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로 인기!
용건만 간단히, 움짤은 한 번 더 생각
금병영에 상의하세요
야생의 이벤트가 열렸다
즐겨찾기
최근방문

전람회 - 기억의 습작

취급주의민트초코절임
24.12.19
·
조회 322

이젠 버틸 수 없다고
휑한 웃음으로 내 어깨 기대어
눈을 감았지만
이젠 말할 수 있는 걸
너의 슬픈 눈빛이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걸
나에게 말해 봐
너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 볼 수만 있다면
철없던 나의 모습이 얼만큼
의미가 될 수 있는지
많은 날이 지나고 너의 마음
지쳐갈 때
내 마음속으로 쓰러져가는
너의 기억이
다시 찾아와 생각이 나겠지
너무 커버린 미래의
그 꿈들 속으로
잊혀져 가는 나의 기억이
다시 생각날까
너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 볼 수만 있다면
철없던 나의 모습이 얼만큼
의미가 될 수 있는지
많은 날이 지나고 너의 마음
지쳐갈 때
내 마음속으로 쓰러져가는
너의 기억이
다시 찾아와 생각이 나겠지
너무 커버린 내 미래의
그 꿈들 속으로
잊혀져 가는 나의 기억이
다시 생각날까
많은 날이 지나고

 

 

기억의 습작 Etude Of Memoirs · 전람회

Exhibition

℗ DanalEntertainment

Released on: 1994-05-01

 

https://www.facebook.com/yulmonologue/posts/364925256907033?fref=nf

 

'기억의 습작'은 고등학교 2학년 때 만든 곡이다.
그 때 당시 내 주위엔 팬이 많지 않았다. 동생들한테 들려주면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다고 심드렁하기 일쑤였고, 친구들의 반응도 썩 긍정적이지 않았다. 잘난척한다고 싫어하는 애들도 있었고 부러워서 일부러 별로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내가 만든 습작들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주던 친구는 유일하게 딱 한 명뿐이었는데, 우리 반 반장이었고 그 해 교내 가요제에 같이 나갔던 녀석이었다. 그런데 그는 워낙 성격이 낙천적이고 매사에 너무 긍정적이라 그의 의견을 무조건 믿기엔 좀 불안했다. 들려주는 곡마다 다 좋다고 말해주고 가끔씩 넌 천재인가 보다고 치켜세워줄 때면 기분이야 좋았으나, 객관적인 모니터로 삼기에는 영 미덥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기억의 습작'을 처음 들려줬을 때 그의 뜨거운 반응도 나는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겨들었더랬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조회를 마치자마자 녀석이 잔뜩 신이 난 표정으로 쪼르르 내 자리로 달려왔다.
"어제 있잖아. 어떤 여자애한테서 전화가 왔었다?"
"응? 너 전화하는 여자도 있어?"
"아니? 잘못 건 전화였어."
"에이… 어쩐지……."
"근데 목소리가 너무 예쁜 거야. 그래서 내가 기왕 전화 잘못 거신 김에 혹시 지금 시간 괜찮냐고 물어봤거든?"
"뭐? 그래서 꼬셨어?"
"아니 좀 들어봐. 아무튼 시간이 있냐고 물어보니까 당황하면서 왜 그러시냐고 묻기에, 제 친구가 작곡한 노래가 있는데요, 한번 들어보실래요? 그랬지?"
나는 깜짝 놀라 그제야 책에서 고개를 들었다.
아니 허락도 없이 내 곡을 생판 모르는 사람에게 들려줬단 말이야?
"뭐라고?"
"그래서 전화기에 대고 '기억의 습작'을 틀어줬거든? 나는 중간에 전화를 끊었으면 어쩌지 걱정했는데 끝까지 다 들었더라? 그리고는 너…무…좋아요…… 하는데 목소리가 정말 감동 먹은 것 같았어. 너 이제 진짜 인정받은 거야!"
나는 다시 책으로 시선을 돌리고 나름 시크하게 대답했다.
"그냥 예의상 한 말이겠지… 그나저나 걔도 웃긴다. 그걸 들려준다고 듣고 있냐…."
그 뒤에 친구가 그 여자와 계속 연락을 주고받았는지 어쨌는지는 전혀 기억이 안 난다. 아마 내 친구는 그런 일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까맣게 잊고 있을 확률이 높다. 그때 친구는 그냥 자기 말에 객관성을 부여받고 싶었던 것뿐일 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나는 20년이 지난 지금도 가끔 궁금해지곤 한다.
과연 그 분은 그 때의 일을 기억할까.
만약 그렇다 해도 그 때 그 노래가 '기억의 습작' 이었다는 것을 나중에 매칭 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피아노 반주 하나의 어설픈 완전 초짜 데모 버전이었으니까. 그리고 어쩌면 그 분 또한 그런 일이 있었다는 사실 조차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나는 누군지 모를 그 분에게 이 글을 통해 고백하고 싶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내가 모르는 누군가를 짧은 한 순간이나마 감동시켰다는 기쁨이, 어쩌면 오늘의 나를 있게 한 시작일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그냥 끊어버렸을 수도 있었는데, 착하게도 내 친구에게 할애해 준 2분여의 시간과 예의상이었을지도 모를 '좋다'는 말 한마디가, 나도 나의 음악으로 누군가를 감동 시킬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는 사실을 말이다.

