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일기 삶에 대해서
척추측만증 갤에서 어떤 글을 봤다
측만증을 심하게 앓으시는것 같은데,
측만증 환자는 50되기전에 안락사를 하는게 낫겠다는 글이었다
순간 읽지마자 마음속 깊숙히 동의하고 말았다.
난 지금 30대 중반... 점점 힘들어지는 삶에서,
50이라는 나이를 생각하면 그렇게까지 절망적이게 되는법이다.
그럼에도 난 댓글에서 그렇지 않은척을 하며 상대를 응원했다
그응원은 사실 그분을 위한게 아니고 나 자신을 위한것일지도 몰랐다
왠지 댓글을 쓰며 눈물이 핑 돌았다
저사람의 삶. 나의 삶.
그리고 불치의 병을 가진 모든 사람의 삶을 생각하자면
그냥 한없이 절망적이게 된다
솔직히 이런 생각도 든다
차라리 빨리 죽는병에라도 걸렸으면...
얼마나 배부른 소리인지는 나도 잘 안다
수술받기전, 군대에 있을때만해도
제에발 하루만 살려주세요
하루만 더 살게해주세요
그렇게 기도했던 나였다
그렇지만 막상 살려주니,
막상 아프니
그것들을 다 잊었나보다
끔찍히도 살고 싶엇던 나를 잊었나보다
지금 나는 여전히 살아있다
그떄로부터 12년이나 지났지만
그래도 여전히 살아있다
그렇게 하루를 부탁했지만 12년이라는 긴 세월을 살아왔다
나는 그렇게 긍정적이지 못하다
앞으로 몇년만 있으면 이병을 낫게할 무언가 나올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척추변형증은 너무나 신비로운 병이다
연구를 한다해도, 그것을 치료할 약은 나오지 않을거라는 확신이 있다.
나온다고 한다면 정말 척추자체를 인공척추로 바꿔끼는 물리적인 기술이 나올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미친 기술이 나오기전에 나는 무조건 죽겟지
그러니 나에겐 기술의 발전이 그닥 희망이 되지는 못한다
나을거라는, 안아파질거라는 그런생각은 단 1도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살아있는건
그저 책임감
그저 두려움
혹시나 모를 희망...
그희망은 병이 낫는 희망이 아닌
그냥 무언가 재밌는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하는 희망
그치만 그 희망도 그리 쉬이 오진 않겠지
이런저런 글을 쓰면서 참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러면서 댓글들을 읽으며 도파민도 많이 나왔던것 같다
정말 행복했던 몇일이었다.
아픔을 잊고, 댓글을 보고, 답글도 달고
정말 하루하루가 재밌고 고마웠다
그치만 이제 그것도 다 끝나버렸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나는 더더욱 허무함에 사무치게 슬플 뿐이었다
다시 나와 고통만 남은것이다
그런 삶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직 살아있다
살아있다보면 무언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터무니없는 희망을 가지고
그냥 살아간다
고통과 같이 걸어간다
주저앉지는 않아보려고 한다
같은 고통을 가진 자들이여
그대들은 정녕 죽고싶은가
살고 싶은가
난.... 아직 살고 싶다