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3 발매기념, 나스의 일매틱 이야기
90년대 미국 뉴욕
당시 힙합계에 몸 담고 있는 사람들(특히 프로듀서)은
자신이 원하는 사운드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였다.
가게 오픈시간에 맞춰 들어가서
자신이 원하는 사운드를 찾기 전까진
집에 가지 않는 것.
한마디로 존버하는건 기본
더 나은 사운드를 찾기위해..
수많은 노력 끝에 결국 훌륭한 사운드를
찾게 되었으나 문제는 있었다.
이 깔삼한 사운드에
과연 누가 랩을 하느냐?
동부힙합의 본거지인 뉴욕을 위해
누가 목소리를 낼 수 있느냐?
...아무도 답을 찾지 못하던 때
'live at the bbq' 라는 힙합사이퍼 느낌의
프로에서 한 흑인 청년이 마이크를 잡고 나타난다.
이 청년의 랩을 현장에서 들은
유명 프로듀서 '라지 프로패서'는
충격을 받는다.
어떻게 저렇게 어린 나이에
'When I was twelve, I went to hell for snuffing Jesus'
(난 12살때 예수를 죽여서 지옥에 갔어)
라는 미친 가사를 완벽한 랩으로 내뱉을 수가 있을까?
그리고 이 놈은 어디서 뭐하던 놈이길래
갑자기 튀어나와 한 소절만에 사람들을
열광하게 하는 실력을 가졌을까?
도대체 정체가 무엇인가?
라지 프로패서를 충격에 빠트린,
젊은 청년의 정체는 바로
뉴욕 퀸스 브릿지 출신
나시어 존스(nasir jones)
'나스(nas)' 였다.
그동안 노가다 뛰면서 만든
자신의 깔쌈한 사운드에 드디어
랩을 할 적임자를 찾은 라지 프로패서가
해야할 일은 당연히 작업치는 것.
곧바로 나스에게 접근해 말을 건냈다.
"야 임마 나랑 일 한 번 하자"
<사진 속 여자는 나스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콜롬비아 레코드의 직원, 페이스 뉴먼이다>
재능은 출중했으나, 10대의 철없음을 가지고 있어
사방팔방 사고만 치고 다니던
나스에게 천재일우의 기회가 온 것이다.
나스는 당연히 라지 프로래서의 작업 제의를
흔쾌히 받아들였고 같이 작업을 하고 싶은
프로듀서들의 이름을 하나 둘 부르기 시작했다.
dj premier
Q tip
등...
나스가 면면이 화려한 프로듀서들의 이름을 부르자,
전담직원인 페이스 뉴먼은 이들을 설득하기 위해
동분서주 했고 결국..
당대 최고의 프로듀서들이
나스를 위해 집합하게 되었다.
나스 전담직원인 페이스의 노력+나스의 천부적인
재능으로 인해 '프로듀서 어벤져스' 가 결성된 것이다.
이 어벤져스 프로듀서진은
나스를 위한 깔쌈한 비트를 만듬과 동시에,
난잡한 나스의 생각과 가사들을 다듬는
역할까지 하였다.
그렇게 나스의 첫 정규앨범 작업이
쭉 진행되던 어느날
디제이 프리미어는
나스와 함께 떨 한대를 하다가
어떤 재즈 곡을 듣게 된다.
1분 부터 듣는 것을 추천
노래를 듣자마자
둘은 동시에 눈을 마주치며
같은 말을 내뱉었다
"야 이거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법.
나스는 바로 녹음에 들어갔다.
그런데...
나스가 망설이며 말했다.
"i dont know how to start this"
(이걸 어떻게 시작해야 될지 모르겠어)
그러다 이내 마음을 굳게 먹은 듯.
랩을 하기 시작했다.
나스의 망설임이 섞인 노래
N.Y state mind는 놀랍게도
원 테이크만에 녹음이 끝났다.
게으른 나스를 닦달하는 페이스 뉴먼의
잔소리와 함께 작업은 계속되었고
시간이 흘러흘러 1994년 4월
드디어..
나스의 첫 정규앨범
일매틱이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나스가 지금까지 낸 앨범 중 최고이자.
'최고의 힙합 클래식' 이라고 불리는 일매틱은
나스가 가진 진중한 목소리와 타고난 플로우.
화려한 라임이 섞인 시적인 가사와 최고의 프로듀서들이
만든 최고의 비트. 이 모든 것들이 조화로운,
완벽한 완성도를 자랑한다. 과연 이 앨범을 뛰어넘는 힙합 앨범이
나올 수 있을지 의문을 표하는 사람이 생길 정도이다.
또한 나스가 그간 내놓은 명곡들이 많음에도,
이후에 나온 나스의 앨범들은 일매틱에 곧잘
비교당하기 일쑤였다. 처녀작을 전설적인 앨범으로 만들어서
사람들의 기대치가 너무 높아진 것이다. 나도 옛날에
일매틱을 접했을 때, 흑인이면 다 기본으로 저 정도는 하는 줄 알았다.
힙합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일매틱은 사실
동시대 유행하던 힙합과 달랐다. 나스가 사람들이
꺼려하는 약물, 폭력, 갱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제로 엄청난 흥행을 기록하지는 못했다.
허나, 게토(흑인거주지역)의 더럽고 치열한 이야기들을
담담하게 풀어나가는 일매틱의 몰입감은 아주 높은 평가를 받았다.
사람들은 일매틱을 통해서 자신이 경험하거나 보지 못한 세계를
간접 체험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이런 리얼함이 살아있는
훌륭한 스토리텔링은 힙합에서 강조하는 진정성과 연결되어있다.
나스는 '자신의 이야기'를 일매틱에서 보여줌으로서 이를
증명한 것이다. 그렇기에 일매틱이 가진 작품성은
오늘날에도 높이 평가받고 있고 있으며,
마치 한편의 명작 하드보일드 느와르 영화를 보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나스는 이 앨범 가지고
케네디센터에서 라이브를 하기도 했다.
동영상 속 노래는 NY state Mind
추천곡들
사실상 앨범 전곡이 추천 곡.
Nas - Represent
Nas - Halftime
Nas - The World Is Yours
Nas - It Ain't Hard To Tell
Nas - One Love
내일 모레 쉰을 찍는 리빙 레전드, 나스가 올해 새로 낸 앨범
KD3를 감명 깊게 듣고 일매틱 글 올려봅니다.
나스 성님 너무 멋있어요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