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되지 않은 이상한 사건

(코끼리조개 표본입니다)
즐거운 감상되시길 바랍니다.
1 이름 : 증인 ◆k77zBQp. 투고일: 02/05/11 02:18
――나는 지금 공포에 떨고 있어.
불공평해. 왜 나인거야?
나는 상관없는 사람이야.
나는 그냥 지나가던 것뿐인데.
3 이름 : 증인 ◆k77zBQp. 투고일: 02/05/11 02:19
나는 올해 38살.
이 사건으로 인해 짤릴 때까진 모 패스트푸드점 점장을 하고 있었어.
그 당시 일하던 점포에 그 녀석이 있었어.
그 녀석을 가령 A라고 부를게.
A는 매니저로서 배속된 25살의 극히 평범한 남자였어. 일도 잘 하고 알바 녀석들에게도 신뢰를 받았어.
어떻게 잘 써먹는가에 걸려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냐.
A는 알바들도 잘 다뤄서, 나는 처음엔 우수한 녀석이 배속되었네,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어.
6 이름 : 증인 ◆k77zBQp. 투고일: 02/05/11 02:20
하지만 A에게는 숨겨둔 다른 모습이 있었어.
다른 모습이 있었다기보단, A는 비정상적인 사람이었어. 진짜 비정상적인 놈.
또, A는 [스토커]였어.
자주 이동하는 것도 매번 알바 여자애와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었어.
하지만 [스토커] 같은 행위는 A의 진정한 무서움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었어.
7 이름 : 증인 ◆k77zBQp. 투고일: 02/05/11 02:20
어느 날, 나는 알바 여자애들이 A의 험담을 하는 것을 들었어.
그건 바로 A의 스토커 행위에 대한 험담였어.
피해자라고 해야 하나, 후에 가해자가 되는데 스토킹 당하던 아인 고2인 B코였어.
B코는 겉보기엔 매우 평범한 고등학생이야.
우리 점포는 너무 심한 염색머리나 품행에 문제가 있을 법한 알바생은 고용하지 않아.
B코도 겉모습은 정말 평범했지만, 실은 남성관계가 꽤 화려했어.
B코의 남사친은 옛날로 말하자면 팀, 갱 같은 녀석들이라 어딜 봐도 평범하진 않았어.
내가 실제로 이 남자들을 본건 사건 때가 처음이었지만.
11 이름 : 증인 ◆k77zBQp. 투고일: 02/05/11 02:22
내가 일하고 있는 점포는 도시 교외점으로, 백룸 뒤쪽엔 작은 공원이 있었어.
사건은 그 공원에서 일어났어.
그날, A는 B코에게 공원으로 불렸다는 것 같았어.
A는 B코에게 빈번히 전화나 메일을 반복하고, 한밤중에 집에 몰래 들어가려 하고, 쉬는 시간 중엔 외설적인 행위를 하려고 했다고 해.
사실인지는 정확하겐 모르지만.
13 이름 : 증인 ◆k77zBQp. 투고일: 02/05/11 02:22
나는 그날, 평소처럼 본사 개별연락과 재고보고를 하고, 슬슬 집에 가려고 하던 중이었어.
백룸 밖에 있는 창고에 안 쓰는 집기를 정리해두려고 공원 앞을 지날 때, 뭔가 시끄러운 분위기를 느낀 나는 무심코 나무들에 둘러싸인 분수 옆을 들여다보았어.
겨우 10M쯤 앞에, 남자 3명과 여자 1명이 있었어.
[큰일났다.]
[이거 위험한 거 아냐?]
이런 목소리가 들렸어.
남자 1명이 쓰러져 있었어.
나는 긴장했어.
나는 원래 소심해서 그 싸운 뒤 같은 분위기가 무서워서 못 본척하고 지나치려고 했어.
그러다 여자와 눈이 마주쳤어.
B코였어.
나는 움찔했어.
남자들도 날 발견했어.
B코와 남자들은 눈 깜짝할 새에 도망쳤어.
쓰러져 있는 남자만이 남겨져 있었어.
한심한 얘기지만 휘말리는 게 무서웠어.
