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진 평론가가 가장 좋아하는 한강 작가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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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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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510

순조롭게 상담이 진행되고 있었던 오 개월째,
그녀의 목소리가 커지는 대신 말을 잃은 것에 심리치료사는 충격을 받은 듯했다.
이해합니다.
라고 그는 말했다.
당신이 얼마나 고통받았는지 이해합니다.
소송에 패했다는 사실을,
때마침 찾아온 육친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어려웠겠지요.
견딜 수 없을 만큼 아이가 그리웠겠지요.
이해 합니다.
그 모든 것을 혼자서 버텨낸다는 게 불가능하게 느껴졌겠지요.
과장되게 간곡한 그의 어조에 그녀는 당황했다.
가장 받아들일수 없었던 것은 그녀를 이해한다는 그의 말이었다.
그것이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그녀는 담담하게 알았다.
모든 것을 묵묵히 수습하는 침묵이 두 사람을 둘러싼 채 기다리고 있었다.
아니요.
그녀는 펜을 집어,
탁자에 놓인 백지에 반듯한 글씨로 적었다.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요.
#희랍어 시간 P.54
# 한 해 동안 수고 하셨습니다. 내년에는 침하하 모두가 행복 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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