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올더스 헉슬리 - 멋진 신세계

인간이 계급에 따라 공장에서 제품처럼 생산되는 세계.
20세기를 대표하는 영국 작가이자 문학비평가 올더스 헉슬리는 현대인이 당연시하며 자부하는 기계문명이 극한까지 발달하고 인간이 발명한 과학의 성과 앞에 스스로 노예로 전락해, 마침내 모든 인간 가치와 존엄을 상실할 지경에 이르는 비극을 예언한다.
아기는 여자의 몸에서 태어나지 않고 시험관에서 생산되며, ‘어머니’가 욕설로 여겨지고 자유분방한 성생활이 권장되며 수면과 세뇌 교육으로 모두가 정해진 계급과 운명에 순응하는 문명 세계.
하나의 난자에서 수십 명의 일란성쌍둥이로 태어난 인간은 고유의 가치와 존엄을 상실한 지 오래다.
어느 날 이 신세계와 격리된 원시 지역에서 태어나 살아가던 야만인 존이 이곳을 방문하고, 베타 계급 여성 레니나와 사랑에 빠지지만 두 사람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음을 깨닫고 고통스러워한다.
헉슬리의 역사관과 문명관의 핵심을 이루는 ‘희생이 뒤따르지 않는 진보는 불가능하다’라는 주장은 기계문명 발달에 도취한 현대인을 통렬히 비판한다.
또한 이 작품의 풍자적인 과장은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현대문명의 심각한 위기를 실감하게 하고 척연히 성찰하게 한다.
이 작품은 조지 오웰의 《1984》, 예브게니 이바노비치 자먀틴의 《우리들》과 더불어 디스토피아 3대 명작으로 꼽힌다.
* 겨우 34층밖에 되지 않는 나지막한 회색 빌딩. 중앙현관 위에는 ‘런던 중앙 인공부화·조건반사 양육소’라는 간판이 붙어 있고 방패 모양의 현판에는 ‘공유·균등·안정’이라는 세계국가의 표어가 보인다. (9쪽)
* 한 개의 난자로부터 하나의 태아가 나오고 거기서 한 사람의 성인이 생긴다. 이것을 정상이라 한다. (13쪽)
* 사회안정의 중요한 수단의 하나. 표준형 남녀, 균등한 집단. 보카노프스키 과정을 거친 한 개의 난자로부터 태어난 인간으로 충원된 작은 공장. (15쪽)
* “마침내 아이들의 의식은 암시 자체가 되어버리고, 그 암시의 총계는 아이들의 의식 자체가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42쪽)
* 사회계급예정실에서는 에스컬레이터가 윙윙거리며 지하층으로 내려가고 붉은 노을빛으로 어두컴컴한 지하실에서는 복막으로 된 쿠션 위에 얹힌 태아가 찌는 듯한 열을 받고 혈액대용액이나 호르몬을 배불리 먹으면서 점점 성장하고 있었다. 어떤 경우는 독극물을 먹고 힘없이 쇠약해져 엡실론 계급이 되어가고 있었다. (199쪽)
* “인간이란 얼마나 아름다운 존재인가! 오, 멋진 신세계여…….” (285쪽)
* “여러분은 노예 신분이 좋습니까?” 그들이 병원으로 들어갔을 때 야만인이 말하고 있었다. 그의 얼굴은 붉게 상기되어 있었고 눈망울은 정열과 분노로 빛나고 있었다. (290쪽)
* 세계는 이제 안정된 세계야. 인간들은 행복해. 그들은 원하는 것을 얻고 있단 말일세. 얻을 수 없는 것은 원하지도 않아. 그들은 잘 살고 있어. 생활이 안정되고 질병도 없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행복하게도 격정이니 노령이란 것을 모르고 살지. 모친이나 부친 때문에 괴로워하지도 않아. 아내라든가 자식이라든가 연인과 같은 격렬한 감정의 대상도 없어. (300~301쪽)
* “문명의 잘못이라고 부르게. 신은 기계나 발달된 의약품이나 보편적 행복과는 양립할 수 없는 걸세. 자네도 선택을 해야 하네. 우리의 문명은 기계와 의약품과 행복을 택한 것일세. 그래서 나는 이러한 서적들을 계속 이 금고에 처박아두었던 것일세. 이것들은 추잡한 것이야. 사람들은 아마도 충격을 느낄 걸세, 만일…….” (320쪽)
* “하지만 저는 안락을 원치 않습니다. 저는 신을 원합니다. 시와 진정한 위험과 자유와 선을 원합니다. 저는 죄를 원합니다.” (328쪽)
* 등대의 문은 빠끔히 열려 있었다. 그들은 문을 밀고 들어가 어두컴컴한 안을 걸어갔다. 방 저편에 있는 아치형 복도를 통해 위층으로 통하는 계단의 바닥이 보였다. 그 아치의 정상 바로 밑에는 두 다리가 대롱거리고 있었다. “야만인 씨!” 서서히 아주 서서히, 마치 두 개의 느긋한 나침반의 바늘처럼 그다리는 오른쪽으로 회전했다. 북, 북동, 동, 남동, 남, 남남서. 그러다 다시 몇 초 후에는 전처럼 서서히 왼쪽으로 회전했다. 남남서, 남, 남동, 동……. (352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