나는 못 본척하고 그곳을 떠나기 위해 쓰러져 있는 남자에게 등을 보였어.
그 직후, 내 등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어.
[점장님.]
하는 목소리가.
쓰러져 있던 것은 A였어.
19 이름 : 증인 ◆k77zBQp. 투고일: 02/05/11 02:23
나는 동요하면서 [A? A니?] 이렇게 물었어.
그 녀석이 A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A는 쓰러진 채로 말했어.
[잘려버렸어요. 잘려버렸어요.]
A의 바지와 속옷은 무릎까지 내려와 있었고 하반신에서 피가 잔뜩 흐르고 있었어.
자세히 보니 하복부가 쫘악 베여, 당장이라도 음경이 떨어져 나갈 것 같았어.
엄청난 피의 양과 썰려나간 A의 음경을 보고 간이 콩알만한 나는 심장이 튀어나올 정도로 놀라, [히이―] [꺄아―] 이런 쓸데없는 비명을 지르면서 털썩, 땅에 주저앉아 실금하고 말았어.
나는 울면서 [구급차―앗] [너 죽을 것 같아―]이렇게 소리쳤는데, 실제론 다리에 힘이 풀려 움직일 수가 없었어.
나는 죽을힘을 짜 겨우 가게로 돌아왔어.
가게 전화로 119에 전화를 해 횡설수설하면서 상황을 설명했어.
아무튼 당장 와달라, 이렇게 전하고 무릎이 달달 떨려 걸을 수가 없어서 아기가 걸음마를 하는 것마냥 가게에서 나와, 공원으로 돌아왔어.
A가 사라졌어.
60 이름 : 증인 ◆k77zBQp. 투고일: 02/05/11 02:26
나는 무서워서 잠을 잘 수가 없었어.
또 외시경으로 밖을 살폈어.
아무도 없었어.
나는 벌벌 떨며 문을 열어봤어.
아무도 없었어.
안심했어.
하지만 그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어.
문에 뭔가 붙어 있는 거야.
붙어 있던 것은 종잇조각이었어.
나는 무언가가 적혀있는 그 종잇조각을 떼고는 재빨리 문을 닫고 안으로 들어가 문을 잠갔어.
들어가서 다시 종잇조각 살펴보았어.
뭔가가 빽빽하게 적혀 있었어.
홈페이지 주소 같아 보였어.
나는 무서워서 뭐가 뭔지 알 수가 없었어.
물로 세수를 하고 [와악] 하고 소리를 내보았어.
그렇게 하니 어쩐지 마음이 진정되었어.
나는 용기를 짜내 컴퓨터 앞에 앉아, 그 주소를 입력했어.
68 이름 : 증인 ◆k77zBQp. 투고일: 02/05/11 02:26
그건 A가 만든 홈페이지였어.
나는 그 역겨운 내용을 잊을 수가 없어.
그건 다름 아닌 끔찍한 범죄 이력이었어.
거기엔 B코의 실명이 끝없이 적혀 있었어.
B의 남사친에 대한 것도, 나에 대한 것도, 공원 사건에 대한 것도.
그리고 그 홈페이지 마지막 장의 제목은 [복수]였어.
[복수]라고 적힌 페이지를 열어보니 B코와 남사친 3명의 실명과 얼굴 사진이 올라가 있었어.
그리고 그 얼굴 사진 옆에 화살표가 달려 있었고, 화살표 옆에 있는 건 작은 병 사진이었어.
남사친 3명의 얼굴 사진 옆에는 제각기 하나씩 작은 병 사진이 있었고, 그 3개의 작은 병 사진 하나하나에 무언가가 들어 있었어.
그곳에 들어 있던 것은 전부 절단된 음경이었어.
그게 가짜가 아니라는 것은 직감으로 알았어.
72 이름 : 증인 ◆k77zBQp. 투고일: 02/05/11 02:26
나는 토했어.
토하면서 떨고 있었어.
너무나도 역겨워 페이지를 닫으려고 했어.
그 순간 알아챘어.
아직 밑에 사진이 있다는 것을.
나는 밑에 있는 사진을 보았어.
내 얼굴 사진이었어.
내 작은 병은 텅 비어 있었어.
