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이야기]2부|남자 한복의 종류 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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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기 앞서…
·한복은 현대의 옷처럼 디자이너가 설계하여 공장이나 공방에서 만들어내는 옷이 아닌, 가내수공업으로 만들어 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사람마다 같은 저고리를 만든다고 해도 디테일적인 부분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에 제가 설명한 부분과 실제 유물에서 차이점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집트의 전통복장이 고대이집트의 흰 통짜 천을 몸에 두르는 형태가 아닌 ‘갈랴베야’라고 불리는 아랍계 의상이듯이 한복이 전통복장으로서 그 형태가 정해진 시기는 18세기 영정조 시기이며 길게 잡아도 여말선초 시기까지 입니다. 제가 설명드릴 한복은 전통으로서의 한복이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18~19세기의 한복을 기준으로 조선초기의 한복을 추가로 언급하는 식으로 설명 드리겠습니다.
·요즈음 개량한복이란 이름으로 다양한 한복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개중에는 스님들이 입는 승복과 그 형태가 비슷한 생활한복(개인적으로 생활한복은 개량승복이라 보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도 있고 경복궁 근처에서 대여할 수 있는 화려한 형태의 퓨전한복, 혹은 양장의 형태를 차용하면서도 한복의 디자인을 따온 모던한복등이 있습니다. 한복의 변화와 개량이란 관점에서 보면 좋은 시도들이지만 그 과정에서 본래의 한복의 형태를 잊어버릴까 걱정도 됩니다. 한복의 원형을 알고 바꾸는 것과 모르고 바꾸는 것은 천지차이라 생각합니다. 고로 전통한복이란 무엇이고 어떠한 형태를 지녔는가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본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2부|남자 한복의 종류 2장]
1.겉포 계열
저번 글에서 설명했듯이 한복은 위 저고리 아래 바지의 형태가 기본이지만 일반적으로 양반들이나 재력가들은 그 위에 ‘포’를 덧입었습니다.(본 글에서는 어감과 의미상 겉포라 칭함)
겉포의 형태는 주로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형태의 긴 옷으로 이러한 형태 자체는 양복의 코트처럼 다양한 문화권에 다양한 모양으로 나타납니다. 그러한 포들과 비교하여 한복의 겉포가 가지는 특징은 1. 높은 허리선과 2. ‘두리소매’라 불리는 넓은 소매이라 생각합니다.

첫째로 높은 허리선은 겉포를 입은 뒤 묶는 세조대 또는 술띠라는 허리띠의 위치를 통해 볼 수 있습니다. 여성한복의 저고리가 점점짧아지면서 허리선이 올라갔듯이 가슴부근에 매어진 세조대를 통해 남성한복도 위가 짧고 아래가 긴 형태를 띄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둘째로 두리소매는 사각형 형태는 넓은 통소매를 의미합니다. 소맷부리 윗부분의 손이 나오는 부분만 뚫려있고 나머지는 막혀있기에 마치 주머니처럼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두리소매가 아니거나 좁은 소매인 협수가 있기도 합니다만 대다수의 겉포는 두리소매의 형태를 띕니다.
이제 겉포의 종류별 특징을 살펴보면서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목차-
-1. 철릭
-2. 도포
-3. 창의
-(1). 대창의(창의)
-(2). 중치막
-(3). 소창의(창옷)
-(*). 학창의/심의
-4. 군복(구군복/포졸복)
-(1). 동달이
-(2). 협수
-5. 장옷(두루마기)
-6. 반비(더그레/쾌자/답호/전복/호의)
-(1). 쾌자(전복)
-(2). 답호(호의)
-1. 철릭
철릭은 원간섭기 때 몽골에서 들여온 의복입니다. 저고리에 치마를 기워 넣은 형태를 띄고 있으며 트임이 없거나 한쪽 옆트임 또는 양쪽 옆트임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무관들의 일상복으로 쓰였으며 관복 아래에 받쳐 입는 용도로 쓰이기도 했으며 임진왜란시기에는 관복으로 쓰였습니다.
외국에서 들여온 의복이 로컬라이징되는 과정을 볼 수 있는 의복 중 하나이며 위의 사진의 차이를 통해 좁은 소매가 넓은 두리소매가 되고 허리춤이 가슴부근 까지 올라왔으며 큰 고름이 달리는 형태로 변화함을 잘 볼 수 있습니다.
-2. 도포

