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인간 불평등 기원론 - 장자크 루소

루소의 『인간 불평등 기원론』은 짧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읽기 쉽지 않은 책이었다. 읽는 내내 내가 독서 방향을 잘못 설정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고, 그의 논리와 주장에 공감하기 어려워 읽는 과정이 다소 힘들었다. 이 책이 절대왕정 시대에는 센세이션한 철학적 기여였을 수 있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내가 읽기에는 사상이 다소 낡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었다. 정치 체제와 인간 불평등의 기원을 다룬 논의는 현대적 관점에서 접근하기에 한계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인간 불평등의 기원을 철학적으로 체계화하려고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루소는 불평등의 근원을 인간의 문명화 과정에서 찾아내며, 그것이 인간의 본성과 사회적 상호작용의 산물임을 보여주었다. 루소의 미개인 이상화는 단순히 과거로 돌아가자는 주장이 아니라, 당시의 억압적이고 불평등한 사회를 비판하기 위한 철학적 장치로 읽히기도 한다. 비록 그의 가정과 결론이 현대적 관점에서는 낡아 보일 수 있지만, 당시로서는 억압적인 사회 구조를 비판하고, 인간 본연의 상태를 탐구하려는 혁신적인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는 분명 더 깊은 의미가 담겨있고, 더 많은 비유와 주장이 숨어있겠지만, 현재의 내 수준에서 보고 느낄 수 있는 내용은 위에 서술한 정도다. 앞으로 더 많은 책을 읽고, 더 많은 배경지식을 쌓은 후에 루소의 다른 저작들을 읽게 된다면, 그때는 루소 주장의 본질을 조금 더 깊이 파악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 이런 책을 읽으면서 좋은 점이 그 당시의 위대한 철학자들의 생각이 현대에 어떻게 적용되고 발현되었는지를 일반인들도 평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새삼 느끼는 거지만 철학은 파면팔수록 중독되는 기분이다. 방향이 맞는지는 확신할 수 없더라도 말이다. 읽으면서 내 지식을 수정하고 추가하고 편집해 나가는 것이 독서의 재미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