나는 A가 한 말을 떠올렸어.
[다음은, 당신이야.]
84 이름 : 증인 ◆k77zBQp. 투고일: 02/05/11 02:27
――나는 지금 공포에 떨고 있어.
불공평해. 왜 나인 거야?
나는 상관없는 사람이야.
나는 그냥 지나가던 것뿐인데.
2002년 5월 11일. 오전 2:27.
나는 아직
무사하다.
455 이름 : 증인 ◆k77zBQp. 투고일: 02/05/17 23:58
이상해.
분명 뭔가 이상해.
빨리 가지고 와줘.
증거 비디오테이프를 가지고 와 줘.
비디오테이프만 있으면 경찰도 움직여 줄 거야.
457 이름 : 증인 ◆k77zBQp. 투고일: 02/05/17 23:59
5월 8일――.
나는 그 홈페이지를 본 순간,
A는 이제 끝이다.
이미 정상이 아니다.
넘어선 안 될 선을 넘고 말았다고 생각했어.
나는 주저 없이 경찰서에 달려갔어.
나는 필사적으로 A가 방에 쳐들어오려고 했다는 것과 A가 범행을 고백하는 홈페이지의 존재에 대해 호소했어.
하지만 경찰은 그 공원 사건을 미친 소리 취급했을 때와 완전 똑같은 대응을 했어.
담당 수사관은 그 홈페이지를 보여달라고 했어.
나는 서내 컴퓨터를 빌려 그 주소를 입력했어.
「404 Not found」
460 이름 : 증인 ◆k77zBQp. 투고일: 02/05/18 00:00
몇 번을 입력해봐도 뜨지 않아.
아마도 A는 내게 보여준 직후 바로 지웠거나 주소를 바꾼 거겠지.
수사관은 귀찮다는 듯 말했어.
[피해 신고도 고소장도 없으면 움직일 수가 없어요.]
분명 사람이 분명 크게 다쳤을 텐데...
게다가 성기를 절단하는 그런 비정상적일 정도로 악질적인 폭력 사건인데...
경찰은 아무것도 해 주질 않아.
나는 집에 가는 길에 생각했어.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해. 아무리 생각해봐도 평범한 사건이 아니야.]
제정신이 아니게 된 인간의 비정상적일 정도의 집착.
A는 날 포기하지 않을 거야.
미치광이의 *망집(妄執)이다. (*망집 : 헛된 생각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집념)
나는 진정한 공포를 느꼈어.
464 이름 : 증인 ◆k77zBQp. 투고일: 02/05/18 00:00
5월 9일――.
나는 일을 다니기 시작했어.
물론 공원 사건으로 인해 가게에서 짤렸기 때문이란 것도 이유였지만 실제론 혼자 방에 있는 공포를 참을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야.
나는 제본 공장에서 제본 라인에 판본을 올리는 알바를 시작했어.
아침부터 밤까지 무심으로 일하고 있을 때만은 딴 생각을 할 수 없게 되어, A의 공포를 잊을 수가 있었기 때문이야.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아.
단순 작업에 몰두하는 시간.
나는 조용히 그런 시간을 보내고 있었어.
하지만 알바가 끝나고 집에 돌아오니 어딘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어.
찰나였지만 위화감이 느껴졌어.
471 이름 : 증인 ◆k77zBQp. 투고일: 02/05/18 00:01
5월 10일――.
오늘도 알바가 끝난 뒤 집에 오니 또 뭔가가 이상했어.
특별히 방 배치가 어딘가 바뀐 것도 아냐,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것도 아니야.
방의 모습에는 전혀 이상한 점이 없어.
하지만,
확실히 무언가가 이상했어.
나는 직감적으로 알았어.
[A야!]
틀림없어.
A야! A가 무슨 짓을 한 거야!
나는 방 안을 마구 뒤졌어.
온몸에서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어.
도둑이 든 것쯤이라면 무섭지 않아.
하지만 A는 보통 사람은 생각할 수 없는 어떠한 무서운 짓을 했음이 틀림없어.
[어떠한 무서운 짓]
472 이름 : 증인 ◆k77zBQp. 투고일: 02/05/18 00:01
나는 보온병 안과 냉장고 음식, 마실 것 전부를 다 버렸어.
