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침잡] 방장이 종종 말하는 부1랄큰너구리는 무엇일까? 너구리 요괴, 바케다누키(化け狸)에 대하여

바케다누키(化け狸)는 흔히 일본 요괴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는 너구리 요괴를 가리킵니다.
보통 그냥 너구리 모양의 요괴는 다 이 분류에 들어간다고 할 수 있죠.
오늘날 너구리 요괴의 트레이드 마크라면 변신능력으로, 온갖 것으로 변신이 가능하다고 하며 같은 변신하는 대표적인 요괴인 여우 요괴와는 라이벌 관계라고 전해집니다.
많은 전승에서 너구리보다는 여우가 더 변신에 능숙한 것으로 나오지만, [ 여우는 7가지 변신, 너구리는 8가지 변신(狐の七化け狸の八化け) ]이라는 속담에서 보듯이 여우보다도 너구리가 사람으로 변하는 능력이 한층 위라는 속설이 있습니다.
또 여우는 사람을 유혹하기 위해 변하는 반면, 너구리는 사람을 골탕먹이기 위해 변하므로 변하는 것 자체를 즐긴다는 설도 있죠.
여담이지만 사도(佐渡)의 너구리 대요괴인 단자부로다누키(団三郎狸)는 사도에서 여우들을 모두 쫓아내어 사도에는 여우가 없다고 전해져 내려온다고 하네요.
※ 사도 : 니가타현(新潟県) 사도군(佐渡郡) 아이카와마치(相川町, 현재의 사도 시)
그리고 너구리 요괴에 관한 전승 중 압도적으로 유명한 게 바로 오늘의 주제인 음낭에 관련된 전승인데,
너구리 요괴는 음낭의 가죽이 다다미 8개를 이어붙인 것만큼 넓게 늘어날 수 있어 이것을 이용해서 그물, 나룻배, 우산, 스모 경기장과 카펫, 두건 심지어는 이불이나 활의 과녁으로 쓸정도로 다재다능하게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그림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음낭을 사용해 생활을 하는 너구리요괴들을 그린 여러 우키요에들-
그럼에도 이 능력을 성적인 용도로 쓰는 묘사는 따로 없으며 암컷 바케다누키는 이 음낭이 있는지 확인할 수 없다고 합니다.
특히 거대한 음낭이 옛 일본에서 금전운을 상징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상인들에게 인기가 많았다고…
너구리가 옛날에는 금의 정령이라고도 불려서 그렇다는데 아마 금구슬을 의미하는 킨노타마(きんのたま)라는 글자가 음낭을 뜻하는 킨타마(きんたま)와 발음이 비슷해서 그렇지 않았을까하는 추측을 조심스레 해봅니다. (이건 나의 뇌피셜)
또한 일본인들이 너구리를 운수가 좋은 동물이라고 여기는 이유는 너구리를 의미하는 타누키(タヌキ)라는 발음이 ‘타인(他)을 넘어선다(抜き)’라는 뜻으로 쓰이는 단어와 동음이의어인 것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종종 가게나 회사 앞에 행운과 복, 금전운 등을 가져다 주어 사업이 번창하길 기원하며 아래 사진과 같은 너구리상을 두는 걸 심심찮게 볼 수 있다고 하네요.


-복을 가져다준다는 일본의 타누키상, 역시나 거대한 고환이 강조되어 있다-
아무튼 일본에서는 너구리가 고환이 큰 동물로 알려져서 이런 전승이 퍼진것으로 추측되는데 이 때문에 대중매체에서도 진지하든 개그이든 이런 특징이 적지않게 등장한다고 합니다.
심지어 너구리가 어느 정도 세월을 거쳐 오래 묵게 되면 고환이 커져 고환 가죽을 덮어쓰고 사람으로 둔갑해 온갖 요술을 부린다는 설화도 있습니다. 물론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머리에 나뭇잎을 얹고 변신할 수 있다는 순한맛 너구리의 설화도 같이 전해져 내려옵니다.
거기다가 일본의 동요 중에서는 너구리 요괴의 음낭을 주제로 한 내용도 있습니다.
『たん たん たぬきのキンタマは
風もないのに ぶ〜らぶら
それを見ていた 親だぬき
おなかをかかえて わっはっは
너~너~너구리의 불알은
바람도 없는데도 흔~들흔들
그것을 보고 있던 부모 너구리
배를 잡고 왓핫하』
이러한 너구리 요괴의 전승이 많이 남아있는 곳은 바로 일본 열도를 구성하는 섬 중 가장 작은 섬인 시코쿠(四國)입니다.
일본의 3대 너구리중 하나라는 야시마의 하게다누키가 이곳 출신이며 일본 3대 너구리 이야기 중 하나인 『마츠야마 소동 808 너구리 이야기』(松山騒動八百八狸物語)에 등장하는 너구리요괴인 이누가미쿄부다누키(隠神刑部)의 출신지이기도 하죠.
참고로 시코쿠의 3대 너구리로는 아와의 킨초타누키, 야시마의 하게타누키, 이요의 이누가미교부다누키 이렇게 셋이 대표적이라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일본사람들은 3대 ○○○를 정하는 걸 엄청 좋아하나 봅니다.
특히 만화 '누라리횬의 손자'에 나오는 이누가미교부다누키는 방장이 설명한 부1랄큰너구리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화 '누라리횬의 손자' 중 발췌-
과거 엄청난 신통력으로 시코쿠 팔십팔귀야행을 이끌었다는 이누가미교부다누키는 그 신통력만큼이나 엄청난 음낭크기를 자랑하는데 저 낫토요괴가 방석인 줄 알고 깔고 앉을 정도로 묘사가 됩니다. 그리고 인간으로 변신해 인간 세상을 자유롭게 활보하고 다니기도 하죠.

-만화 ‘누라리횬의 손자’ 중 발췌-
이렇듯 미디어에서도 너구리 요괴의 총본산이라고 설명할 정도로 시코쿠에는 옛부터 너구리 요괴의 본고장이라는 별명답게 너구리 요괴에 관한 전승이 많으며, 시코쿠의 토쿠시마현에는 마을의 모든 곳에 너구리를 기리는 사당이 있으며 그 수가 600이 넘어 간다고 합니다.
그러나 너구리의 본고장은 확실히 시코쿠지만, 시코쿠 이외에도 일본전역에 너구리 전승은 무수히 많은 편입니다.
일본의 너구리 요괴 중 특히 유명한 일본 3대 너구리 요괴 중 둘은 시코쿠가 아닌 곳 출신이기도 하고요
일본 3대 너구리 요괴라 하면 각각 사도(佐渡)의 단자부로다누키(団三郎狸), 아와지(淡路)의 시바에몬다누키(芝右衛門狸), 야시마(屋島)의 하게다누키(禿狸)로 알려져 있으며 이 세 마리는 각자의 섬에 살면서, 신으로써 받들어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오늘은 소위 부1랄큰너구리 바케다누키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이제 가끔 침착맨이 저런 용어를 쓰면 ‘아 이런 설정이 있구나!’ 정도로 알아두시면 되겠습니다. 이상 알아두면 쓸데없는 침착맨 잡학사전이었습니다.
출처: https://namu.wiki/w/%EB%B0%94%EC%BC%80%EB%8B%A4%EB%88%84%ED%82%A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