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기억해줄 무언가 / The Horrors
The Horrors 정규 1집 “Strange House”
더 호러스는 원래 이름처럼 기괴한 기믹(잭 더 리퍼, 기생수)으로 앨범을 낸,
저렇게 비주얼도 고쓰한 슈게이즈 밴드였으나
2집부터는 비교적 얌전하게 신스 비중을 늘려 탈바꿈하더니
사운드 변화를 끊임없이 주어 내는 앨범마다 꽤 호평 받고있는 영국밴드입니다.
기믹 그 자체인 1집도 메타 기준 71점으로 크게 나쁘지 않았고
사이키델릭한 신스를 더 첨가한 2집부터는 82점
호러스 최고 명곡으로 꼽는 Still Life가 수록된 3집은 83점
팝적인 느낌을 더 넣은 4집은 74점
모든 노하우를 집결시킨 5집 V(2017)는 87점으로 제일 좋은 평을 받았습니다.
제가 추천할 노래는
그 V의 타이틀곡이라 할 수 있는 마지막 트랙 Something To Remeber Me By 입니다.
샘플링부터 틀어주면서 찬찬히 시작해서
드럼과 베이스가 깔리고
신스를 신중하게 겹겹이 쌓다가
후렴에서 빵애하고 터트리는데
이 빌드업이 쫄깃하게 흡입력 있습니다.
누워서 헤드폰끼고 들으면 참 맛있습니다.
가사는 인생의 덧없음을 인정하면서도,
흔적을 남기고 싶어하는 모순된 감정을 꾹꾹 담아 표현하고 있습니다.
-Verse-
Memory revolving
회전하는 기억들
The fear of letting go
놓아주는 것에 대한 두려움
The arrow of acceptance
수용의 화살
The moment when you know, you know, you know
알게 되는 그 순간
And when the answers only divide
그리고 답들이 오직 갈라놓을 때
When you never question the doubts in your mind
네 마음속 의심들을 절대 의문시하지 않을 때
When the distance grows but the end is in sight
거리는 멀어지지만 끝이 보일 때
Nothing left to lose when there's nothing left to find
찾을 것이 없을 때 잃을 것도 없네
-Chorus-
Now, all that's left behind
이제 남겨진 것들
Something to remember me by
나를 기억할 무언가
Oh, the fear, the slow divide
오 두려움, 천천히 갈라지는 것
Something to remember me by, by
나를 기억할 무언가
All the silent signs
모든 침묵의 징후들
Something to remember me by
나를 기억할 무언가
Two sides, a double life
두 면, 이중의 삶
Something to remember me by, by
나를 기억할 무언가
-Verse-
I've gone too far this time
이번엔 너무 멀리 와버렸어
But chances come and go
하지만 기회는 오고 가고
You say that I believe my lies
넌 내가 거짓말을 믿는다고 말하지만
But now you'll never know, you know you won't
이제 넌 절대 모를 거야, 알지 못할 거야
And when the answers only divide
그리고 답들이 오직 갈라놓을 때
Walking in a crowd and I leave you behind
군중 속을 걸으며 난 널 뒤에 남겨두고
Back into the dark with the lions of night
밤의 사자들과 함께 어둠 속으로 돌아가
Nothing left to lose when there's nothing left to find
찾을 것이 없을 때 잃을 것도 없네
재밌는게 V의 싱글 커버들은 저렇게 다양한 문자들로 써뒀는데
그중에 Weighed Down은 한글로 공포의 짓눌린이라 쓰여있습니다.
또 정규앨범 커버는 영국밴드면서 일본어로 써놨습니다. 증말 어이없죠?
이렇게 뭐라고 정의내리기 힘든 더 호러스의 여섯번째 앨범이 내년 3월에 예정되어 있는데요.
풍부한 신스를 담당하던 원년멤버 톰 퍼스가 탈퇴하고 새로운 키보디스트가 합류한 만큼
이번엔 또 어떤 변화를 보여줄지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