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도덕의 계보 - 프리드리히 니체

나는 여러번 읽어야 비로소 이해가 가는 책들을 좋아한다. 니체의 책은 몇 번을 되새김질해야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한두 번 읽는 것만으로 그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사람이라면 책을 이해하기는 훨씬 더 어려울 것이다(나였다). 나는 특히 그런 사람일수록 니체의 책을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은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부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내가 그동안 느껴왔던 세상에 대한 허무감(사실 인간사에 대한 권태로움이라고 해야 더 맞을 것 같다), 인간에 대한 혐오감(인간 특성에 대한 혐오), 도덕 자체에 대한 의구심, 선과 악을 나누는 기준에 대한 모순과 여러 불합리한 감정 등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통해 설명해주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 책을 지금 읽을 생각은 없었는데, 우연히 저자 서문을 보고 홀린 듯이 책을 펴서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했다. ‘도덕적 편견’이라니! 이 얼마나 놀라운 단어 조합인가. 나는 왜 그동안 현대 도덕을 절대적으로 따르며 무조건적으로 가치 판단의 근거로 삼으려 했는지, 그것을 의심하고 파헤쳐볼 생각을 하지 않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조금만 깊이 생각해보면 도덕이 얼마나 모순으로 가득 차 있는지 깨달을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정해진 도덕관념에 따라 타인과 자신을 평가하며, 자책과 수치심 속에서 괴로워했던 과거의 기억은 이 책을 통해 해체되었다. 이 책을 읽은 후의 나는 더 이상 이전의 나의 사고 체계가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이다(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온 날 내내 내가 갖고 있던 도덕의 기준이 완전히 사라지지도 않았고, 여전히 니체의 설명에 의문점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가진(현대) 도덕의 계보에 대한 하나의 설명을 접할 수 있어서 지적으로 정말 뜻깊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이번 독서는 내게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었다.
[다음에 읽을 책]
- 선악의 저편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