경찰이 아무것도 해주지 않는다면 나 스스로 날 지킬 수 밖에 없어.
하지만 물론 미치광이와 서로 죽고 죽이는 난투 같은 무서운 짓은 할 수 없어.
그렇다면 경찰이 움직여 줄 만한 증거를 잡을 수밖에 없어.
틀림없이 A는 내가 집을 비운 사이 내 방에 몰래 들어와 무슨 짓을 하고 있어....
증거를 잡아 주마.
488 이름 : 증인 ◆k77zBQp. 투고일: 02/05/18 00:02
5월 11일――.
나는 아키하바라에 가서 *CCD 카메라 한 대를 구입했어. (*CCD 카메라 ; 방범 카메라)
내 방에 그걸 설치해두고 A가 내가 없는 동안 방에 몰래 들어와 있는 증거를 잡아 줄 거야.
증거만 있으면 이번에야말로 경찰이 움직여 줄 거야...
그리고 나는 이 판에 이 스레를 세워, 지금까지 일어난 일을 적었어.
누구라도 좋으니 이 이야기를 들어주었으면 했어.
이렇게 하면 기분이 좀 풀릴까 싶었기 때문이야.
그리고 3시간 테이프를 3배속으로 설정하고, 다음날 아침 알바를 나갔어.
494 이름 : 증인 ◆k77zBQp. 투고일: 02/05/18 00:02
5월 12일――.
그날 나는 알바가 끝나자마자 집에 돌아와 CCD 카메라 영상을 재생해봤어.
이상한 점은 아무것도 없었어...
고정된 카메라는 전혀 움직이지 않는 방 안 모습을 끝없이 찍고 있을 뿐이었어...
어쩌면 녹음이 다 끝난 뒤에 숨어 들어온 걸지도 몰라.
내일부터는 타이머로 녹음 개시 시간을 조금씩 늦추어야겠어.
501 이름 : 증인 ◆k77zBQp. 투고일: 02/05/18 00:03
5월 15일――.
촬영 개시 시간을 조금씩 늦추어 녹화를 한지 3일이 지났어.
아침부터 밤까지 녹화를 해둔 게 돼.
결국 아무것도 찍혀있지 않았어.
그쯤 되니 나는 어쩌면 내가 자는 사이에 몰래 들어오는 게 아닐까, 이렇게 생각하게 되었어.
물론 아무리 그래도 그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노이로제 직전이 된 나는 그래도 자신의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밤에 자고 있을 때도 카메라를 돌려 두게 되었어.
그리고 잘 때는 머리맡에 배트랑 스턴건을 두고 자는 것도 습관이 되었어.
어쩌면 그냥 내 기분 탓일지도 몰라.
그 홈페이지를 본 충격으로 인해 너무 예민해진 걸지도 몰라.
A가 너무 무서운 나머지 *시의심이 너무 심해진 걸지도 몰라. (*시의심 : 남을 시기하고 의심하는 마음.)
하지만 기분 탓이 아니었어.
A가 내 음경을 자르러 왔어!
508 이름 : 증인 ◆k77zBQp. 투고일: 02/05/18 00:04
5월 16일, 밤――.
그건 갑작스러운 일이었어.
자고 있던 내 몸에, 뭔가 묘한 느낌이 들었어.
하지만 그럼에도 잠이 덜 깬 상태라 잠시 동안은 멍 때리고 있었어.
하지만 갑자기 팟, 하고 눈이 떠졌어.
눈을 뜨지 않고는 있을 수 없었어.
누가 내 몸을 만지는 게 느껴졌어.
꿈이 아냐.
짐이 덜 깬 것도 아니야.
공포와 함께 순식간에 잠이 다 날아갔어.
꿈이 아냐.
꿈이 아니야.
이건 현실이야.
머리맡에 있는 불을 켰어.
내 하반신에 매달려 있는 A가 나를 쳐다봤어!
A다!
511 이름 : 증인 ◆k77zBQp. 투고일: 02/05/18 00:04
나는 절규했어.
A도 절규했어.
