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멸망 원인 - 1 마녀사냥
망국의 징조로 인해 사회가 혼란스러워지면 당연히 해당 사회의 구성원들은 오랜 기간동안 고통받게 된다. 이렇게 되면 사람들은 위정자들에 대해 여기에 대한 납득할 만한 이유를 찾기 시작하는데, 당연히 국가가 멸망의 길에 빠진 대부분의 원인은 그 당시의 지도층이 만들어낸 일이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본질적인 해결책을 내놓는 건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다. 이 상황에서 지도층은 뼈를 깎는 심정으로 개혁을 하는 대신, 이질적인 특정 사회계층을 희생양으로 만들어 버린 뒤 국민들의 폭력성을 통제하기 쉬운 방향으로 발산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해결하려 들 때 발생하게 된다.
이렇게 마녀사냥을 통해 문제의 본질을 회피할 경우 국민 대다수의 분노는 수그러들며 권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다. 문제는 해당 망국의 징조의 핵심은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은 채 특정 사회집단을 불가촉 천민 급으로 탄압하게 만들기에, 또 다른 막장화의 시발점을 끊게 되기 쉽다. 당연히 해당 소수 집단은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타국에 헌신하거나 반체제 세력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만일 정말 마녀사냥을 훌륭히 끝내서 자국내에서 해당 집단이 증발했다면 문제가 더 심각해지는데, 문제의 본질은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는데 희생양은 사라졌기에 마녀사냥에 대한 책임공방과 함께 다시금 혼란 상황이 발생된다.
과거의 예시를 들자면 모리스코 추방과 종교재판으로 무어인과 유대인을 추방해 농업과 금융 기반을 스스로 날린 스페인, 위그노를 추방해 산업 기반을 스스로 날린 프랑스의 역사에서 가장 극적으로 드러난다. 근대에선 한국도 독재 정권 때 순순히 말을 듣지 않는 지식인, 예술인을 가혹하게 탄압했었고 이로 인해 귀중한 인재들이 고문받다 죽거나 해외로 도피하면서 그만큼 국력 손실이 일어났었다. 현대에 들어서도 중국의 문화대혁명과 소련의 대숙청을 들 수 있고, 미국도 국가 멸망과정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메카시즘 광풍으로 인해 경제, 국방, 외교, 문화, 과학, 기술의 인재를 날려먹고 심각한 손해(중국의 핵개발, 베트남 전쟁의 수렁, 중남미의 반미운동 등)를 보아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