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사냥꾼, 짐 코벳

본명은 에드워드 제임스 코벳(Edward James Corbett)이며 짐(Jim)은 별명. 영국령 인도에서 태어나 영국령 케냐에서 생을 마친 군인이자 사냥꾼.

9살의 나이에 엽총으로 표범을 사냥함으로써 어린 시절부터 천재적인 두각을 보였지만, 그가 위대한 사냥꾼이라고 불리는 것은 단순히 어린 나이에 맹수를 잡았기 때문이 아니라, 10마리가 넘는 식인 맹수들을 처치했기 때문이었다.

그의 첫 식인맹수 사냥감이 바로 참파와트(Champawat)의 식인 암컷 벵골 호랑이인데, 이 호랑이는 무려 400명이 넘는 사람을 먹어치웠으며 희생자의 대부분은 여성과 어린아이였다고 한다.

이 호랑이는 무려 400명이 넘는 사람을 먹어치웠으며 희생자의 대부분은 여성과 어린아이였다고 한다. 결국 호환을 견디지 못해 군대까지 동원되었고 네팔군의 추적을 피해 참파와트는 인도의 쿠마온 지방으로 넘어온다

여기서도 수많은 사람을 잡아먹었고, 인도에서는 모든 수단을 동원했지만 참파와트는 그 모든 조치를 비웃듯이 활개치고 다녔다.
수많은 사냥꾼들과 구르카 용병들까지도 이 교활한 호랑이에게 농락당했고, 결국 436명째 희생자까지 나오고 만다.
수백여 명의 인원을 동원함에도 이 영악한 호랑이는 잘만 피해다녔다.

이에 당시 영국 육군 보병 장교였던 코벳이 참파와트 사냥에 합류하게 된다.

코벳은 참파와트의 흔적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참파와트가 몸길이 8피트(약 2.4미터)에 암컷이며 쇠냄새에 매우 민감해서 사냥꾼이 총을 들고 접근하면 쇠냄새를 맡고 귀신같이 도망가 버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코벳이 한참 호랑이를 추적하고 있을 때 참파와트가 어린 소녀를 습격해서 끌고가는 사건이 발생했고, 코벳은 소녀의 핏자국을 추적해서 참파와트의 위치를 파악한 후 참파와트가 쇠냄새에 민감하다는 점을 역이용하기로 한다.

코벳은 지역 주민 수백여 명을 동원하여 소리를 내고 쇠 냄새를 풍기며 산 꼭대기에서 내려오도록 해서 호랑이를 자극하고 달아나게 한다

코벳은 진흙과 동물의 배설물로 온 몸을 덮어서 쇠냄새가 풍기는 것을 철저하게 막은 후 호랑이가 달아날 곳을 계산하여 매복하고 있다가 대낮 정오 무렵에 쏴 죽였다.

번번이 사냥에 실패하던 식인 맹수를 처치한 그 공적은 실로 대단한 것이었지만, 그는 한 푼의 현상금도 받지 않았다. 오히려 지방 영주들이 고마워하며 준 현상금을 "희생자들의 유족을 도우라"며 기부했다고 한다.

그 후 그는 11마리의 식인 호랑이를 더 사살하였으며, 그 공으로 훈장도 받고 대령까지 진급하게 된다.

그가 상대한 여러 마리의 호랑이 가운데 짐 코벳이 유일하게 두려워한 건 우타르프라데시 주에 살던 ‘파월가의 독신자’란 수컷 호랑이라고 한다.
총 3번에 걸쳐 만났는데, 짐 코벳의 회고록에는 파월가의 독신자에 대한 평가가 경외와 공포로 가득하다.

일단 첫 만남부터가 드라마틱한데, 우타르프라데시 주가 1930년 독신자를 사냥하고자 그 일대의 숲을 모조리 벌목하게 되고, 살 곳을 잃은 독신자가 새로 이사한 곳이 집 근처의 숲이었다고 한다.

이를 알게 된 짐 코벳은 독신자를 사냥하러 나선다. 어느 겨울 아침, 짐 코벳이 아침 흡연을 하며 주변 경관을 살피던 중, 자기 눈앞에 갑자기 독신자가 찾아왔다. 그는 코벳을 공격하지도 않고 근처 개울가에서 물만 마시면서 그냥 멀뚱히 쳐다보기만 했다.
그는 코벳을 공격하지도 않고 근처 개울가에서 물만 마시면서 그냥 멀뚱히 쳐다보기만 했다. 짐 코벳은 "내가 여태 만나본 호랑이 중에 가장 위엄있는 호랑이"라고 평가했다.

이후 2번째 만남에서는 짐 코벳은 독신자를 사냥하기 위해 함정을 깔았지만, 이때 그 함정에 걸린 독신자의 카리스마와 덩치에 압도되어 평소답지 않게 눈 밑의 3cm 지점에 맞히는 실수를 범하게 된다.

이게 오히려 독신자의 성질을 건드린 바람에, 독신자는 당시 그 일대를 거의 초토화시켰다.

이 상황을 직접 목격한 짐은 총을 재장전할 엄두도 못했고, 그저 공포에 떨었다고 한다. 총을 든 손이 마비될 정도로 움직이지 못 하다가 후퇴해서 거리를 벌린 뒤 집으로 뒤도 안 돌아보고 후퇴해서 목숨을 건졌다고...

이튿날 하인 한 명과 함께 독신자를 추적하다가 웅크리고 있던 호랑이 한 마리를 발견했는데...독신자인지 아닌지를 구별하기가 어려웠다고 한다. 그 호랑이가 가고 난 후 그가 있던 자리에 가보니 피웅덩이가 있어서 독신자를 놓친 걸 깨닫게 되었다.

그로부터 이틀 후에 근처 개울에서 다시 독신자를 만났는데, 이때는 정확하게 머리를 맞혔고 그제서야 독신자를 가까이서 대면하게 된다.

짐 코벳은 이때의 소감에 대해 "저 참혹한 상처! 그리고 저 끈질긴 생명력! 내가 쏜 짐승 앞에서 그토록 커다란 경의를 느껴본 것은 맹세코 그 때가 처음이었다."라며 자기 일생 최고의 숙적으로 평가했다.

또한 그는 식인 표범도 사살한 바 있다. 125명을 잡아먹은 루드라프라야그 표범이나 400명 이상의 사람을 잡아먹은 파나 식인 표범도 그의 총에 최후를 마쳤다. 루드라프라야그 표범을 잡은 자리에는 기념비가 세워졌다. 이 식인 표범들이 입힌 피해까지 포함해 그가 사냥한 식인 동물들에게 죽은 피해자는 무려 2,000명이 넘는다.
이런 그의 업적 덕분에 그는 사두로 간주되었다. 다시 말해서 성인 급으로 추앙받았다는 소리다. 그가 마지막으로 식인 호랑이를 사냥했을 때, 그의 나이는 63세였다.

이후 자신의 6번째 마지막 저서인 'Tree Tops'를 내고 심장 마비로 생을 마감한다. 이 책에는 짐 코벳이 그동안 기록해 둔 야생동물 외에, 케냐 국립 공원에서 보내온 날들과, 엘리자베스 공주와 조지 6세의 죽음에 얽힌 사건 내용까지 세세히 나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