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다니던 방송국을 옮겨야만 했던 시절의 역사
오늘 트위치 코리아 섭종 공지를 보면서
정황이나 유사성이 딱 맞아 떨어지는 건 아닙니다만
몇몇 불현듯 떠오르는 방송가의 일들이 떠올라
이야기&썰 게시판에 끼적끼적 읊어봅니다
지금 JTBC의 전신 격으로 TBC라는 방송국이 있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온게임넷이라는 방송국이 있었음을 알고 있듯
70년대 이전에 태어나신 분들은
TBC라는 방송국의 존재를 너무도 잘 알고 있죠
요즘 핫한 영화 <서울의 봄>의 실제 모델이라 할 수 있는
하나회 세력이 정권을 잡은 후
언론 및 방송 통폐합 정책을 펴게 되고
이에 TBC가 고별방송을 하며 KBS로 흡수가 되어
지금의 KBS2 TV가 탄생합니다
위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TBC에서는 전속 배우나 가수를 두고 있었죠
독점 송출만 가능하다는 점에서 본다면
지금 인방계의 파트너 BJ/정식 제휴 스트리머와 비슷하달까요
TBC에 출연했던 여러 탤런트들이
KBS2 TV로 적을 옮기게 된 심정이란
마치 사랑하던 직장이 졸지에 강제 인수 합병되고
새 회사를 다니는 게 눈치 보이는 심정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요즘이야 연예인들이 이 채널 저 채널에도 나오는 게
전혀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TBC 폐국 때처럼 누가 다른 방송사에 나온다고 하면
그게 큰 이슈가 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비단 그건 7,80년대에 국한되지도 않았습니다
90년대 초, “KBS”의 “공채”로서
뉴페이스로 젊은 시청자들의 인기를 끌었던
김국진, 김용만, 박수홍, 김수용
“감자골 4인방”이 은퇴를 선언했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고별 인사를 “MBC”에서 하게 되었죠
감자골 4인방을 MBC에 못 들어가게 하려고
방송 3사 희극인들이 몰려와 육탄전을 벌이던 촌극도 있었지만
이들은 예능 대부 이경규가 MC로 있던
MBC 간판 예능 일요일일요일밤에에서
마지막 인사를 하게 됩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여기에서)
물론 당시에도 전속 계약이 끝나면 이적은 자유였고
전속 상태에서도 다른 장르나, 라디오 출연 등은 가능했다더군요
시간이 지나 출연자들의 운신의 폭이 점점 넓어지기는 했으나
그래도 누구누구가 다른 채널에 나온다는 건
20세기 말까지도 대중문화계에선 적잖은 이슈였습니다
세월이 흘러 연예기획사들의 힘이 성장하고
방송사 전속의 개념은 점점 옅어져는 갔지만
아직도 뭔가 방송국 사이에 묘한 내외(?)를 하던 문화는
세기가 바뀌어도 잔존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 방송사 간의 내외를 과감히 깨뜨리려고 한
젠장 또 무한도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