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자의 일주일은 어떨까?
많은 분들께서 ‘수학자’라는 직업을 굉장히 골방에 갇혀 외롭게 고달프게 연구를 이어가는 사람들로 오해하시곤 합니다만
오늘날 아무런 기관에 소속되지 않고 수학연구만 하는 분들을 찾기란 어렵습니다.
대부분은 대학교에, 몇몇은 수학 연구소에 소속되어 일을 하시죠.
그래서 사실 ‘수학자’의 업무는 여타 다른 교수의 업무와 비슷합니다. 오늘은 제 일주일을 소개하며, 수학교수는 어떤 일을 하면서 사는지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먼저 저는 이번 학기에는 월/수/금 강의를 합니다. 그래서 월/수/금에 출근하지요.
저는 아마 대부분의 한국인 분들이라면 너무나 생소할 ‘사우스 다코타’라는 주에 살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시골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주이죠.
그나마 도시권에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학교에서 집까지 80k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덕분에 출퇴근에 2시간을 사용하지요.
이러한 사정을 알아주신 덕에, 학과는 제게 월/수/금에만 출퇴근을 할 수 있게 배려를 해줬습니다.
월/수/금엔 저는 6시 반에 출근합니다. 1시간 시골길을 달려 학교에 도착하면 30분간 오늘 수업 자료를 프린트하고 수업 준비를 합니다. 수업은 8시, 10시, 1시, 2시에 있습니다.
중간중간에는 오피스 아워를 갖습니다. 학생들이 찾아와 과제에 관한 질문들을 하는 시간입니다. 덕분에 8시~3시까지 강의실이나 오피스에서 한발짝도 움직이지 못합니다.
대개는 3시에 퇴근하지만, 가끔씩 학교에서 해야할 일들이 있다면 4~5시까지 붙어있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화/목에는 무슨 일을 하는가. 다행히도 출근을 하진 않습니다.
화요일에는 수업 자료를 준비하는 일을 합니다. 저는 강의 노트와 과제, 해답지를 직접 만드는 걸 선호합니다. 그래서 수업 자료를 만드는데 시간을 많이 할애합니다.
사실 이번 학기의 수업자료는 학기 초에 많이 만들어뒀습니다. 이제 학기 8주차에 들어가는데, 자료는 11주차까지 만들어놨지요.
과제 자료를 앞서 만들어둔 이유는 가을에 대학 교수 지원기간이 열리기 때문입니다. 사실 요즘은 지원서를 작성하느라 굉장히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 일하고 있는 학교도 마음에 들지만, 그래도 시골보단 아무렴 도시가 더 편하기 때문에 도시권 대학에 교수직에 원서를 넣고 있습니다.
다행인 점은 올해 베이비부머 세대 교수분들이 은퇴하는 기간과 겹쳐 굉장히 많은 대학교에서 공고가 올라왔습니다. 덕분에 그만큼 준비해야하는 원서도 많아졌지요.
그래서 화요일/목요일은 원서를 작성하랴, 수업자료를 준비하랴 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물론 끝이 아닙니다. 연구도 해야지요. 목요일에는 다른 박사후 연구원, 이른바 포닥 2분과 같이 온라인으로 모여 연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같이 논문 한 편을 마무리했걸랑요. 저희 셋 모두 꽤 괜찮은 학회/세미나 자리에서 저희 연구를 소개하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그 자리에서 받은 질문과 코멘트에 따라 마지막으로 논문을 교정하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교정이 끝나는대로 학술지에 논문을 제출할 예정이고요.
또한 그 다음 연구 주제도 잡혔답니다. 10월 말까지 논문 교정을 마무리짓고, 11월부터 새 연구를 시작할 생각에 굉장히 기쁩니다 흐흐흐. 물론 학기 중에는 아무래도 바쁠테니 겨울 방학에 연구를 몰아서 할 계획입니다.
사실 제가 석/박사 기간동안 한국에 돌아가기 참 어려웠는데, 이번 겨울에 정말 9년만에 한국에 가걸랑요. 한국에서 정말 오랜만에 가족분들도 뵙고, 건강검진도 하고, 친구들도 볼 계획입니다. 물론 짬짬히 연구도 해야겠지요.
오늘은 월요일이지만, 정말 꿀맛같은 휴일인, 아메리카 원주민의 날이라 집에서 원서 작성하면서 편안히 보내고 있습니다. 2시간 고속도로에서 보내지 않아도 되어서 개꿀입니다. 흐흐흐
그럼 이만 작성하고 다시 원서를 쓰러 가봐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