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무라카미 류 - 엑소더스

무서운 10대들이 일어섰다!
인기 작가 무라카미 류가 그려 보이는 누구도 꿈꾸지 않았던 세상!
“똑같은” 어른이 되고 싶지 않은 17세 소년들의 세계가 여기 있다.
파키스탄 국경 지대에서 일어난 지뢰폭발 사고로 부상을 입은 한 일본인 소년을 소개하는 뉴스 영상이 소개되면서 전 일본의 중학생 사회가 들끓어 오르기 시작한다.
그것은 너무도 갑작스러운 일이었다.
등교를 거부하는 중학생들이 늘어나고, 파키스탄 변경 지역에서 AK소총으로 무장하고 지뢰 제거 작업을 하는 ‘나마무기’라는 일본인 소년은 수많은 중학생들에게 동경의 대상이 된다.
그 소년은 중학생 세대들이 절실히 느끼고 있는 장폐색 상태에 빠진 일본 또는 일본의 어른 사회를 벗어나 낯선 파키스탄의 변경주의 한 종족들과 가족처럼 지내며 보람찬 삶을 살아가고 있다.
중학생들은 지금의 일본에서는 자기를 실현하는 그런 삶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여기서부터 중학생들은 구체적인 행동을 일으킨다.
‘나마무기’의 이름을 딴 ‘나마무기 통신’의 리더 퐁짱은 인터넷으로 동아리를 결성하여 등교거부 운동을 펼쳐 수십 만에 이르는 중학생들을 규합시킨다.
그 후 퐁짱 그룹은 어른들이 상상도 못 할 프로젝트를 실현해 나가기 시작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적절히 조화시킨 사업을 구상하여 단시간에 거대한 자본을 형성하고, 중학생을 위한 기술훈련 센터를 만들어서 기성 교육 체제를 대신하고, 전 세계적인 뉴스 배급회사를 만들어 자신들의 회사 ASUNARO를 세계 최고의 브랜드로 자리매김한다.
그리고 국회 연설을 전 세계로 중계하여 경제 위기에 빠진 일본을 구함과 동시에 그 연설을 통한 환율 변동을 이용하여 막대한 자본을 손에 넣는다.
그들의 다음 행동은 홋카이도에 새로운 개념의 도시, 노호로의 조성과 50만에 이르는 ASUNARO 멤버의 이주 계획으로 이어지고, 또한 성공한다.
퐁짱을 비롯한 17세 소년들은 단순히 이지메가 없는 학교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시스템 자체를 바꿔버린 것이다.
소년들이 홋카이도에 세운 도시는 일본을 서서히 변화시키며 희망을 다시금 일깨운다.
(…) 선생은 우리를 직접 가르치는 입장에 있지만, 선생이 도대체 뭘 위해 살아가는지 알 수 없습니다. 학교에서는 어떤 인간이 되면 좋은지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다만, 공부해라, 좋은 고등학교에, 좋은 대학에, 좋은 회사에, 좋은 직업을, 그런 말도 안 되는 말만 하고 있습니다.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로 올라가다보면 좋은 학교에 가도, 좋은 회사에 가도, 세상에 어떤 바보라도 별로 좋은 일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어떤 선택지가 있는지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244쪽.
“(…) 시장이 어떤 것인지 이제 좀 알 것 같습니다. 시장이란 욕망을 거래하는 장소로, 마치 공기처럼 또는 바이러스처럼 어디든 파고들어서 사정없이 공동체를 파괴해버립니다. 공동체가 가지고 있는 모럴이나 규범을 무의미하게 만들어버립니다. 단, 우리는 그런 시장을 이용하여 자금을 만들고 어른 사회와 싸워왔는데, 그런 룰에 언제까지고 따른다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일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시장은 중립적이기 때문에 시장 그 자체가 나쁜 건 아니지만, 시장이 만들어내는 불균형이 문제입니다. 자유주의 경제는 반드시 패배자를 생산하므로 승자는 패자의 복수를 두려워하며 살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건 정말 어리석은 일이 아닐까요? DVD 플레이어를 사주지 않는다고 어머니를 야구 방망이로 때려 죽인 중학생이 있지 않습니까? 게다가 매춘을 하는 여중생도 있지 않습니까? 장기를 파는 홈리스도 있고, 피부를 파는 대학생도 있지 않습니까?
그건 시장이 우리의 생활 구석구석까지 침투하여 장기나 몸과 같은 개인에 속한 것도 매매의 대상으로 만들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가 그렇게 미워하던 어른들과 별다를 바 없는 어른이 되고 말 것입니다.” ―280~281쪽
본질적인 것?
“일본에서 실질적으로 독립하는 것 말이야.”
독립?
“퐁짱 그룹은 지역 통화를 발행한다고 했잖아? 익스라고. 아무리 보잘것없는 지역 통화라도 중앙은행의 기능을 가진 기관이 필요한 거야. 지역 통화의 공급을 컨트롤하는 중앙은행이 만들어지고 그것을 ASUNARO가 관리하니까, 아마 그걸 통해서 신용을 창출하게 되겠지. 다시 말해, 그들이 통화 발행권을 가진다는 것은 국가 기능을 손에 넣게 된다는 말과 같아.” ―29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