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의 그녀
대학교 졸업을 하기 전 친하게 지냈던 어떤 한 소녀가 문득 떠올랐다.
나보다 2살 어린 소녀
같은 공간에서 함께 일을 하고, 같은 장소에서 대화를 나눌 기미는 보이진 않았지만
유독 나를 보면 수줍게 내 눈을 피하며 어떻게든 다시 나를 쳐다보려고 했던 것이 기억난다.
사람들 앞에서 활발하게 행동하며
자신이 섬겨야 하는 사람들이 있을 때 그 사람들을 챙기는 모습들이 인상적이었다.
그녀를 볼 때 마다
또래 여자애들 처럼 여리여리한 몸매에 운동한 것처럼 어깨는 넓은 듯한 체형
얼굴은 약간 동글동글해서 귀엽게 생겼지만
나는 그녀를 볼 때마다 여동생 그 이상 그 이하로 밖에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사람들과 같이 사적으로 만남을 하면 어떻게든 나와 붙으려고 했고
나와 대화를 쭉 이어나가려고 했었다.
우연히 가는 집 방향이 알게되어 심심치 않게 그녀와 집으로 같이 가게 되어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우리집을 보고 싶다고 했다.
나는 당황스러웠다.
또래 남자애들 같았으면
‘우효wwww~ 코이츠wwww~ 그녀는 이제 내것이라는wwwww~'
하면서 속으로 좋아했겠지만
나는 그녀를 ‘여동생’,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동료’ 그 이상, 그 이하로 밖에 보질 않았다.
“어… 왜?”
“오빠가 집에 고기가 남았다길래 그거 받고 싶어서”
‘아… 얘가 나를 좋아하나?’
“그거 받고 싶구나”
“응…”
평소에는 내 눈을 마주치며 대화를 잘 이어나갔지만 말꼬리를 잇지 못하고 그 정막감과 함께 동생의 눈은 아래를 향하며 어찌할바를 몰라하는 것이 보였다.
나의 의심은 확신으로 바뀌게 되는 순간이었다.
“우리 집은 이쪽인데 올래?”
여자애는 고개를 끄떡이며 내 뒤에서 총총 걸음으로 따라온다.
복잡한 심정을 떠앉고 동생을 우리집으로 초대한다.
동생을 우리집으로 받아들이고서 집에서 달콤한 속삭임을 나눈다면 내가 쌓아왔던 것이 무너지게 될 것이 머리 속에 불현듯 스쳐지나간다.
집안으로 들어가기 전 동생의 눈을 살펴보니 이리저리 살펴보면서 손과 발이 살짝 떠는 것이 보였다.
“아, 받으려고 하는 것 있었지?”
“어, 맞아”
동생의 분위기를 살피고서 그녀에게 줄 것을 곧바로 찾아 건내줬다.
“우리 집은 이렇게 생겼는데 늦었으면 집에 가는거 어때?”
그녀의 손이 작은 폭으로 흔들리는 것을 알고 예의 상 물어본 질문
아직 해는 서쪽으로 지기 전이었다.
“어… 그럴까?”
답과 함께 동생은 눈을 어디에 둘지 모르는 것이 계속 보였다.
그 다음 날, 동생은 날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이전처럼 나에게 가까이 다가오는 것도 아니고, 거리를 두는 것도 아니다.
아니, 대하는 태도가 약간 냉랭해졌다고 본다.
기존에는 내가 어디있는지 먼저 살펴봤지만 지금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본다.
그 여자애가 자신을 여자로 보지 않았다고 오해해서 저런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생각을 해본다.
동생의 추측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서로 상처를 받고 상처를 줄 바에 의도적으로 거절을 했다.
이제는 그 여자애를 만나지 못한 지 약 5년 정도 지났다.
과거 인스타 맞 팔로워를 해놔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알고 있다.
스토리에 올라오는 것 보면 오늘 뭐 먹는지 자랑, 어디 가는지 자랑을 하고 있다.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기에, 어떤 것을 먹었기에
과거보다 지금의 동생은 빵떡해졌으며
몸이 다부져진게 보인다.
도대체 어떤 삶을 살아왔을까?
문득 밤하늘의 달을 보며, 별을 보며 갑자기 떠오른 동생의 모습이 어렴풋이 생각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