A는 절규함과 동시에 들고 있던 것으로 내 하복부를 때렸어.
하복부가 푹! 하고 뜨거워졌어.
나는 바로 알았어.
[찔렸다! 칼에 찔렸어!]
패닉 상태가 되면서도 나는 재빨리 머리맡에 둔 배트를 쥐고 A를 때렸어.
하지만 A가 배트를 잡아채, 침대 위에서 우리는 배트 쟁탈전을 벌이게 됐어.
나는 [아―아―아―] 하고 울부짖으며 왼손으로 스턴건을 쥐고 A의 가슴으로 밀어 넣고 스위치를 눌렀어.
A의 몸이 뒤로 젖히면서 뒤로 쓰러졌어.
그리고는 바로 일어나 무언으로 나를 노려보았어.
나는 이 엄청난 상황에 잔뜩 공포에 질리면서도 필사적으로 똑같이 노려봐줬어.
얼마간 미동조차 하지 않고 무언으로 서로를 노려보고 있었어.
A의 숨소리만이 들렸어.
그러자 갑자기 A는 키익하고 짐승 소리를 내더니 몸을 뒤집어 번개같이 밖으로 도망쳐버렸어.
방에 남겨진 나는 그저 넋이 나가, 침대 위에 계속 앉아 있었어.
519 이름 : 증인 ◆k77zBQp. 투고일: 02/05/18 00:05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나는 하복부에서 욱신욱신하는 격통을 느끼고 제정신을 차렸어.
잠옷과 속옷을 내려 확인한 순간, 빈혈을 일으킬 만큼의 충격을 받았어.
귀두 한가운데에서 음경까지, 세로로 4cm쯤 크게 찢어진 듯 구멍이 나있고, 피투성이가 된 *해면체가 튀어나와 있었어. (*해면체 : 포유류의 음경이나 음핵의 주체를 이루고 해면상구조를 갖는 조직)
계속하여 뿜어져 나오는 대량의 출혈과 너무나도 크고 깊은 상처에 나는 또 패닉 상태에 빠졌어.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으면서도 필사적으로 구급차를 불렀어.
타올과 티슈로 상처를 누르고 울면서 구급차가 도착하길 기다렸어.
끝없이 긴 시간을 기다린 것 같은 기분이 들었는데, 실제로는 10분도 안 되어 구급차가 도착했어.
나는 구급대원에게 필사적으로 사황을 설명하고 음경에 난 상처를 보여주었어.
음경을 보여줌과 동시에 나는 정신을 잃었어.
525 이름 : 증인 ◆k77zBQp. 투고일: 02/05/18 00:05
눈을 떴을 때는 이미 봉합 수술은 끝나 있었어.
허리 전체에 깁스 같은 붕대를 둘둘 만 상태였어.
나는 붕대에서 삐져나와있는 배뇨용 투명 튜브를 넋 나간 상태로 바라보고 있었어.
담당의가 기능장애가 남을지 어떨지는 경과를 지켜보지 않으면 모른다고 사무적으로 고했어.
내 상처가 상당히 중상이라 일주일은 절대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담당의의 말을 멍하니, 그저 멍하니 듣고 있었어.
하지만 순간 팟, 하고 어떠한 것을 떠올리고는 흥분했어.
비디오.
오늘도 자기 전에 CCD 카메라 녹화를 설정해두었어.
A의 끔찍한 행위는 틀림없이 그 비디오에 남아있을 거야.
이번에야말로 경찰이 분명 움직여 줄 거야.
하지만 문득 생각했어.
A는 그대로 그냥 도망갔을까?
어쩌면 우리 집으로 다시 돌아가는 중일 지도 몰라.
집에 다시 돌아가, 천장 구석에 설치해둔 CCD 카메라를 알아챌지도 몰라.
나는 안절부절못하게 됐어.
A보다 먼저 증거 비디오를 손에 넣어야 돼!
529 이름 : 증인 ◆k77zBQp. 투고일: 02/05/18 00:05
나는 바로 집에 돌아가기 위해 침대에서 일어나려고 했어.
그런데 하반신이 움직이질 않았어.
움직이지 않는다기보단, 감각이 느껴지지 않았어.
