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겪었던 웃쮸웃쮸 미스테리
침하하 횐님덜 안녕하시렵니까요?
간밤에 새벽운전을 하고 열시간을 내리 뻗어자다 어릴적 겪었던 일이 꿈에 나오길래 적어봅니다요
때는 2004~5년 쯤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아무튼 초등학생 저학년 즈음 저희 집은 빌라와 맨션 그 사이 어디즈음 있는 건물 반지하에 살았더랬죠
당시 집 내부구조는 이러합니다
갈색 사각형들은 각 방을 잇는 문이구요 저희 집 가풍을 대변하듯 대체로 시원~ 하게 열려있습니다
사건 당시에도 파란 점 위치에서 티비를 보고 있던 제가 대문을 바라볼 수 있었으니 신발장으로 통하는 저 조그만 문도 열려있었지요
당시 대문은 모자이크 유리가 붙은 철문이였는데요 구글링을 통해 똑같은 유리 사진을 구해왔습니다

아마 이런 유리로 된 문을 써보신분이 많이 계실것 같아요
이 유리는 건너편에 무엇이 있는지 대략적인 형상은 보이지만 그렇다고 그게 누구인지 구분은 안가는..
강제로 시력저하를 일으켜주는 좋은 아이템이였습니다
누군가 왔다면 금방 알아챌 수 있지만 그게 누구인지는 목소리를 들어봐야 합니다
아무튼 파란 점 위치에서 티비를 보던 꼬마 침붕이는 인기척을 느끼곤 대문을 바라봅니다
그런데 대문에 검은옷을 입은 누군가가 멀뚱히 서 있는것이 아니겠어요?
당시 기억은 이제 가물가물 해져서 키가 얼만큼 컸는지 풍채가 어떠하였는지는 기억나질 않습니다만
집 안에 사람이 있는지 알아보려 하거나 문에 전단지 붙이는 알바, 혹은 야쿠르트 아줌마 같은 ‘사람다운 움직임’ 없이
그저 꼿꼿하게 형체가 서 있었다는것은 기억납니다
어릴적 낯선사람을 보면 경계하라 일러주신 부모님 덕에 집에 놀러온 작은이모도 과감히 내쳐버릴 만큼 (그날 모텔에서 주무심) 집에 누군가 들이는것을 꺼려하던 저인데요
그래서 아무 움직임이 없는 그 검은색 형체를 그저 경계하면서 바라보기만 했었습니다
집에 들어오려 하거나 문을 열어달라고 한다면 ‘’어허 일 없소 당장 가시오" 엄포를 놓을 생각이였지요
바라본지 제법 시간이 지났을까요 서로 마주보고 있는건 맞는지 궁금해지려던 찰나
그 검은색 형체는 우리 방장 링피트 스쿼트 조지듯 몸을 위 아래로 웃쮸웃쮸 하기 시작하는겁니다
실제로 스쿼트하듯 움직였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키가 작아졌다 커졌다 그런 움직임을 계속 웃쮸웃쮸.. 웃쮸웃쮸..
그러고선 꺽우재님 하입보이 추듯 꾸물텅 꾸물텅 하며 제자리에서 물결 웨이브를 타더니 다시 웃쮸웃쮸.. 웃쮸웃쮸..
그 기괴한 움직임을 반복하는걸 마주하니 순간 공포감 + 얼빠짐 투컴보를 맞고 그대로 벙 쪘던 기억이 나네요
이후 움직임을 반복하던 검은 형체는 스르륵 어느샌가 사라졌던것 같습니다만
상황이 끝난걸 인지한 어린 저는 곧장 안방에 들어가 엄마아빠 이불을 뒤집어쓰고 덜덜 떨며 울다 엄마가 깨워줄때까지 잠들었었네요
이후 엄마한테 혹시 오늘 나 혼자있을때 다른사람 왔었냐고 썩 멍청한 질문을 했었는데
이에 엄마는 옆집 아주머니가 반찬을 주러 한번 오셨는데 불러도 대답이 없으셔서 다시 갔었다 하시더라 그래서 퇴근하고 왔을때 내가 받아왔다
그런 답변은 해주셨습니다
아마 그 검은색 물체가 옆집 아주머니일리는 없을테고.. 공포에 떨다 잠들었을때 오셨겠지요..
이 이야기는 저희 가족 그 누구도 믿어주질 않아 지금은 일본 괴담 중 쿠네쿠네를 볼 때나 오늘처럼 꿈에 한번씩 나올때 스물스물 기억나오는 어린시절의 단편이 되었지만은요
그래도 한번씩 궁금하더라구요 대체 그 웃쮸웃쮸맨은 누구였을까요?
대충 시공간이 일그러져서 링피트 조지는 방장이 유리상에 비친것이였을까요?
지평좌표계를 제대로 입력하지 못해서 헐레벌떡 수정하던 지박령 호소인이였을까요?
관찰자도 저 하나 뿐이고 제가 금붕어 머과리 (물에 넣으면 헤엄침) 라서 이젠 기억도 가물가물 해지니 진실은 모르겠습니다만
가물가물한 기억마저 휘발되기 전에 마침 꿈에 나왔겠다 적어보았습니다
부족한 필력으로 경험을 제대로 전달해 드렸나 모르겠네요
그럼 침하하 횐님들~ 즐차~ (즐거운 저녁 차돌짬뽕 한그릇 때리고 자는것은 어떨까요 라는 뜻 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