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의 소통언어
꿀벌은 기본적으로 반복적인 움직임을 통해 먹이 정보를 전달한다. 몸을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마치 춤을 추는 것과 같다. 프리슈는 이 춤의 양상이 벌통으로부터 먹이가 위치한 거리와 방향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발견했다.
1) 먹이가 100 m 이내에 있을 때
잔걸음으로 좁은 원형을 그리며 움직인다. ‘원형 춤(round dance)’이라고 불린다.

춤을 출 때 다른 일벌은 몸을 바짝 붙여 춤을 따라 추며 먹이의 종류와 거리를 터득한다. 먹이가 있는 방향을 나타내지는 않지만 정찰벌이 풍기는 향기와 꿀 냄새만으로 먹이를 찾아갈 수 있다.
2) 먹이가 100 m 이상 떨어져 있을 때
꼬리를 좌우로 흔들면서 직선으로 움직이다가 반원을 그리며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 또 다시 꼬리를 좌우로 흔들면서 직선으로 움직이다가 반대 방향으로 반원을 그리며 원점으로 돌아가고 이를 반복한다. ‘8자 춤(tail-wagging dance or waggle dance)’이라고 불린다.

먹이와의 거리가 멀수록 춤의 속도는 느려지고 꼬리를 흔드는 횟수는 많아진다. 꼬리를 흔들며 직선 구간을 이동하는 동안 약 1초가 걸리면 먹이와의 거리가 약 1 km 떨어져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 춤의 방향은 먹이와 벌통, 태양이 이루는 각도에 따라 달라진다. 먹이와 벌통, 태양이 일직선을 이루고 있으면 벌통의 육각 무늬를 기준으로 직선으로 춤을 추고, 먹이와 벌통, 태양이 각을 이루고 있으면 몸을 비틀어 기울어진 방향으로 춤을 춘다. 이는 꿀벌이 편광을 인식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인데, 태양 주위의 편광 패턴을 인식하여 위치를 파악하여 전달한다.

프리슈는 이 외에도 꿀벌이 노란색과 파란색 등의 색을 구별할 수 있는 등의 사실을 밝혀내었고, 꿀벌에 대해 연구한 업적을 인정받아 1973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꿀벌의 춤에 대한 연구는 이후로도 계속되었다. 연구가 거듭될수록, 꿀벌의 춤 동작 하나하나에는 매우 복잡하고 체계적인 정보를 담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최근 한 연구진은 꿀벌의 춤은 총 1528개의 동작으로 구별할 수 있으며, 각 춤에는 자세한 이동 경로, 가장 가까운 꽃밭의 위치, 그 꽃밭에서 나오는 꽃가루의 가치까지 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