철릭의 무관들의 옷이면 도포는 문관들의 옷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조선시대 선비 옷하면 바로 떠오르는 도포는 뒷트임이 있으며 지역에 따라 뒷트임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도포의 가장 큰 특징인 뒤에 달리 전삼[展衫]이라는 직사각형의 천은 무조건 있기에 도포의 정체성을 나타내는데, 이는 뒤트임 사이로 보이는 속옷을 가려주기 위한 용도로 이를 통해 도포가 말을 타기 위한 마상의[馬上衣]로서 고안 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3. 창의
창의는 트임이 있는 겉옷들을 총칭해서 부르는 말로 대창의/중치막/소창의 등이 있습니다. 대창의와 중치막은 겉옷으로 쓰였지만 소창의는 주로 실내용이나 대창의와 중치막 아래에 받쳐입는 용도로 쓰였습니다.
-(1). 대창의(창의)

대창의는 뒷트임이 있는 창의로서 짧은 옆트임이 있기도 합니다. 대창의는 그냥 ‘창의’라고도 불렸으며 관복 아래에 받쳐입는 용도로도 쓰였습니다.
-(2). 중치막

중치막은 옆트임이 있는 창의입니다. 초기에는 ‘무’라 불리는 겨드랑이아래에 덧대는 세모난 천이 있었지만 시대가 갈수록 무가 점점 작아지다 아예 무가 없는 형태로 변형되었습니다. 고로 앞에서 보면 대창의에 비해 얇아 보이는 것이 특징입니다.
-(3). 소창의(창옷)
소창의는 소매가 좁은 중치막의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창의의 한 종류지만 양반들에게는 사실상 겉포가 아닌 길이가 긴 저고리처럼 사용 되었습니다. 양반들은 실내에서 예를 갖추거나 활쏘기나 승마등 활동적인 일을 할 때 겉저고리 위 또는 겉저고리 대신해서 입었고, 양반의 시중이나 하급관리들의 일상복으로서 겉포로 쓰였습니다.
오른쪽 사진에서 보이듯이 앞자락을 뒤로 묶는 형태로도 입었는데 이때는 세조대를 묶지 않았습니다.
-(*). 학창의/심의
학창의는 심의가 로컬라이징된 한복입니다. 유학자들이 입는 유교를 상징하는 옷입니다.
오른쪽의 옷이 심의인데 이는 중국에서 들여온 옷으로 일반적인 포와 달리 철릭처럼 윗부분인 의[衣]와 아래부분인 상[裳]을 따로 만들어 연결시켜 만들었습니다. 심의를 조선의 실정에 맞게 로컬라이징한 옷이 학창의입니다.
학창의는 대창의의 소매와 옷깃 옷고름등에 검은색 띠를 둘러 겉으로 보기에 심의처럼 보이게 만든 옷입니다.
-4. 군복(구군복/포졸복)

두리소매는 심미적으로 보기에는 좋지만 활동적인 일을 할때는 불편합니다. 활쏘기나 잠깐의 승마같은 경우 팔토시를 매어 해결할 수 있겠지만 전쟁과 전투중에 입는 군복으로서 역할은 부족했을 것입니다. 조선시대 초기에는 철릭이 군복으로서 쓰였으나 점점 철릭의 소매도 넓어져 두리소매가 되어갔기에 군복을 새로 지정할 필요가 있었고 이에 나온 것이 동달이와 협수입니다.
군복을 입을때는 세조대를 매지 않고 광다회와 전대를 매었는데, 광다회는 일종의 탄띠로 검과 화살통등을 고정하는 용도였으며 그 위에 전대를 둘렀습니다.
-(1). 동달이
(위 사진은 19세기 말의 동달이이나 색상을 제외한 구조 자체는 18세기와 같습니다.) 18세기의 동달이는 초록색에 소매의 일부만 붉은 색이었습니다. 동달이는 뒷트임이 있는 좁은 소매의 옷이며 짧은 옆트임이 있기도 합니다. 또한 소매 일부 또는 소매 전체의 색이 붉은 빛을 띄며 여기에 전복을 함께 입으면 우리가 흔히 아는 구군복이 됩니다.
-(2). 협수
협수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좁은 소매의 옷의 총칭이었으나 포졸복으로서의 협수만을 이야기 하자면, 사실상 소매와 몸통(길)의 색상이 같은 동달이입니다. 주로 검은색이었습니다.
-5. 장옷(두루마기)