마취다.
하반신 전체에 마취가 된 상태라 감각이 전혀 느껴지질 않아.
나는 초조해 병실 안을 둘러보았어.
병실에는 나와 다른 남성 환자 1명, 다쳐서 구급대원에게 옮겨져 온 주정뱅이인 듯했어.
나는 그 남자의 침대 밑에 있는 바구니에 수트 윗옷 같은 것이 있는 것을 발견했어.
나는 침대에서 구르듯 떨어져, 손만으로 바닥을 기어 그 바구니가 있는 곳까지 도달하여 상의를 뒤졌어.
찾았다.
휴대폰이야.
나는 패스트푸드점 점장 시절 부하였던 C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 집에 가달라고 부탁했어.
내 방 CCD 카메라와 접속되어 있는 비디오덱 위치를 설명한 뒤, 얼른 비디오테이프를 가지고 와 달라고 부탁했어.
제1발 서둘러 줘.
그리고 정신 나간 A가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고, 조심하라고 했어.
부하 C는 이 기묘한 전화에 의아해하면서도 내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읽어, 나의 갑작스러운 의뢰를 받아주었어.
전화를 끊은 뒤, 갑작스레 움직인 탓인지 빈혈이 난 것처럼 눈이 핑 돌아 나는 그대로 정신을 잃었어.
535 이름 : 증인 ◆k77zBQp. 투고일: 02/05/18 00:06
5월 17일. 오늘 아침――.
눈을 뜨니 아침이었어.
마취도 풀려 몸이 움직이게 된 나는 접수처 공중전화로 C의 폰에 전화를 걸었어.
C는 전화를 받았어.
나는 안심하여 가슴을 쓸어 만졌어.
C는 A와 만나는 일 없이 무사했어.
증거 비디오테이프도 회수해준 상태였어.
나는 지금 내가 있는 구급병원 장소를 전하고, 바로 그 테이프를 가지고 와 달라고 부탁했어.
C는 어제부터 계속된 나의 얼토당토않은 의뢰를 받아주었어.
나는 공원 사건 때도, 홈페이지 사건 때도, 경찰이 움직여주지 않았던 것을 떠올리고 있었어.
하지만 이번엔 달라.
이번엔 증거 테이프가 있어.
A의 범행이 확실하게 찍혀있는 비디오테이프가 있어.
얼른 테이프를 가지고 와 줘.
이번에야말로 경찰이 움직여 줄 거야.
나는 증거 테이프가 도착하는 대로 경찰을 부를 생각을 하고 있었어.
541 이름 : 증인 ◆k77zBQp. 투고일: 02/05/18 00:07
현재 5월 18일 00:07――.
이상해.
분명 뭔가 이상해.
마지막으로 C와 통화를 한지 12시간 이상 지났어.
그 후로 몇 번 전화를 해보아도 C는 전화를 받지 않아.
이상해.
무슨 일이 생긴 건가?
내가 실려온 곳은 구급실이 있는 큰 종합병원이야.
지금 나는 바짝바짝 마르는 초조함을 참을 수가 없어, 이렇게 장기입원환자 담화실에 있는 컴퓨터 앞에서 마음을 달래고 있어.
여기에 사건 경과를 적으면서 내 마음을 달래고 있는 거야.
빨리 테이프를 가지고 와줘.
구급병원 접수처는 24시간 열려있어.
얼른 접수처로 와줘.
582 이름:C ◆k77zBQp. 투고일: 02/05/18 00:31
지금, 점장님의 방에 있습니다.
586 이름:C ◆k77zBQp. 투고일: 02/05/18 00:34
점장님 컴퓨터로 여기 글을 쓰고 있습니다.
점장님의 글에 나오는 [C]는 절 말하는 것이겠죠.
어제...17일 오전 2시경, 갑자기 점장님한테 전화가 와, 집에 가달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점장은 자기 가게에서 스토커 행위를 반복하다 결국 여자 알바생에게 치한행위를 하여 가게에서 해고되었습니다.
그는 그런 사람입니다.
그 후에도 짤린 가게에 이따금 오고는 했습니다.