댓글

📖취미 전체글

교복 아이유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자꾸만 보고 싶네
아이돌
이지금은동
·
조회수 32
·
30분전
[2WICE의 데이2 시즌4] Ep. 정연💞쯔위
아이돌
쿤하로
·
조회수 12
·
32분전
🌳모험가 이야기🌳 주는 거 없는 죽음의 화신
게임
무플방지위원회수석연구원
·
조회수 24
·
55분전
젤라또 피케 with 르세라핌 아이스크림 컬렉션
아이돌
쭈이잉
·
조회수 33
·
1시간전
[사나의 냉터뷰 선공개] 소녀 2명 놀아주러 온 지드래곤🐉
아이돌
쿤하로
·
조회수 66
·
1시간전
📸 나오리 아니고 백조 레이 🦢︎⟡.·*. @reinyourheart
아이돌
침착한까마구
·
조회수 36
·
1시간전
사전투표 한 아이유 베리즈 프롬유
아이돌
이지금은동
·
조회수 109
·
2시간전
[6화 프리뷰] 오↘️늘↗️도↗️본↗️방↗️사↗️수↗️ <뿅뿅 지구오락실3> 1
영화&드라마&예능
침착한까마구
·
조회수 74
·
2시간전
오늘은 은하의 생일입니다 4
아이돌
게시판
·
조회수 93
·
3시간전
리암 델랍 to 첼시, Here We Go 2
스포츠
iㅅi
·
조회수 50
·
4시간전
아린 인스타 부산
아이돌
이지금은동
·
조회수 107
·
7시간전
방장 갖고 놀 수 있는 장난감 만들어보는 중 13
기타취미
빠른손
·
조회수 169
·
10시간전
(*정답드래그*) 2025.05.30 꼬들 꼬오오오오들 4
게임
오프라인
·
조회수 44
·
10시간전
[Pocket]아오 이로치 아이디어 누구머리에서 나온거냐? 3
게임
이말이
·
조회수 159
·
16시간전
돼지파스타 2
음식&여행
포인트7
·
조회수 108
·
17시간전
미라클 그림 공부 9일?차그림
기타취미
맛좋은햄
·
조회수 71
·
18시간전
나연 「気まぐれロマンティック (변덕스러운 로맨틱)」 커버 음원 발매 1
아이돌
쿤하로
·
조회수 62
·
18시간전
경제 뉴비를 위한 오늘의 경제뉴스 요약(250529) - 잇코노미 3
기타취미
이병건치이병헌
·
조회수 117
·
18시간전
아이유 네버 엔딩 스토리 MV 비하인드 사진
아이돌
이지금은동
·
조회수 77
·
18시간전
🎥 [Inside Scout] Note #3 : NAGOYA & FUKUOKA | IVE 3RD FAN CONCERT 2
아이돌
침착한까마구
·
조회수 48
·
19시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