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딧 두줄괴담 모음(2)
미방

11.
…저번에도 그녀가 말했는데, 우리는 시간 루프 속에 갇혀 있다는 것이다.
솔직히 좀 짜증난다. 그도 그럴 것이…
12.
그녀의 머리에 대고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그제서야 나는 그녀의 표정에서 살고 싶다는 의지를 느꼈다.
아마 잘못 본 건 아닐 것이다. 거울은 거짓말 안 하거든.
13.
“이렇게 애원할께요, 차라리 나를 데려가 주세요!” 나는 절박한 목소리로, 내 아이를 데려가는 두 명의 건장한 남자들에게 소리쳤다.
“죄송합니다, 부인. 아이들을 우선적으로 구해야 합니다.“ 그렇게 이 배의 마지막 구명보트가 떠나갔다.
14.
엄마를 마지막으로 본 지도 이제 10년이 다 되어 간다.
그리고 엄마는 매일 으름장을 놓는다. 내가 계속 말을 듣지 않는다면 내 청각도 뺏어버리겠다고.
15.
누가 그러더라. 사람은 심장이 멎을 때 첫 번째로 죽고, 사람들에게 잊혀졌을 때 두 번째로 죽는다고.
몇 년째 단칸방에 쳐박혀 있다보니, 어쩌면 순서가 뒤바뀐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16.
단짝친구 줄리아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우리 딸 사라는 그런 일이 더는 벌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사이버 불링 방지를 위한 모금운동을 시작했다.
휴, 이제야 우리 딸 생활기록부를 좀 제대로 된 걸로 채울 수 있을테니, 그 줄리아란 애를 그렇게 만드는 데 쓴 노력이 아깝지는 않다.
17.
언제나 가족과 이웃들에게 다정했던 우리 할아버지는 임종 직전, 종종 해왔던 “아우슈비츠에서 생긴 흉터” 얘기를 다시 해주었다.
“그 유대인 새끼 때문에 하마터면 죽을 뻔했지 뭐니.” 이제서야, 우리는 할아버지가 죄수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18.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흰개미 종을 하나 새로 찾으신 것 같군요.”
내 X레이 사진을 한참 들여다보던 의사는 말을 이어갔다. “환자분의 가슴통증도 이걸로 설명이 되겠고요.”
19.
요즘 쓰고 있는 책의 등장인물을 몇명 죽여 없애야겠어.
자서전이랍시고 쓰고 있는데, 영 임팩트가 없단 말이지.
20.
두줄괴담 게시판에 올릴 소재를 찾고 있었는데, 경쟁작들이 너무 강력한 것 같아.
너네 이거 다 지어내는 거 아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