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잘랄 아드딘 무하마드 루미 - 루미 시집

상실과 이별 속에서도 오직 사랑의 영광만이! 우주적 시인 루미가 황홀경 속에서 써 내려간 사랑의 시.
13세기 페르시아의 대표 시인 루미의 가장 위대한 업적으로 평가받는 작품 《마스나비》가 시공사에서 《루미 시집》으로 출간되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시인이자 종교인으로 추앙받는 루미를 기다려온 독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페르시아어의 코란’, ‘신비주의의 바이블’이라 불리는 6권 분량의 《마스나비》 중 1권을 발췌 번역한 《루미 시집》은 총 75편으로 된 산문시로 신, 고독, 사랑, 삶을 노래한다.
《루미 시집》의 추천사를 쓴 김민정 시인의 말을 빌리자면, 루미의 글은 언제나 사랑의 경전으로 귀결된다.
먼 나라 페르시아에서 무려 800여 년 전에 태어난 시인의 이야기가 지금까지도 독자들의 가슴을 울릴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당신이 분노하고 다툼을 한대도 나에게는 하프의 선율보다 아름다우며”, “사랑에 침몰하여 그 시작과 끝을 알 수 없지만 당신 안에 침몰하는 것이라면 더욱 깊이 침몰하겠다”는 루미.
“초원에 내리는 비처럼 당신을 대신하여 울겠다”는 루미는 결국 모든 것의 해답은 사랑뿐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루미가 울부짖는 ‘당신’은 그가 그토록 하나가 되고 싶어 했던 신일 수도 있고, 평생의 스승이자 친구이자 연인이었던 타브리즈 샴스일 수도 있으며, 가족일 수도 있고 나 자신일 수도 있다.
《루미 시집》 속에 누구를 대입해서 읽어도 아름다운 서정시가 되는 것이 이 시집의 가장 큰 묘미라고 할 수 있다.
오라, 그대가 누구든 오라. 무신론자, 불을 숭배하는 자, 죄로 가득한 자여. 여기로 오라, 이곳은 절망과 고통의 문이 아니니. 비록 백 번도 넘게 맹세를 깨뜨렸을지라도 그대는 내게로 오라. _본문 15쪽
그러니 기쁘라! 아! 사랑은 우리의 행복. 아! 모든 문제를 고치는 명의. 아! 헛된 오만과 긍지의 치료제. 아! 우리의 플레톤이자 갈레노스.
흙으로 빚어진 이 육신은 사랑을 통해 하늘로 날아오르고 산도 춤추며 온다. _본문 21쪽
나는 사랑에 침몰했습니다. 너무 깊이 빠져 시작과 끝을 알 수 없습니다. 내 사랑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
나는 아니라는 말 대신에 그럼에도 불구하고라 말합니다. 나는 행복한 사랑 때문에 고통스럽고,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기에 침묵합니다. _본문 87쪽
당신을 위한 선물을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당신에게 꼭 맞는 선물을 찾지 못했습니다.
광산 같은 당신에게 어떻게 보석을 선물하겠습니까? 바다 같은 당신에게 어떻게 물방울을 선물하겠습니까? 모든 작물이 심겨 있는 당신이라는 밭에 어떻게 씨앗을 선물하겠습니까?
무엇도 당신의 아름다움과 견줄 것이 없어서 거울을 준비했습니다. 당신 내면의 순수한 빛을 볼 수 있게요.
거울에 아름다운 당신의 얼굴을 비춰보십시오.
아! 하늘의 촛불인 태양 같은 그대여. 당신에게 거울을 드리겠습니다.
아! 내 눈의 빛이여! 얼굴을 비춰볼 때마다 나를 떠올려주십시오. _본문 16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