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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만의 아버지가 파인만을 가르쳤던 방식

미르띤이마룡
23.11.08
·
조회 5981
출처 : 파인만 저서 남이야 뭐라 하건! 중 일부 발췌

파인만이 겨우 어린이용 식탁 의자에 앉아서 음식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자랐을 때다.

 

파인만의 아버지는 여러 가지 색깔의 작은 타일을 잔뜩 집에 가지고 오셨다. 그리고 파인만에게 그 타일을 갖고 놀게 하셨다.

아버지께서 타일을 도미노처럼 한 줄로 세워 놓으면 파인만은 한쪽 끝을 밀어서 늘어선 타일을 넘어뜨리곤 했다. 

 

얼마 후 파인만도 아버지를 도와 함께 타일을 세울 수 있게 되었으며, 흰색 타일 두장에 파란색 타일 한 장, 다시 흰색 타일 두 장에 파란색 타일 한 장 하는 식으로 좀 더 복잡하게 타일을 세우게 되었다.

 

어머니께서는 그것을 보시고는 “그 불쌍한 아이를 좀 내버려 두세요. 그 애가 파란색 타일을 놓고 싶어 하면 파란색 타일을 놓도록 내버려 두세요”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아버지께서는 “아니오, 나는 얘한테 ‘패턴’이 무엇인지 그리고 패턴이 얼마나 재미있는 것인지를 가르쳐 주려고 하는 것이오. 이것은 초등학교에서 가르치는 산수와 비슷한 것이오.”라고 대답하셨다.

 

아버지는 이런식으로 파인만이 아주 어렸을 때부터 세상에 대해서, 그리고 이 세상이 얼마나 흥미로운지에 대해서 가르쳐 주셨다.

 

파인만의 집에는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이 있었다. 파인만이 어렸을 때 아버지께서는 파인만을 무릎에 앉히고 그것을 읽어주시곤 하셨다. 예를 들어 공룡에 관한 내용 중 티라노사우르스 렉스라는 공룡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경우 ‘이 공룡은 키가 약 7~8미터 정도이며 머리 둘레가 약 2미터 정도이다.’ 라는 식으로 설명되어 있었다.

 

아버지께서는 이 대목에서 읽기를 멈추시고 “자, 아 말이 무슨 뜻인가 생각해보자. 만약 이 공룡이 우리 집 앞 뜰에 서 있다면 머리가 여기 2층 창문에까지 닿을 정도로 키가 크다는 말이구나.(2층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하지만 머리가 너무 커서 창문 안으로 들어올 수는 없겠구나." 하는 식으로 설명하셨다. 이처럼 파인만에게 읽어 주시는 모든 내용 하나하나를 실제 상황처럼 실감나게 바꾸어 묘사하며 설명해 주시곤 하였다.

 

이 때문에 파인만은 무엇을 읽든지 그것이 정말로 뜻하는 것이 무엇이며, 저자는 과연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것인가 하는 것을 깊이 이해하려는 태도를 어려서부터 익히게 되었다.

 

아버지는 어린 파인만을 데리고 숲을 거닐면서 숲 속에서 일어나는 재미나는 자연현상에 대하여 이야기 해 주셨다. 그것을 본 파인만의 친구 어머니들이 자신의 남편들도 자식들을 데리고 그렇게 산책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친구 아버지들에게 파인만의 아버지처럼 하라고 졸라 보았지만 다른 아버지들은 여러 가지 이유를 대며 그녀들의 청을 들어주지 않았다. 결국에 그녀들은 파인만의 아버지를 찾아와 다른 아이들도 함께 데리고 산책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아버지는 파인만과 함께 보내는 시간은 특별한 시간이므로 다른 아이들 때문에 방해를 받을 수 없다며 거절하셨다. 그리하여 결국 다른 집 아버지들도 그 다음 주말부터는 아이들을 데리고 산책을 다니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런 일이 있었던 주말 다음 월요일, 아버지들이 모두 직장으로 돌아가고 아이들끼리 놀고 있을 때 한 아이가 파인만에게 물었다.

 

“저 새 좀 봐? 저게 무슨 샌지 아니?”

“전혀 모르겠는데?”

“저 새는 갈색 목덜미 개똥지빠귀야. 너희 아버지는 너한테 아무것도 안 가르쳐 주시는구나!”

 

하지만 사실은 정반대였다. 아버지께서는 이미 내게 그 새에 대하여 가르쳐 주셨다.