이젠 점장님은 미쳐버렸다고 밖에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
어제 한밤중에도 갑자기 이상한 부탁을 하여 거절할까 싶었지만 나중에 따라다니거나 해도 귀찮으니, 방에 온 겁니다.
점장님이 말하신 대로 문을 열려 있었습니다.
방에 들어오니 CCD 카메라도, 비디오덱도 금방 찾을 수 있었습니다.
테이프를 서둘러 회수해달라는 말을 들었지만 역시 안이 궁금해 확인해보았습니다.
588 이름:C ◆k77zBQp. 투고일: 02/05/18 00:36
기분 나쁜 영상이었습니다.
거기엔 점장님이 혼자 찍혀 있었습니다.
점장님은 혼자서 배트를 휘두르고, 스턴건을 치지직 켜고 했습니다.
이따금 [A! A! A!] 이렇게 소리를 지르고 했습니다.
[A] 씨는 같은 가게의 매니저입니다.
점장님은 한동안 혼자서 배트와 스턴건을 휘둘렀습니다.
그다음 나온 섬뜩한 영상은 다시 떠올려도 한기가 듭니다.
점장님은 갑자기 바지를 내리더니 자기 페니스를 나이프로 썰기 시작했습니다.
콸콸 피가 흐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점장은 스스로 119를 부르고, 구급대원의 도움으로 방을 나갔습니다.
거기서 비디오가 끝났습니다.
기분 나쁜 비디오였습니다.
비디오를 다 보고 문득 책장 위를 보니 밀랍으로 만들어진 페니스가 든 작은 병이 줄지어져 있었습니다.
그 옆에는 남자 알바생들의 사진이 대충 놓여 있었습니다.
592 이름:C ◆k77zBQp. 투고일: 02/05/18 00:37
나는 문득, 전에 본 2채널의 어떤 판에 세워져있던 기분 나쁜 스레를 떠올렸습니다.
[38살, 전 패스트푸드점 점장]
[스토커]
[페니스절단]
[절단된 페니스가 든 작은 병]
이 키워드들이 마음에 걸려 저는 어쩌면, 싶어 점장님의 컴퓨터를 켰습니다.
예상대로 점장님은 이 스레를 즐겨찾기에 추가해둔 상태였습니다.
점장님이 [증인 ◆k77zBQp.]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599 이름:C ◆k77zBQp. 투고일: 02/05/18 00:39
점장님의 글은 망상이 넘쳐흐르고 있습니다.
점장님의 글에 나오는 매니저 [A]씨는 지금도 열심히 일을 하고 있습니다.
[B코]씨는 점장님께 자주 스토킹을 당하던 그 아이겠지요.
어느 날 점장님에게 불려 공원으로 간 B코는 갑자기 외설 행위를 당했다고 합니다.
그걸 구해준 것이 A씨입니다.
점장님은 이 치한 사건으로 인해 가게에서 해고되었습니다.
아마 역겨운 홈페이지 같은 걸 만든 것도 점장 본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오늘 하루 동안, 이 비디오테이프를 그대로 점장님께 가져다 줄까, 아니면 경찰한테 가져갈까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점장님은 어떠한 죄를 저지른 걸까요?
린치를 당한 망상을 하여, 스스로 만든 홈페이지를 보고 놀라, 방에서 혼자 배트를 휘두르고, 스스로 자기 페니스를 잘라 구급차에 실려가다니,
점장님이 한 짓은 전부 자신이 피해자입니다.
602 이름:C ◆k77zBQp. 투고일: 02/05/18 00:41
결론을 냈습니다.
역시 점장님께 이 비디오를 가지고 가기로 했습니다.
상당히 초초해하면서 기다리는 것 같고.
저는 점장님이 이 비디오를 봄으로써, 모든 것이 자신의 망상이라고 깨닫고 정신을 차리길 바라고 있습니다.
제가 점장님의 방에서 점장님의 컴퓨터로 이 스레에 글을 쓰는 일은 이제 없겠지요.
점장님의 컴퓨터에 남아잇던 이 트립 「#98730100」을 쓰는 일도 이제 없겠지요.
판 주민 여러분들께는 폐를 끼쳤습니다.
그럼, 가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