장옷은 고려시대의 백저포가 발전하여 된 옷으로 소창의와 마찬가지로 양반들이 도포나 창옷을 입기전 옷의 형태를 잡고자 아래에 받쳐 입던 옷이나 활동성이 좋아 무관들이나 양민들이 겉포로 입기도 하였습니다. 18세기가 되자 여성들이 외출할때 얼굴을 가리던 가리개로서 쓰이기도 하였고 고종시기 의복개혁을 통해 사치스럽고 만들기 힘든 도포와 창의를 대신하여 겉포로 지정된 두루마기의 유래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6. 반비(더그레/쾌자/답호/전복/호의)
반비는 소매가 짧은 포들을 총칭해서 이르는 말로 그 종류에는 쾌자, 답호, 전복, 호의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용어의 혼용이 심하여 조선왕조실록에서도 전복과 답호등의 용어의 혼동에 대해 한탄하는 문구가 있기도 합니다. 현대에는 민소매면 쾌자, 민소매에 깃이 없으면 전복, 반소매가 있으면 답호 등으로 구분하기도 하나 소매가 없는 답호나 깃이 없는 쾌자가 있는 등 유물상의 구분과 맞지는 않습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과 한국의식주생활사전을 통해 개인적으로 구분하자면
·반비 : 소매가 없거나 짧은 포들의 총칭
·더그레 : 반비의 순우리말
·쾌자 : 뒷트임이 있는 반비
·전복 : 군복으로서 쾌자의 명칭
·답호 : 옆트임이 있는 반비
·호의 : 군복으로서 답호의 명칭
정도로 구분이 가능합니다. 이는 임의적인 구분이지만 설명의 편의를 위해 위 구분을 사용하여 쾌자(전복)/답호(호의)로 구분하여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1). 쾌자(전복)
쾌자는 뒷트임이 있는 반비로 짧은 옆트임이 있기도 합니다. 주로 도포나 창의 위에 덧입는 장식용으로 쓰였으며 일종의 예복으로 쓰였습니다. 긴 트임이 있기에 보온적인 효과는 적었을 것으로 보이며 연회나 잔치때에 여러겹을 덧입어 부를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군복으로서 쾌자는 전복으로 불리었으며 색상의 차이를 통해 소속부대를 구분하기도 하였습니다.
-(2). 답호(호의)
답호는 옆트임이 있는 반비입니다. 철릭과 같이 원간섭기에 들어왔으며 조선시대 초기에는 커다란 네모난 무가 달려있었습니다. 하지만 철릭의 예와 같이 로컬라이징되면서 무가 세모난 형태가 되거나 아예 없는 형태도 나오게 됩니다. 답호는 반소매가 달려있는 경우도 있으며 두리소매 위에 덧입는 특성상 왼쪽 사진에서 보이듯이 반소매의 아래부분은 트여있습니다. 관복아래에 대창의와 함께 받쳐입기도 하였습니다.
군복으로서 답호는 호의로 불리었으며 전복과 같이 색상으로 소속부대를 구분하였습니다.
*.마무리
곤룡포나 단령포같은 관복도 한번 다루고 싶긴한데 글의 길이가 너무 길어지는 것 같아 뺐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론 한복의 진짜 매력은 이런 다양한 겉포들이라 생각합니다만 요즘엔 남자한복하면 바지저고리만 미디어에 노출되는 것 같아 아쉽네요.
앞글까지 합쳐서 남자한복 종류에 대해서 소개만 한거라 디테일 하게 들어가진 않고 대략적으로 “이런게 있다~”식으로만 설명했기에 언젠가는 하나하나 디테일하게 설명하고 싶네요.
다음에는 여자한복소개를 할지 아니면 남자한복에 대해 하나하나 디테일하게 들어가서 설명할지 그것도 아니면 아예 다른 주제로 이야기를 할지 고민이 되네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