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착맨 포함 대부 보면서 황당한 이유
최고민수 님 출연한 방송에서 침착맨 님이 대부 얘기를 꺼냈는데
1. 명성만큼 재미있지는 않았다.
2. 마지막 부분이 좀 황당했다.
는 얘기에 채팅창이 뜨거웠죠.
1번은 스킵하고, 2번만 짚어 보자면,
마지막 부분에 갑자기 배신자들과 적들을 손쉽게 처단해
버리는 장면이 너무 비현실적이라는 의견이었죠.
저도 대부 처음 볼 때 침착맨과 비슷한 생각을 했었기 때문에
최근에 다시 넷플릭스에서 다시 시청을 하면서 생각해보니
왜 그런지 알 것 같더군요.
아버지 장례식에서 마이클이 톰에게 말하길, 조카 세례식이
끝나면 행동을 개시할 거라고 하는데요,
이게 거짓말입니다. 대부 2편을 보면 더 확실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만, 얘기하자면 글이 길어지니 일단 넘어가죠.
조카 세례식 장면과 피의 숙청 장면이 오버랩되는데요,
저는 그 장면이 세례식 이후의 숙청을 보여주는 거라고
생각했었거든요. 침착맨 님도 그렇게 이해했을 겁니다.
영화를 자세히 보면
조카의 세례식이 진행되는 한두시간 동안에
피의 숙청이 전격적으로 이뤄졌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세례식을 마치고 계단을 내려올 때 부하가 마이클에게
바지니, 타탈리아, 모 그린, 스트라치, 쿠네오 등을
다 숙청했음을 알려주고, 카를로 리치(매제)를 심문해 바지니가
몸통임을 알아내고 카를로를 죽입니다.
아무리 범죄 조직이라도
주일 아침에 조카의 세례식이 거행되는 한 시간 동안
전격적으로 적의 머리에 총알을 선물하는 건 불경스럽고
황당한 일인데요,
영화에서는 그런 미친 짓을 마이클이 감행함으로써
반란을 평정하고 1편이 끝나는 것이죠.
이걸 잘못 이해해서
세례식 장면과 피의 숙청 장면이
과거와 미래를 교차 편집해서 보여주는 거라고
착각하게 되면 ‘뭐 이런 황당한 결말이 다 있어?’라고
벙찌게 됩니다.
저도 처음에 대부 1편을 봤을 때 그랬고
침착맨 님도 아마 비슷한 오해를 하지 않았나 싶네요.
p.s. 이 영화를 2023년에 최초로 감상할 경우에
재미가 없는 이유라든지, 심각한 자막 오류로 인해
핵심적인 부분을 엉터리로 이해하게 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다음에 별도의 글로 얘기해 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