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일기 그냥 사는 이야기
아침에 먹는 약. 세삼 보니 참 많이도 먹는다.
주변 사람들은 가끔 걱정을한다.
이렇게 많이 먹으면 속 쓰리지 않아?
아니 전혀. 난 아무리 강한 진통제를 먹어도,
아무리 많은 약을 먹어도 속이 쓰려본 적이 없다.
안아프던 시절에도 마찬가지다. 약을 먹고 속이 쓰리다 라는걸 이해를 못한다.
나의 장점중 하나일까?
매일 저렇게 3번씩 먹는데도 속이 쓰리지도, 배가 부르지도 않는다.
그냥 먹는다.
최근에 네스프레소 캡슐 커피를 처음으로 먹어봤다.
집에는 중소기업의 캡슐커피 머신이 있었는데, 스타벅스 캡슐이나, 폴바셋 캡슐을 먹어봤는데,
영 맛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난 이게 캡슐커피의 한계인줄 알았다.
역시… 직접 내리는 에스프레소에는 따라갈수 없나보다.
그러다가 문득 의문이 들었다.
이정도로 맛 차이가 심하면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캡슐커피를 소비할까?
내가 맛에 지랄 맞은걸까?
아니 전혀… 난 커피맛을 잘 모른다. 그냥 쓴 커피를 좋아하고, 농도만 맞으면,
정말 싸구려 커피로 내린 에스프레소도 곧잘 마셨다.
난 커피맛알못 인 것이다.
그런 내가 느낄정도로 차이가 심한데… 다른사람들은 괜찮은가 싶어,
우연찮게 발견한 네스프레소 매장에 가서 시음을 해보았다.
아 과연. 기계 떄문이었을까? 맛이 꽤나 훌룡했다. 에스프레소의 90프로는 재현한 느낌?
맛알못이라 그렇게 느낄진 모르지만, 이정도면 나에겐 충분했다.
기계 문제였구나…
무언가 허접하게 생긴 기계.. 커피도 허접하게 내렸었나보다.
또 최근에 스레드 라는 sns을 하기 시작했다.
난 원래 sns 혐오자 였는데, 페이스북도 인스타도 어떠한 sns도 제대로 한 적이 없을정도이다.
페이스북은 어렸을적 꽤나 하긴했는데, 인스타는 아예 해본적도 없을정도이다.
그런 내가 sns 을 시작 한 이유는 스레드는 글 기반의 sns 라는것이다.
트위터도 마찬가지인데,
트위터는 250자 제한, 스레드는 450자 제한 이었다.
그래서 그냥 무작정 스레드를 시작했다.
아무도 보지않는 스레드지만, 나만의 공간, 나만의 공책같이… 누가 봐도 상관은 없지만, 누가보지 않아도 상관없는 공간인것이다.
그곳에선 내가 하루에 10번이고 100번이고 글을 써도 누구에게도 폐를 끼치지 않는것이다.
그래서 매일매일 하루에 몇개씩이나 나의 생각을 무지성으로 써내려간다.
나를 그곳에 남기는 느낌이든다. 나 그 자체를 말이다.
이제 내 속마음.
올해 8~9월 나는 정말 강한 공황장애를 겪었다.
매일매일이 아니라 매시간 매시간 공황을 겪었고,
정신과 약도 매우 많이 늘어났다. (그래서 위에처럼 미친듯이 먹는다)
이유는… 알면서도 모를것도 같다.
그냥 내 생각에는 초조함? 무엇도 남기지 못하는 초조함.
계속 느끼는 그 초저함. 그것이 너무 강하게 찾아온게 아닐까?
아님 뭐 고통에 대한 최적화가 이뤄지지 않는것에대한 불만?
모르겠다 모르겠어. 나도 나를 모르겠어.
내가 날 알면 정신과에 갈려나 모르겠다.
모르니까 정신과에 가는거겠지.
그래서 8~9월에 인터넷에 무지막지하게 폭주를 했었다.
이곳저곳 인터넷 커뮤니티에 나를 알리기위해 미친듯이 글을 썼다.
누군가는 공감해줄떄도 있고, 누군가는 나를 지겨워했다. 마치 나처럼 말이다.
나도 내가 지겹다… 뭘 하고 싶은거냐 도대체?
티타늄맨 뭘 하고싶은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