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영화 - 2025년 4월 (스포X)
안녕하시렵니까.
4월의 영화 가져왔습니다.
*영화관에 개봉했거나 ott 오리지널로 공개된 영화만 선정.
2025년 4월의 영화
- 무제한(재개봉, 특별상영 등 모두 포함)
<택시 드라이버>
감독: 마틴 스콜세지
별점: ★★★★★
마틴 스콜세지 옹의 <택시 드라이버>가 재개봉했습니다. 수 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토드 필립스 감독, 호아킨 피닉스 주연의 <조커>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작품으로 알고 있습니다. 베트남 전쟁 이후 미국, 특히 뉴욕의 분위기는 <조커>는 물론 <조커: 폴리 아 되> 역시 연상됩니다. 몽환적이고 혼란스러운 밤거리, 그것을 배경으로 한 주인공의 독백 내레이션들은 왠지 모르게 세기말 홍콩, 대만 영화들의 감성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특히 올해 본 영화 <밀레니엄 맘보>가 생각났음). 이 영화가 무려 1976년 작품이라는 게 놀라울 따름이었습니다.
30대 초반의 파릇파릇한(?) 나이지만 이미 완성된 로버트 드 니로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영화였습니다. 조디 포스터의 연기 역시 놀랍습니다. <레옹>의 나탈리 포트만을 보면서도 같은 생각을 했는데, 그냥 배우를 하기 위해 태어난 존재처럼 느껴집니다.
앞서 언급했듯 영화는 전쟁 후유증을 앓고 있는 뉴욕을 배경으로 합니다. 하지만 전쟁이라는 게 마치 있었냐는 듯, 뉴욕의 밤은 화려하고 거리엔 쓰레기들이 넘쳐납니다. 참전 군인 출신인 주인공 트래비스는 그 쓰레기들을 청소해줄 비가 내리길 희망합니다. 영화는 트래비스가 해소되지 않는 소외감으로 인해 사회부적응자가 되는 과정을 천천히, 사실상 러닝타임의 거의 모든 시간을 할애해서 보여줍니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 결국 총을 들고 거리로 나선 주인공은 흉악범이 될지 영웅이 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이외에도 재밌게 본 4월 재개봉 및 특별상영작(추천순):
★★★★☆: <자전거 탄 소년>
★★★★: <예언자>
★★★☆: <카우보이 비밥 - 천국의 문>
★★★: <어른 김장하>
- 현역
<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
감독: 파얄 카파디아
별점: ★★★★
2024년 제77회 칸 영화제 심사위원대상에 빛나는 <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입니다. 감독의 첫 장편 극영화로 알려져있는데요. 인도의 파얄 카파디아 감독, 꼭 기억해 둘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CGV 굿즈 중 최강 퀄리티를 자랑하는 아트하우스 ZINE도 증정 중이라 받아왔습니다. ZINE을 통해 영화의 비하인드, 배우 소개, 감독 인터뷰 등을 읽어볼 수 있어 더욱 좋았네요(카파디아 감독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대담까지!).
영화는 다큐멘터리의 시선이 깃든 픽션 영화입니다. 이 부분은 지난 3월의 영화로 꼽은 <그랜드 투어>와 닮아있습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알리체 로르바케르 감독이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택시 드라이버>의 뉴욕만큼 <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에서는 뭄바이라는 도시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오프닝 시퀀스부터 뭄바이의 여러 모습을 다큐멘터리적으로 제시하면서 시작하는 이 영화는 교통수단, 노동을 하는 모습, 종교 및 언어의 차이 등을 통해 뭄바이라는 도시의 특징을 전반부 내내 밀도 높게 보여줍니다. 뭄바이의 삶 외에도 인도에서의 가족과 여성의 삶, 사랑, 우정 등의 주제를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합니다. 많은 이야기가 들어있다고 해서 좋은 영화라고 할 수 없고, 오히려 단순 나열처럼 느껴지는 영화는 피로해지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감독의 탁월한 연출로 다양한 이야기가 일상처럼 녹아있습니다. 거창하지 않은 영화를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는 감독의 인터뷰 내용을 보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왜 이 감독, 이 영화와 사랑에 빠졌는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재밌게 본 4월 개봉작(추천순):
★★★★: <이제 다시 시작하려고 해>
★★★☆: <올파의 딸들>, <곤돌라>
★★★: <베러맨>, <헤레틱>, <기동전사 건담 지쿠악스 비기닝>, <브리짓 존스의 일기: 뉴 챕터>
- 한국영화
<로비>
감독: 하정우
별점: ★★★
때로는 코미디 영화를 추천하는 게 제일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마다 유머 코드가 워낙 다르기 때문이겠죠. 제 기준으로 작년엔 <핸섬가이즈>,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가 좋았고 <파일럿>, <아마존 활명수>는 최악에 가까웠습니다. <범죄도시 4>, <대가족>, <1승>은 딱 중박정도? 그런데 관람객들의 반응도 그렇고 주변 지인들의 반응도 그렇고 제 느낌과 전혀 다른 경우가 많아서(흔한 일이긴 하지만 코미디는 특히 그런 느낌) 코미디 영화는 추천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하지만 만약 하정우의 유머가 취향이라면 <로비>는 재밌습니다. <롤러코스터>가 재밌었다면 아주 높은 확률로 재밌을 겁니다. <롤러코스터>가 10년도 더 된 영화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지금 이 순간 두 영화를 보게 된다면 <로비>를 더 재밌게 느낄 것 같습니다. 하정우의 코미디는 스타일은 유지했지만 낡지 않았습니다. 캐릭터 하나 하나 허투루 만들지 않은 티가 납니다. 웃으라고 윽박지르기보다는 특유의 말장난으로 수다스럽게 간지럽힙니다.
개인적으로 곽선영 배우(<침범>에서도 좋았어요), 강말금 배우, 최시원 배우의 연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진짜 ‘킥’은 ‘호식’역의 엄하늘 배우.
여러 매체나 인터뷰 등을 보면 하정우라는 사람이 오래 전부터 얼마나 영화에, 연기에, 그리고 특히 코미디에 진심인지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 <B tv 이동진의 파이아키아>에서 한 인터뷰를 보면 더더욱 그의 진심이 느껴지는데요. 이 영화는 그런 그의 진심이 담긴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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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에 감상한 영화들
-영화관
로비 / 미스터 로봇 / 헤레틱 / 올파의 딸들 / 기동전사 건담 지쿠악스 비기닝 / 예언자(재) / 아마추어 / 베러맨 / 사유리 / 자전거 탄 소년(재) / 어른 김장하(재) / 야당 / 택시 드라이버(재) / 브리짓 존스의 일기: 뉴 챕터 / 드롭 / 본회퍼-목사.스파이.암살자 / 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 / 카우보이 비밥-천국의 문(재) / 곤돌라 / 이제 다시 시작하려고 해
-기타 집관
브리짓 존스의 일기 / 브리짓 존스의 일기 - 열정과 애정 /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