠㅠ 잘떨쳐내고 지내신다니 다행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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