 

“저 새가 보이지? 저 새의 이름은 스펜서 휘파람새라고 한단다”

(파인만은 아버지가 새의 진짜 이름은 모르고 계시다는걸 알고 있었다.) 

 

" 이탈리아 어로는 ‘추토 라피티다’ 라고 하며, 포르투갈 어로는 ‘봉다 페이다’ , 중국어로는 ‘충롱따’ , 일본어로는 ‘가타노 데케다’ 라고 한단다. 

이와 같이 세상에 있는 모든 언어로 저 새의 이름을 알 수는 있겠다만 그러고 나서도 저 새가 어떤 새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아무것도 모를 수 있단다. 단지 세계의 다른 곳에 사는 사람들과, 그 사람들이 저 새를 뭐라고 부르는지에 대해서만 알게 된 것이지. 그러니까 우리는 저 새를 관찰해서 저 새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보도록 하자꾸나. 그것이 정말 중요한 거란다."

 

(이처럼 파인만은 매우 어려서부터 사물의 이름만을 아는 것과 사물의 본질을 아는 것의 차이를 배웠다.)

 

파인만이 좀 더 자랐을 때의 일이다. 하루는 아버지가 나무에서 잎을 하나 떼어 내셨다. 그 잎에는 길고 가느다란 흠집이 나 있었는데, 흔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 잎은 병들어 있는 것처럼 보였고 잎의 중간 부분에서부터 시작하여 가장자리로 C자 모양의 가느다란 갈색곡선이 있었다.

 

이것을 보시고 아버지께서 말씀하셨다. 

 

“ 이 갈색 선을 봐라. 처음부분은 가늘지만 가장자리로 갈수록 굵어지고 있잖니. 이것이 무엇인고 하니, 바로 파리란다. 노란색 눈과 초록색 날개를 가진 파란 파리가 날아와서 이 잎에다가 알을 깐 것이지. 알이 부화되어 구더기가 되고 구더기는 이 잎을 먹으면서 일생을 보내는 거야. 이 잎이 바로 구더기가 음식물을 얻는 곳이란다. 구더기가 완전히 자라서 노란색 눈과 초록색 날개를 가진 파랑 파리가 되는 것이란다. 그 파리는 잎을 떠나 날아가서 새로운 잎에 다시 알을 낳지”

 

파리 이야기에서도 자세한 내용은 틀릴 수 있다는 것을 파인만은 알고 있었다. 심지어 파리가 아니고 풍뎅이 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아버지가 파인만에게 열심히 설명하려고 하는 기본적인 아이디어 자체는 참으로 놀라운 것이다. 아버지는 모든 것을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나름대로 재구성하여 설명하셨던 것이다. 그럼으로써 아무리 복잡한 것일지라도 상황을 재현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가르치셨다. 

댓글
자몽은원래쓰다
23.11.08
BEST
I'm 파인이에요.
미유키
23.11.08
자몽은원래쓰다
23.11.08
BEST
I'm 파인이에요.
태상노군
23.11.09
Thank you and you???
대인국대표하남자
23.11.08
역시 훌륭한 위인에게는 훌륭한 부모님이 계시는군요
천재일까
23.11.08
이름도 완벽하네 파인곶이 아니라 파인만이라니
말랑말랑이
23.11.09
파인만이 아닌 러프만이었다면 조금 더 상남자가 되었을수도 있겟ㅅ군요
꺾인우재
23.11.08
와 횐님 쓰신 글보고 책도 읽고싶어졌어요
내가만약뇌속의AI라면
23.11.08
그 사람들이 저 새를 뭐라고 부르는지에 대해서만 알게 된 것이지. 그러니까 우리는 저 새를 관찰해서 저 새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보도록 하자꾸나. 그것이 정말 중요한 거란다."
이 부분이 참 좋아요~~~ 단순한 개념과 단어의 암기가 아니라, 본질 자체를 탐구해야 진정한 ‘앎’의 과정이라고 생각되네여.. 넓은 시야를 갖게 하는 훈육법같군요
괜찮아주우재수없어
23.11.08
인만이형 일화는 다 재밌네요ㅋㅋ
사냥에성공한원시인의뿌듯함
23.11.10
어린 아이가 이름과 본질을 구분할 줄 알았다는 건 정말 대단하다
신이나
23.11.13
실제를 알아가는 과정이 틀릴까 두려워하지 말기
두루마리
23.11.16
사실 김풍과 이소 얘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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