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작품을 실제로 가서 봐야 하는 이유

미국의 대표적인 추상표현주의 화가 마크 로스코의 작품 <무제>, 1955
커뮤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현대미술의 사례로 알려진 추상 미술 작품이지만 실제로 볼 때와 인터넷 화면으로 볼 때 큰 차이가 나는 작품이기도 함

그도 그럴 것이 실제 이 작품이 걸려있는 곳에서 작품을 보면 그 느낌이 확연히 다름
일단 작품의 크기가 상당히 커서 놀라고 또 공간이 주는 압도적인 분위기 때문에 새로운 느낌이 든다
사진빨 아니냐? 작가 자신은 의도한 것이 아니지 않느냐?라고 할 수 있지만 로스코는 이런 효과들을 모두 의도하고 작품을 만들었음
그리고 이를 실제 구현하기 위해 구상 단계부터 작품이 놓일 건물과 관객 동선, 이에 따른 구체적인 위치 그리고 이를 지원할 수 있는 후원자 등을 물색했음
그러한 노력 끝에 작가의 이름을 딴 "로스코 채플"이라는 건물에 위 작품들이 걸리게 된 것
이처럼 미술 작품 중에서는 실제로 보는 것과 인터넷 화면으로 보는 것이 꽤 차이가 많이 나는 작품들이 몇몇 있음

가령 경매가에서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는 걸로 화제를 모은 김환기의 작품들은

그의 아내 김향안이 지은 "환기 미술관"에서 관람하면 인터넷으로 보는 것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받게 됨
실제 위 사진은 환기 미술관 본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관람객이 보게 되는 풍경임

물론 과거 예술가들이 이런 점을 몰랐던 것은 아님
일례로 19세기 화가 클로드 모네의 작품 <수련>시리즈는 화면으로 봐도 멋지지만

실제 프랑스 파리에 있는 오랑주리 미술관에 걸려 있는 작품들을 보면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또 19세기 이전 교회, 사찰에 있는 작품들을 보아도 그런 효과를 오래 전부터 인지했다는 것을 알 수 있음
하지만 작품과 그것이 걸리는 공간의 관계에 대해 본격적으로 인식한 것은 현대미술이 탄생한 20세기 이후부터임
작품만 잘 만들어서 되는게 아니고 그것을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배치하냐에 따라 관객들이 느끼는 감동이 다르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한 것
그리고 시간이 지날 수록 이런 공간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음

빌 비올라, <트리스탄의 승천>, 2005
가령 백남준의 제자이기도 했던 빌 비올라의 작품 <트리스탄의 승천>은 작품만 뚝 떼서 보면 평범한 비디오 아트지만

실제 그것이 걸린 장소에서 보면 꽤나 다른 느낌을 받게 된다
특히 빌 비올라는 작품과 공간의 관계를 중요시하는 작가이기 때문에 이런 점이 더욱 부각되어 나타남

올라퍼 엘리아슨, <날씨 프로젝트>, 2003
또 올라퍼 엘리아슨 같은 작가는 미술관이 가진 딱딱하고 경직된 이미지를 탈피하고 몽환적인 느낌이 나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거대한 조명 작품을 설치한 바 있음
이 경우 하늘에 떠 있는 조명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바뀐 공간 그 자체를 작품으로 삼고자 했다는 점에서 공간과 예술의 관계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볼 수 있음

아니쉬 카푸어, <레비아탄>, 2013
비슷한 사례로 아니쉬 카푸어라는 예술가는 압도적인 스케일로 작품을 돋보이게 만들고자 했음
참고로 저 작품은 겉으로 보이는게 끝이 아니라

이렇게 안쪽으로 들어가서 작품을 볼 수도 있음
단순히 크게 만드는 것을 넘어 작품 안에 들어갔을 때 같은 공간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직접 체험하게 했다는 점에서 올라퍼 엘리아슨과 동일한 아이디어를 공유한 것

제임스 터렐, <스카이 스페이스>, 2012
또 제임스 터렐 같은 작가는 공간을 둘러싼 빛에 관심을 가지고 그것을 자기 작품에 활용하고자 했음
이 작가의 작품은 한국에도 있는데 마찬가지로 빛과 공간의 효과를 활용해 신비한 느낌을 연출하고 있음

제임스 터렐, <호라이즌 룸>, 2012

이처럼 공간을 활용해 작품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예술가들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지만 모든 예술가들이 그러한 효과를 노리는 것은 아님
화면으로 보는 것과 실제로 보는 것의 간극이 너무 커서 되려 실망하는 작품들도 있음
또 자신의 의도와 다른 공간에 배치되어 작가 본인이 노렸던 효과를 전혀 보지 못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임
그럼에도 작품을 실제 보는 것과 핸드폰, 모니터 화면으로 보는 것은 꽤 큰 차이가 있기에 정말 해당 작품이 궁금한 사람들은 실제로 가서 보는 것이 작품 이해해 큰 도움이 될 수 있을거라 생각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