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봤던 투신 장면
사실 누군가가 투신하는 장면을 본게 아니라 투신 이후 바닥에 쓰러져 있는걸 봤습니다.
저는 살고있는 아파트 바로 옆에 있는 고등학교를 다녔습니다.
그래서 학교에서 저녁을 먹은 이후에 잠깐 비는 시간동안 집에서 쉬고 야자를 하곤 했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벚나무에 열매가 열리던 시기였으니 봄이 끝날 무렵이였습니다.
여느 때처럼, 모퉁이를 돌아서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놀이터를 지나면 있는 저의 집에 가려했습니다.
그런데 모퉁이를 돌자마자 저의 발밑으로 2m정도 떨어진 곳에 ,한 남성이 머리를 바닥에 두고 누워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 남성이 누워있는 곳에 진한 보라색의 액체가 흥건하기에 근처 벚나무의 열매에서 나온 즙인줄로만 알고, 누워서 버찌열매를 먹는 이상한 사람이라 생각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왜 이런 생각을 했는지는 스스로도 의문이지만, 그 당시에는 죽은 사람일 것이라 전혀 생각치도 못했습니다)
그러자 바로 옆에 있는 놀이터에 있던 아이들과 어머님들이 소리를 지르며 뛰어가고 119를 연신 부르기에 그제야 상황파악이 되었습니다.
저도 스스로 믿기 어렵지만 제가 몇초만 더 빠르게 걸었다면 바로 눈앞에서 투신 장면을 봤을 수도 있고, 운이 나쁘면 저의 머리위로 떨어졌을 수도 있었습니다.
그나마 모퉁이를 돌았기에 그 장면을 못 본것이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원래대로면 놀이터를 가로질러 집에 가야하지만 그 쪽으로는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고 먼 길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걸어가는 동안 ‘내가 본게 진짜인가?’라는 의문을 품으며 집에 왔습니다.
집에 도착하니 누나가 있었고 누나에게 제가 본 것들을 말해주었습다.
누나 역시 크게 놀라며 창밖으로 사고가 일어난 곳을 보았습니다.
(창밖으로 보면 보입니다)
역시 텅 빈 놀이터 너머로 누군가가 누워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 후, 누나가 부모님께 연락을 했고 저를 걱정해주었습다.
한참 뒤에 구급차가 오는 것이 보였고 인공호흡을(멀어서 잘 안보였지만 인공호흡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하는 대원들 뒤로 땅을 치며 울고계신 할머니와 가만히 그 장면을 보고 계신 할아버지가 계셨습니다.
(알고보니 투신한 그 분은 고등학교를 자퇴한 19살로, 평소 우울증이 있었고 부모님 대신 조부모님과 살고 있는 분이셨습니다)
저는 막상 아무렇지 않은 것 같기에 누나에게 괜찮다고 말하고 야자를 하러 학교로 돌아갔습니다.
물론 그 곳을 보지 않기 위해 멀리 돌아서 갔습니다.
당시 야자 감독을 하시던 선생님이 왜 늦었냐 물어보셔서 사실대로 말했습니다.
그러자 평소에 싸이코라 불리던 무서운 선생님께서 저를 걱정해주시고는 자기도 군대에서 불에 타 죽은 사람을 봤다며, 그 충격이 오래간다고 저에게 집에서 쉬라 하셨습니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오자 엄마와 아빠가 급하게 돌아오셨는지 집에 계셨습니다.
두 분께서 저에게 청심환을 주시고 걱정해주셨습니다.
저는 스스로도 놀랄만큼 아무렇지 않다고 느꼈지만 그날 밤에는 정말 1초도 잠에 들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약 3개월동안 제대로 자본 적이 하루도 없었고 힘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몇년이 지난 지금은 이렇게 이 주제로 글을 쓸만큼 괜찮고 잠도 너무 잘자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