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존 르카레 -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1960년대 미소 간 냉전 상황으로 스파이전이 심화되던 당시, 실제 영국을 충격에 빠트린 케임브리지 출신 엘리트의 소련 이중간첩 사건 실화를 르카레가 문학적으로 재구성한 소설이다.
책의 제목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는 어린아이들이 자신의 장래를 예측할 때 부르는 영국 동요의 앞부분을 차용한 것으로 이 책에서는 소련의 스파이를 색출하며 혐의자로 지목된 인물에게 순서대로 붙여 부르는 암호명으로 쓰였다.
영국 정보부의 은퇴한 첩보 요원 조지 스마일리는 어느 날 엄청난 기밀을 접하게 된다.
바로 소련 정보부의 우두머리가 수십 년 전 고급 스파이를 훈련시켜 영국 정보부에 투입시켰고, 지금 그 스파이(두더지)가 정보부의 최고위직에 올라 있다는 것.
스마일리는 누군가를 심문하거나 전화를 도청할 수도 없게 된 열악한 상황에서 자신의 감과 비상한 분석력, 기지에만 의존해 퍼즐을 풀어나간다.
……조지 스마일리 씨는 빗속을 달려가는 일은 잘 하지 못할 사람이다. 그것도 한밤중에는 더더욱 말이다. 그는 어린 빌 로치가 나중에 크면 그렇게 될 법한 예고편 인물이었다. 키가 작고 땅딸막한 데다 중년의 신사인 그는 외관으로 보아 큰 상속 재산은 있을 것 같지 않은, 영락없는 런던 무지렁이였다. 다리는 짧아서 걸음걸이는 전혀 민첩하지 못했고 옷은 비록 값비싼 것이지만 몸에 잘 맞지 않았으며 게다가 비에 푹 젖어 있었다. 약간 홀아비 냄새를 풍기는 그의 외투는 습기를 잘 흡수하도록 디자인된 검은색 느슨한 천으로 만든 것이었다. 소매는 너무 길거나 아니면 그의 팔이 너무 짧거나 둘 중 하나였는데 로치가 비옷을 입을 때 그렇듯이 외투 소매가 그의 손가락을 다 가리고 있었다. 그는 나름대로 멋을 부린다며 모자를 쓰지 않았다. 모자를 쓰면 자기 자신이 우스꽝스럽게 보인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맞는 생각이었다. 그를 가리켜 〈보온용 삶은 달걀 덮개 같은 사람〉이라고 그의 아름다운 아내는 말했다. 그것은 그녀가 그를 버리고 가출하기 얼마 전에 한 말이었는데, 그런 비판은 늘 그렇듯 한동안 그를 따라다녔다.
p. 3, 조지 스마일리의 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